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10(금) 비

★ 살다 보니 알겠더라 / 조관희 ★
떠오르는 수많은 생각들 속에
한잔의 커피에 목을 축인다.
살다 보니 긴 터널도 지나야 하고
안개 낀 산길도 걸어야 하고
바다의 성난 파도도 만나 지더라.
살다 보니 알겠더라.
꼭 만나야 할 사람은 만나고
스치고 지나야 하는 것들은
꼭 지나야 한다는 것도.
떠나야 할 사람은 떠나고
남아야 할 사람은 남겨지더라
두 손 가득 쥐고 있어도
어느샌가 빈 손이 되어 있고
빈손으로 있으려 해도
그 무엇인지를 꼭 쥐고 있음을.
소낙비가 내려 잠시 처마 밑에
피하다 보면 멈출 줄 알았는데.
그 소나기가 폭풍우가 되어
온 세상을 헤집고 지나고 서야
멈추는 것임을.
다 지나가지만
그 순간 숨을 쉴 수 조차 없었다
지나간다 모두 다.
떠나는 계절
저무는 노을
힘겨운 삶마저도
흐르는 것만이 삶이 아니다.
저 강물도
저 바람도
저 구름도
저 노을도
당신도
나도
기다림의 때가 되면
이 또한 지나가기에.
▣ 아침 좋은 글에서
정확하게 28년 전에 알게 되었던 진수 어머니를 만났습니다.
그냥 모퉁이 주점을 운영하였기에 경상도 사투리로 그냥 모팅이 아지매라고 불렀습니다.
얼굴 모습은 예전 그대로 인데 그동안 산전수전 다 겪고 살았다고 합니다.
폐암 수술을 2번이나 했고, 척추 협착증 수술을 서너 차례나 했다고 하는데 옛 모습 그대로 여서 그래도 겉으로 보기에는 괜찮아 보였습니다.
성깔도 있고, 의리도 있는 여장부였었는데 여하튼 오랫만에 만나 만나 찐하게 소주 한잔 같이 마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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