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7.13(수)
2022.07.13(수) 맑음, 우두절
☆ 가 슴 에 맺 힌 사 랑
슬픔이 굳어 버린 앙금 속으로
눈물을 묻으면 세월의 바람에 하얗게
마를 줄 알았어요
흐릿한 당신의 그림자 속으로 그리움을
묻으면
바람의 기억으로 까맣게 잊혀질 줄
알았어요
세월의 바람에도 눈물은 흐르고
당신의 그림자 속에서도
기억은 바람을 넘어 추억의 강에
잔잔한 물결로 떠다닐 때
오늘 살아야 할 이유와
내일을 맞아야 할 의미에 대해
그리고 떠난 것과 남겨진 것에 대해
당신은 단 한 번이라도
고뇌와 고독에 빠져 본 적이 있나요
얼마큼 그리워해야 , 얼마큼 아파해야
얼마큼 세월이 흘러야 파도에 부서질 듯
출렁이는 가슴
고요한 항구에 정박할 수 있을까요
아마도
당신을 대신해 줄 사랑은 없을 것 같아요
죽는 날까지 당신은
내 가슴에 맺힐 사랑일 테니까요
☆* 이 채의 뜨락 , 시가 있는 아침 * 중에서
이 채 글
♤ 에 필 로 그
너무 멀리 있는 당신이라
만지고 싶어도 만질 수 없는 안타까운
내 사랑아
비 내리는 날이면 손목 꼬옥 잡고 싶고
바람 부는 날이면 가슴에 품고 싶지만
내 눈에 보이지 않는 당신인지라
당신 몸 어디 하나 만지고 싶어도
만질 수 없구나
마음먹어도 갈 수 있는 곳도 아니라서
내 손만 파르르 떨려 온다
사랑하는 사람아
당신 손 한 번만 만지고 싶다
당신 얼굴 한 번 쓰다듬고 싶다
내 마음 마르기 전에 당신에게 가야 할 텐데
그때가 언제쯤 일지 기약이 없구나
☆ 만질 수 없는 내 사랑아 / 김 정 래
☆* 바 람 세 월 * 중에서 ♡
유두절이라고 해서 흐르는 물에 머리를 감고,
보리개떡을 쪄서 農神에게 음식을 올리며 한 해의 농사 풍년을 기원하던 풍습이 있었다.
저녁밥을 먹고 난 후 어머님을 따라서 개두리 자갈논 서마지기반 논에 모반에 개떡을 담아 이고는 논두렁을 어머님 뒤를 따라 걸었다.
어머님은 주문을 외웠는데 지금 무슨 주문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온 들판에 개구리울음소리뿐인 들판이었다.
내가 자란 마을 동쪽에는 벽방산이 있고 그 아래로 논밭이 이어져 있고
그 가운데쯤 샘이 있었다.
우리는 그 샘을 먼물새미라고 불렀다.
사시사철 가뭄도 타지 않고 샘물이 솟아 넘쳐흘렀다.
단지 결점이 마을에서 거리가 멀고 외진 곳에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이 결점이라면 결점이었다.
우리 어머니는 머리를 감기 위해서는 언제나 그 샘물을 물동이에 이고 와서 데워서 머리를 감곤 하였다.
그리고 샛바람이 부는 날에는 그 물을 떠 와서 장독대에 정안수로 올려놓고는 무역선에 종사하시는 큰 형님의 무사 안녕을 비는 정성을 올렸다.
지금 기억을 떠 올리면,
뿌리 없는 나무를 타고 객지에서 가족들 먹여 살리겠다고 저 남해바다, 동해바다를 낮밤 가릴 것 없이 떠 돌아다니는데 천지신명님과 조상님들께서 보살펴 달라며 무사태평을 손바닥이 다 닿도록 빌곤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