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29(토) 흐림
☆ 나는 봄이었는가
봄이 오고야 나는 나의 봄을 생각한다
나는 봄이었는가
바람 부는 날에도
눈보라 머리 풀어헤치던 날에도
나는 봄이었는가
봄은 봄이라 말하지 않는다
조용히 수줍게 올뿐
나는 친구를 사랑하였는가
따뜻한 마음을 꺼내어 주고 싶을 때
아픔 많은 친구를 위해 나눠 줬는가
마땅히 줄 것 없어도 따뜻한 마음을 내어주면
그것이야말로 최고의 선물이다
나는 봄이었는가
봄이 오고야 나는 나의 봄을 생각한다
따뜻하자고
만나는 사람을 흐뭇하게 하고 시냇물 졸졸
흐르게 하자고
꽃이 피면 새들은 천리 밖에서 온다
꽃이 피면 나는 봄이 되고야 만다
☆* 시 전 집 * 중에서 / 윤 광 석 글
♤ 에 필 로 그
어떤 길은 사람의 얼굴을 닮았다
낯설지 않은 길
길을
음미하며 찬찬히 걷다 보면 나는 어느새
내가 잘 알고 있는 사람의 마음에
들어서 있는 것이다
따뜻한 바람을 맞으며 흔들흔들 걸음을 옮기면
그 사람의 음성이 들려오는 것이다
그러면
그 사람을 닮은 물푸레나무 아래 앉아
이야기하듯 잠깐 졸기도 하는 것이다
맨몸을 드러내며 그 사람 앞에서 춤추다
무거운 햇살에 와르르 무너지기도
하는 것이다
☆ 봄날의 산책 / 박 순 희
☆* 시 전 집 *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