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26(목) 14:00 수필교실2 사회복지관2층 나눔3실, 동주, 성복, 명옥 미팅
2025.06.26(목) 맑음


☆ 작은 이름 하나라도
이 세상 작은 이름 하나라도
마음 끝까지 닿으면 등불이 된다
아플 만큼 아파 본 사람만이
망각과 폐허도 가꿀 줄 안다
내 한 때
너무 멀어서 못 만난 하루
너무 낯설어 가까이 못 간 이념도
이제는 푸성귀 잎에 내리는 이슬처럼
불빛에 씻어 손바닥 위에 얹는다
세상은 적이 아니라고
고통도 쓰다듬으면 보석이 된다고
나는 얼마나 오래
악보 없는 노래로 불러왔던가
이 세상 가장 여린 것
가장 작은 것
이름만 불러도 눈물겨운 것
그들이 내 친구라고 나는 얼마나 오래
여린 말로 노래했던가
내 걸어갈 동안은 세상은 나의 벗
내 수첩에 기록되어 있는 모음이
아름다운 사람의 이름들, 그들 위해 나는 오늘도 한 술 밥, 한 쌍 수저, 식탁 위에 올린다
☆* 시 사랑 시의 백과사전 * 중에서 /
이 기 철 글
♤ 에 필 로 그
훌륭한 연주가는
악보를 보지 않고도 건반을 칠 수 있는 것처럼 그리움 담고 사는 나도 눈을 감고 네 생각을 두드릴 수 있어
건반에서 흘러나온 음악은
청중을 열광시켜 분위기를 사로 잡지만
생각에서 걸어 나온 너는
내 마음 사로잡아 행복을 만들지
날마다 들어도 좋은 음악
하루라도 두드리지 않으면
병이 날 것 같은 네 생각
☆ 생각에서 걸어 나온 / 윤 보 영
☆* 가슴에 내리는 비 * 중에서 ♡
수필교실 2 수업 일정이 2025.03.06.14:00 통영시립도서관 3층 강의실에 초급반 수업이 시작되어 4월까지 이어졌고,
5.15부터는 중급반 수업이 무전동 사회복지관 2층 나눔 3실 강의실에서 시작되어 오늘 종강되었다.
7~8월은 방학을 하기로 하고 9월부터 고급반 수업이 진행될 텐데 강의실은 유동적이다.
저녁에는 옛 동지들과 희연횟집에서 뭉쳤다. 가면서 물옥20호도 세권 챙겨서 가져갔다.
자타 전국 최강 교통조사팀 구성원 일부가 매달 한 번씩 뭉친다.
내가 하모회를 별로 탐탁지 않다고 해서 소임인 동주가 하모 샤부샤부를 주문했는데 하모회는 뼈가 씹히지 않았는데 샤브는 삶으니까 뼈가 유난히 많아 하모 샤브는 앞으로 절대 먹어서는 안 될 음식이었다.
유익한 경험을 비싸게 치르고 체득했다.
동주는 이번에 산양 소장에서 한산 소장으로, 성복이는 한산에서 욕지 소장으로 이동할 거라고 했다.
본서는 새벽부터 나가서 밤중까지. 일해도 시간 외 수당이 최고치가 80여 만원 밖에 되지 않는데 도서지역은 300~500만 원이라고 한다. 단 일 년만 근무하면 육지로 와야 한단다.
그런데 암투병 등 고충자는 장기근무가 가능하다고 한다.
#1
1990년 6월 26일 밤 나는 출판사 ‘문학과 지성’ 부근에서 혼자 술을 마시고 있다. 내일 27일 새벽 문학비평가 김현 선생이 숨을 거둔다. 1942년생이니, 35년 전의 평균수명으로도 너무 짧은 생이지만 그는 문학적 동지들과 함께 ‘문학과 지성’사(社)를 만든 것 말고도 보통 사람 수십 곱절의 일들을 해냈다. 내가 대학생일 적에는 ‘최소한’ 인문계열의 한국 대학생들이 문학비평가 김현을 모를 수 있는 날이 오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세월은 상처를 희미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간직하고 싶은 것들까지 휩쓸어 가 버린다. ‘시간’이 신(God)이고, ‘변한다는 것’만이 유일한 진리다. 세상은 변했고, 그 시대 그 시절 어떤 작가들과 어떤 독자들이 사랑하던 문학은 희미한 추억으로 남았다. 언젠가는 그 추억의 내용마저 시간의 배수구 속으로 휩쓸려 들어가고 추억해 주던 사람들도 다 사라져 버릴 것이다. ‘결국은 이렇게 되고 마는 걸 그때는 왜 그 일에 인생을 바쳤던 것일까?’ 혼자 가끔은 이런 쓸쓸한 생각에 잠기게 되는 게 인생이다.
1990년 겨울에 등단한 나는 생전의 김현 선생을 직접 뵙지는 못했으나, 이후 35년 동안, 가깝거나 먼 거리에서 선생과 지냈던 많은 이들로부터 선생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어왔다. 문학적 업적은 물론이요, 문학인 김현에 대한 평가는 거의 전부라고 할 정도로 좋았다. 그저 선생을 스쳐 지나갔거나 나처럼 선생을 글로만 접했던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그 시절에는 문학이 문화 권력의 중심이었다. 그런 문단의 막강한 권력자에 대한 작가들의 사후(死後) 평가로서는 희귀함을 넘어 기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 평가 집단이, 평소 무슨 가면을 쓰고 다니든 간에, 성격 비뚤어지기로는 독보적 1위인 ‘작가’들이니만큼 더 그렇다.
존경받는 것과 사랑받는 것은 다르다. 김현은 ‘현역’ 작가들에게 거의 총체적으로 ‘사랑받는’ 문학 비평가였다. 문학은 인간의 자기기만을 날카롭게 고발한다고 그는 자신의 책에 썼다. 살아 있다면 84세다. 그는 지금의 우리를 보고 무슨 말을 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