일기방
2018.09.28(금)
버팀목2
2018. 10. 2. 21:27
2018.09.28(금) 맑음
♣가을을 밟고♣
슬픔은 나를 적시고
아픔은 나를 긁는다
하늘이 소리 없이 울고
대지의 신음하는 소리가 나를 달랜다
마른 낙엽을 태우는 냄새가 좋고
쓸쓸한 낙엽 태우는 소리가 정겹다
세우고 세워
하늘과 마음에 닿아야 한다
펜으로 쓰는 것이 아니라
나를 쥐고 써 내려 가야 함을
나를 내려 놓고 책을 보아야 함을 안다
친구는 나를 즐겁게 하고
사랑은 나를 기쁘게 한다
친구도 좋고 사랑도 좋지만
내가 바로 서지 못하면
남는 것이 없음을 알고 있다
바로 선 다음에야
죽기까지 같이 할 친구가 되고
죽어서도 못잊을 사랑이 된다
이제 나는 나를 안다
내가 나를 달랠 수 있고
즐겁게 기쁘게 할 수도 있다
나 혼자서도
나를 세우고 채울 수 있다
스스로를 다독이며
차가운 가을 맞는다
혼자서는 정겨울 수 없고
움츠려 봤자 따뜻함을 느끼지 못하기에...
⊙이영애의 가을 중에서⊙
가을속에 서 있는 나를 발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