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방

2024.07.31(수)

버팀목2 2024. 7. 31. 12:20

2024.07.31(수) 맑음
 
 

 
☆ 칠 월 을 보 내 면 서

잘 가거라
모든 낙서 속에서 숨을 쉬던 가족들아
칠월의 동체를 통째로 넘겨주마

꺾을 수 없던 너의 고집도
동여 매지 못한 잡담들도
시어의 정리를 매듭짓지 못 한 미숙함도
미움채로 낚아 올린 저주스러운 일들도
바보 같은 미숙아의 눈멀은 삿대질도
피비린내 섞은 문설주를 꺾어 그 짙은
칠월의 새장에서 다시 풀어놓는다

빈혈로 얼룩진 가슴앓이도
애증스런 피에로의 단련된 동작도
즐거움 곁에서 빠져나간 미움들을
저 긴 다리 건너 저승 쪽으로 보낸다

더위와 결투하던 시원한 바다의 그림들도
저 달의 문밖으로 지은 작은 새털구름으로
허무가 사라질 네 넋이 되어 지운다
죽음의 경지에서 구사일생 살아난 순간들
떠나는 열차의 뒷 칸에 아찔한 이야기로 탁송한다

높은 루각에 별이 반짝일 때
거기 작은 섬 하나 추억의 보헤미안
성스러이 거두는 축제로 바꾸어 윤회하는 도다

평화로운 낭만의 추억이여
애증의 갈등으로 타들던 가슴들이여
이제는 점잖은 목마의 등을 타고 노는
사슴 바람아
8 월의 향기가 다가오는구나
그 몸속에서 낙원의 물살이 흥겨워진다

더위도 지쳐 몸살이 날 테지....
네 허리로 오곡을 익히는 힘이 있을지라
달콤히 물오른 포도송이에서 웃음이 솟는구나!

나는 행복에 젖어드는데
빨간 꽃들이 멘스를 지우곤 토실한 열매로
정결히 나설 무대 위로 다가오면
다가올 수 록 풍요로운 마음의 항구여

저 풀벌레의 울음은 귀거래사에 이르는
신의 축복이 아닐련가
눈물겨운 과거가 자리를 비우면
그 자리에 채워지는 미래들의 환희가 아닐련가

나는 기도한다
다시 오는 계절을 마중하는 기도를
자비 위에 익어가는 거룩한 가을의 성찬을
도도한 강물로 흐르는 세월의 무덤 위에
알알이 영근 꽃씨를 묻어두고 부적을 붙인다

구릿빛으로 물든 내 살빛 창가에
그리운 미소로 싹트어 서리꽃 피이게 하여 다오

잘 있거라
윤회의 무덤들아
가을도 지나면 계절은 하얀 속복을 입겠지
슬픈 사슴도 등성 위에서 떨고 있으리라
그 긴 기다림일 인고가 뼈저린고나
온갖 고뇌에서 풀려나는 날 덧없는 시공 위에
한 시인의 가냘픈 울음은 허공 안
벽 없는 굴레에서 안식하리라


☆* 청춘들아, 고달파도 힘을 내야지 * 중에서  /   이 양 우 글
 
 

 
 

 
 

 
 
 

 오늘만 학교 가면 내일부터는 현종이가 방학에 들어간다. 한 달 동안 나도 방학이다.
아침은 부일복국 가서 혼밥을 하고 와서 '懺悔' 수필 습작을 양 선생님에게 메일로 보냈다.

 
 
 주먹다짐으로까지 갈뻔한 상황이었는데 속살까지 쓸 수는 없었다. 그 순간의 내 심정을 참회라고 표현했었는데 첨삭지도를 맡은 선생님은 내 심정까지 내면을 들여다볼 수 없으니까 심각성을 인식할 수 없었으리라 본다. 뒷날 사과를 받았지만 단순한 사과로서 앙금이 풀리지는 않는다. 이번 일로 절연(絶緣) 하지는 않겠지만 이전 같은 관계는 원상복구 되지는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