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4.13(화)
2021.04.13(화) 흐림
[杜鵑花 / 안귀숙]
꽃 잎이 예뻐서
물 머금은 이 땅의 두견화
몰아오는 바람소리 귀로 들으며
불거 터진 내 마음 탄로 나겠네
가는 비에
푸른 발로 다가오는
저쪽 산마루로 그지없이 적셔버리고
냇물은 자꾸 흘러가고
나사가 탁 풀려버린 내 마음
부풀어 터져 버린 앞상 그늘
마구잡이 심술로 바람 불어
처량하게 비만 내리는
울타리 밑으로 쓰러지는 어둠
두견화 한 다발로 엮어가는 서러운 세월
봄 햇살 따뜻이 내려앉으면 풀릴 일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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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저녁에 돼지국밥집에 가면서 집사람더러 퇴근하면 국밥집으로 오라고 했는데
도착해서 착석하자마자 한 시간 연장이 들어가서 식당으로 못 오겠다고 하여 혼밥·술로 해결하려 했는데
맞은편에 이제 막 들어온 유니폼 차림의 40대 후반의 남자 4명이 술을 마시면서 어떻게나 게거품을 물고 떠들어대든지,
업주가 좀 만류를 해주면 좋으련만 업주는 장사 셈으로 입 꾹 다물고 입고,
하모나 조용해 질려나 인내해 봐도 조용해 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술이 들어가자 더욱더 목소리 톤이 올라가고 있어 내가 먼저 먹던 거 중단하고 계산 치르고 일어섰습니다.
코로나 19 시국에 기본 에치켓도 없는 양반들이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는 비바람이 얼마나 세차게 몰아치는지 성질나 돌아가는 발걸음을 더욱 거칠게 만들었습니다.
집에 와서 양치질하고 자리에 누웠건만 마시다만 혼술이 만족스럽지 못한 지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하고 뭉그적거리다가 시계를 보니 밤 11시가 훌쩍 지났습니다.
한 시간 추가한다더니 싶어 집사람에게 전화를 했더니
지인과 같이 조금전 내가 있었던 돼지국밥집에서 막걸리를 한잔한다나요.
애라이 모르겠다 잠이나 자야겠다 싶었지만 밤새도록 깊은 잠에 빠지지 못하고 뒹굴다가 날이 새었네요.
현종이 등교하고 나니 새터 호동 식당에 복국을 집사람이 사겠다며 가자네요.
지난번에 차를 운전해 갔기 때문에 먹고 싶은 탁주도 한잔 못했는데 오늘은 아예 시내버스를 타고 가자고 제안을 하여 현종이 등교시키고 온 딸과 셋이서 시내버스를 타고 호동 식당에 갔었습니다.
1인분 2만원하는 특 복국을 세 그릇 시키고 탁주도 한병 시켰더니 집사람이 자기도 한잔 달라고 하네요.
식당에서 주는 탁주잔에 석 잔 하고 조금 더 나오는데 내가 두 잔 반을 마신 셈입니다.
복국을 먼저 먹고 나니 식탁 위에 집사람이 식대 6만 3천 원을 올려놓았기에 주인에게 건네주고는 셋이서 걸어오다가 집사람은 김안과에 치료받으러 가고,
딸내미와 둘이서 걸어서 토성고개를 너머 좌측으로 진행해서 북신 성당 앞쪽으로 빠져나와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집에 도착해 보니 집사람이 삶아서 세탁기에서 탈수시킨 타월이 거실 한쪽에 한 무더기가 그대로 방치되어 있어 8월이 산달인 임신 중인 딸은 힘들다고 거실에 들어 누워 있기에 타월을 베란다 빨래건조대에 널고는 오후 1시경 헬스장으로 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