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15(일)
2020.11.15(일) 맑음
능동산 쇠점골 샘터 막영 장소에서
아침 6시에 기상을 해서 텐트 안에서 대충 짐 정리를 해 놓고 아침을 짓기 시작했고
일부는 일출을 보러 간다고 정상으로 올라갔고
나는 준비해 간 누룽지에 햇반을 더해 끊여서 나누어 먹었고
이윽고 배낭을 챙기고는 막영 장소 정리를 깔끔하게 하고는 일부는 임도로 배내고개로 가고 일부는 능동산 정상을 향해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정상에 올라보니 뒤로는 영남알프스 좌장인 가지산이 버티고 섰고 그 좌측으로 운문산, 우측으로는 문복산, 고헌산이 솟아 있었고
능동산에서 석남재로 이어지는 말갈기 같은 능선길이 내 시야를 한참 동안 붙잡아 두었습니다.
배내고개로 내려서는 등로에는 아직 텐트 속에서 자고 있는 등산객들이 여럿 있었고
배내고개에 도착하니 능동산 쪽으로 오르는 사람, 배내봉 쪽으로 오른 사람들 이제 막 산행이 시작되고 있는 모습들이었습니다.
배내봉에서 간월산을 오르는 구간쯤에서 스마트폰 배터리가 제로가 되었고 휴대용 충전기를 끄집어냈는데
이게 웬일입니까?
충전이 되질 않았습니다.
이때부터 스텝이 꼬이기 시작했습니다.
간월산 오르는 지점에 서 있는 소나무가 낮게 가지를 뻗어 지나가는 등산객 서넛이 앉아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는 소나무를 막 지날 때쯤 앞으로 꼬꾸라지면서 왼쪽 무릎을 돌에 부딪히는 불상사가 일어났습니다.
간신히 간월산 정상에 올라 황 회장이 가지고 있던 '맨소래담'으로 마사지를 해서 다소 통증은 가라앉았지만 간월재로 내려서면서 갈등에 빠졌습니다.
신불산, 영축산으로 계속 진행할 것인가?
아니면 간월재에서 임도로 배내고개로 가든지 아니면 죽전마을로 갈 것인가?
절뚝이면서 신불산에 올라 점심을 먹고 출발하는데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신불산 정상석 인증샷만 찍고는 나 혼자서 선두에서 줄곧 뒤돌아 보지 않고 영축산 정상까지 쉬지 않고 갔습니다.
영축산 정상에서 몇 해 전 죽전마을 방향을 몰라 헤맸던 일화를 반추하면서
단조 성터 휴양림으로 이어지는 길고 긴 가파른 하산길을 고통 속에 진행이 되었고
파래소 폭포 주차장에서 먼저 하산한 설대장이 승합차를 타고 와 나머지 일행들은 그나마 고통을 반감했었습니다.
배내고개로 가서 뒤늦게 능동산 막영지에서 합류한 일행의 승용차에 보관시켰던 복대와 맷트를 회수하였고 신불산 터널을 통과하는 도로를 이용하여 통영으로 와서 용남면에서 저녁식사를 같이 하고 1박 2일 영남알프스 하늘 억새길 산행을 마감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