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방

2021.05.31(월)

버팀목2 2021. 5. 31. 08:36

2021.05.31(월) 흐림

 

 

 

알았으면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은

사랑받을 수 없다는 것을 알았으면

 

자신을 믿지 못하는 사람은

인정받을 수 없다는 것을 알았으면

 

자신을 아끼지 않는 사람은

충분한 가치를 느끼지 못하는 것을 알았으면

 

타인의 거칠고 폭력적인 말에

아파하고 슬퍼하기보다

미소를 보내는 이의

 

따뜻함만을 바라보기

 

타인의 냉정하고 차가운 눈빛에

신경 쓰고 고민하기보다

그 고민이 정말 자기를 향한 것인지 알기 전까지

짐작하고 상처 받지 말기

 

타인의 옹졸한 칭찬에

현혹되어 수긍하기보다

나를 바라보는 타인이 되어

스스로 칭찬해 주는 사람이 되기

 

세상은 나를 무가치하게 여길지라도

나는 충분히 괜찮은 사람이니

자신의 가치를 알았으면

 

내가 충분히 괜찮고

가치가 있는 존재임을 알았으면 ◆

 

- 작은 별이지만 빛나고 있어 中에서

 

♤ 5월은 이랬습니다

 

5월은 이랬습니다

나뭇가지마다

아카시아 향을 주렁주렁 매달아

바람과 함께 시인이 되게 하고

 

산과 들엔

초록물감으로 덧칠을 해서

파란 하늘과 어우러 호수를 만들고

 

산속 오솔길마다

코끝을 간질이는 찔레꽃 향에

새들도 노래하고 나비들도 춤을 추고

 

여기저기 수채화를 그려내는

담쟁이넝쿨들이 몸짓들이 아름답고

 

눈길 가는 곳마다 화사하게 웃고 있는

빨간 장미들의 합창소리에 반하게 했던

 

5월은 참 아름다웠습니다..

 

-좋은 글- 

 

오전 10시경 집사람이 거실에 놓아둔 세탁한 빨래를 베란다에 좀 널어 달라고 해서,

건조대에 널고 안방으로 오는 길에 세면장에서 양치질을 하던 집 사람이 컥컥거리는 소리를 내고 있기에,

듣기 싫다는 식으로 장모님이 예전에 우리 집에 같이 살 때 목에 가래가 끼었는지 컥컥하는 소리를 내는 것을 그렇게 듣기 싫다고 하더니,

 

당신도 닮아 가냐고 했더니,

금방 울먹이는 소리로,

듣기 좋은 소리도 한두 번이지 하면서,

 

울먹이며 '이현 방사선과'에 촬영한 CD를 찾으러 간다고 암에 걸려 수술 병원에 제출할 거라고 하면서 얘들에게는 당분간 말하지 말라는 말을 던지고는 옷을 챙겨 입고는 휑하니 밖으로 나갔습니다.

 

청천벽력 같은 말을 던져 놓고 나간 후,

나는  헬스 가방을 챙겨 들고 헬스로 가면서 아무 생각 없다가 교정용 자전거를 타면서 이런저런 사념에 젖었습니다.

 

그러다가 어젯밤 꿈 생각이 났습니다.

 

고향 마을 앞에서 옛날에 아버지 산소 아래 우리 집에서 논농사를 짓던 천수답 논에,

모내기를 해 놓은 상태에서 송골 고개 쪽에서 마을 앞으로 흐르는 개울물을 논으로 끌어당기기 위해 괭이를 이용하여 개울을 정리 작업을 하고 있는데,

 

맑은 물이 한없이 졸졸거리며 내려오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 물길이 내가 작업해둔 곳에서 아랫 논으로 새어 다른 사람의 논으로 흘러들어 가는 것을 보고 고개를 들어 보니 그 물의 량이 엄청나서 인지 고향 마을이 아주 깨끗한 물에 침수가 되어 있었습니다.

 

큰일 났다 싶어 마을 가운데에서 국도변으로 이사한 뒤라 우리 집에도 물난리가 났는지 확인하러 바쁜 걸음을 옮기다가 잠이 깼습니다.

 

예감이 그리 나쁜 꿈자리는 아닌 성싶은데 하필 오전에 집 사람 입에서 그런 말이 튀어나올지 예상도 하지 못한 일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어젯밤 돼지국밥집에 같이 갔었는데

국밥집주인 아줌마가 우리 집사람에게 '언니 오늘 기분 나쁜 일이 있었느냐'라고 물었던 것 같습니다.

아마 어제부터 언짢았던 것 같습니다.

어제 아침에 출근할 때 태워 주었는데 그때는 별다른 반응이 없었고 어제는 일요일이고 오늘은 월요일인데 아침 일찍이 방사선과에서 오라는 전화를 받았는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오후 4시경 헬스 마치고 아파트 후문으로 터덜터덜 걸어오는데 중간통로에서 콘크리트 벽에 가려 몸통은 보이지 않았지만 눈에 익은 모자가 걸어 나오고 있는데 직감적으로 집사람 모자란 걸 알아챘습니다.

 

'어디 가느냐고' 했더니 현종이 데리러 마중 나가는 길이라고 하여

같이 '국수 대가'에 국수 먹으러 가자고 하여 차를 타고 오겠다고 하고는 집으로 와서 가방을 풀고는 차를 타고 후문으로 갔더니 아직 현종이가 도착이 안되어 조금 기다리니 유엔아이 합기도 통학 승합차가 후문 앞에 정지하여 친구인 재혁이랑 도착했습니다.

 

국수랑 김밥을 시켜 먹고 와서 할머니는 출근을 하고 현종이랑 있는데 지윤이가 와서 대충 짐을 챙겨서 현종이더러 할아버지께 인사를 하라고 합니다.

 

콧등이 시큰해 옵니다.

8년 동안 우리 집에서 살았는데 이제 죽림 한선파라빌리지 자기네 집으로 가는 겁니다.

 

가고 난 뒤 현종이네가 지냈던 문간방으로 가서 옷장을 열고는 반쯤 빈 옷장 안을 정리를 하고 빈 옷걸이를 모아서 들고 나오면서 전등불을 켜 두었습니다.

 

아무래도 오늘 밤은 현종이 방에 불을 켜 두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 멀리 간 것도 아니고 아니 멀리 10분지 거리인데 가슴이 텅 빈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