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방

2025.04.12(토) 항공고 총동문회

버팀목2 2025. 4. 13. 17:13

2025.04.12(토) 흐림





☆   사월에 걸려 온 전화

사춘기 시절
등교 길에서 만나 서로 얼굴 붉히던 고 계집애
예년에 비해 일찍 벚꽃이 피었다고
전화를 했습니다

일찍 핀 벚꽃처럼 저도 일찍 혼자가 되어
우리가 좋아했던 나이쯤 되는 아들아이와
살고 있는, 아내 앞에서도 내 팔짱을 끼며
우리는 친구지

사랑은 없고 우정만 남은 친구지
깔깔 웃던 여자 친구가 꽃이 좋으니
한 번 다녀가라고 전화를 했습니다

한때의 화끈거리던 낮붉힘도 말갛게 지워지고
첫사랑의 두근거리던 시간도 사라지고
그녀나 나나 같은 세상을 살고 있다 생각했는데
우리 생애 사월 꽃잔치 몇 번이나
남았을까 헤아려보다 자꾸만 눈물이 났습니다

그 눈물 감추려고 괜히 바쁘다며
꽃은 질 때가 아름다워 그때 가겠다 말했지만
친구는 너 울지 하면서 놀리다 저도 울고
말았습니다


☆* 시 전 집 *  중에서 / 정   일   근         글


♤      에       필      로      그

꽃이 울면 하늘도 울고 있다는 것을
그대는 아시나요
꽃이 아프면 꽃을 품고 있는 흙도 아프다는 것을
그대는 아시나요
꽃이 웃으면 하늘도 웃고 있다는 것을

그대는 아시나요
꽃이 피는 날 꽃을 품고 있는 흙도
히죽히죽 웃고 있다는 것을
그대는 아시나요

맑고 착한 바람에
고운 향기 실어 보내는 하늘이 품은 사랑
그대에게 띄우며 하늘이 울면 꽃이 따라 울고
하늘이 웃으면 꽃도 함께 웃는 봄날

그대의 눈물 속에 내가 있고
내 웃음 속에 그대가 있음을
사ㆍ랑ㆍ합ㆍ니ㆍ다ㆍ


☆ 4 월의 편지    /    오    순    화

☆* 시 전 집 *  중에서. ♡



집사람이 출근해서 아르바이트하는 곳에서 전화를 했다. 아침식사를 집에서 하려면 바깥 냉장고 네 칸째 공간에 반찬이 준비되어 있고 인덕션 위에 있는 냄비에 미역국 데워서 먹으라는 것이었다.
식탁을 차리다 보니 어제저녁 한우사랑 식당 여사장이 내게 준 수경재배 상추가 눈에 들어왔다.
냉장고에서 전어젓갈 통을 꺼내서 한 마리 꺼내 집게와 가위로 적당한 크기로 자르고 상추잎 5 장을 뜯어 씻어서 올렸다.
냉장고 안에서 어제 지은 밥을 전자레인지용  그릇에 담아 넣은 둔 것을 하나 꺼내 레인지에 넣고 정확히 2분에 맞추어 작동시킨다.
상추쌈과 미역국, 김장김치, 엄나무 순무침으로 훌륭한 밥상이 차려졌다.

10:10경 비진도에서 올라오는 여객선편으로 오는 물건을 받으러 가기로 사전에 약속된 강여사에게 전화를 했더니 깜박 잊고 죽림 화진주 찜질 사우나로 목욕을 갔다며 나더러 혼자 가서 짐을 받아 화진주 주차장에 주차시켜 둔 자기 승용차에 실어두고 총동창회 가라고 한다.

어쩔 수 없이 혼자 통영항 여객선 터미널로 가서 짐을 받아 주문대로 이행하고 고성 항공고로 갔다.
매년 실내 체육관에서 총회를 했었는데 이번에는 야외에 행사장이 차려져 있었고 11:00 시작하기로 되어 있었는데 예정시간보다 10분 정도 늦게 시작되었다.
다행이었다.
37회 부스를 찾아갔는데 이게 뭐람? 최대 참석상까지 수상하던 37회가 달랑 백봉현, 이성렬, 이학수 등 셋이 앉아 있었다.
그 대신 바로 옆 부스 38회는 30여 명이 착석해 있었다. 38~41회까지 네 기수는 총 동창 회장도 배출하지 못한 기수들이다.
37회 백봉현이가 회장을 맡고 차기 후임기수에게 물려주어야 하는 시기에 세계적으로 대유행한 역병 코로나가 덮쳐 3년 동안 집회금지로 총동창회를 개최치 못하였고, 완화되자 후임 회장을 물색하지 못해 난관에 봉착해 있던 중 같은 백마서클 후배인 42기 황영국 후배가 마침 산림조합장 출마에 뜻을 품고 있던지라 쾌히 승낙하여 42기로 회장이 이어졌고, 이번에 차기 회장으로 선임된 최상림은 같은 42기로서 영현면 출신으로 돼지 1,500여 마리를 양돈하는 축산농장주이고 고성군 의회 부의장도 역임한 후배이다.
내빈으로는 정점식 국회의원, 이상근 군수, 도립항공고다 보니 다수의 도의원, 항공고 교장, 군의원 다수, 백마서클 선배이고 항공고 교장을 역임한 허성락 선배 등이 참석해 축사를 했다.
2부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백마 후배 진종명이가 부스로 찾아와서 쇠고기 국밥을 배달해 주었고, 한해 후배 조규열, 김영욱 등이 찾아와서 인사를 나누었다. 식사를 마치고 허성락 선배에게 찾아가서 개별적으로 인사를 드리고. 우리 동창 네 명이 살짝 행사장을 빠져나오는데 전임회장 황영국이 와서 가로막고는 행운권 추첨에 많은 상품이 걸려있고 술
도 한잔하고 노래도 한곡 부르는 등 못 가라고 붙잡았지만 선물로 주는 공룡별미쌀국수 한 통씩만 챙겨서 행사장을 빠져나왔다.

오는 길에 지난겨울 부친 산소 주변에 잡나무들을 벌목을 했는데 현재 상태를 점검하기 산소로 올라갔더니 아직 칡덩굴이 싹이 나지 않아 깨끗한 편이었다.
봉분에서 벽방산 정상을 쳐다보려면 아무래도 2시 방향에 있는 밤나무를 베어야 할 것 같았다.

오후 들어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j사장한테서 전화가 와서 7시에 일을 마칠 테니 술 한잔 하자며 그 시간에 사무실로 오라고 했다. 강여사는 오전에 비진도에서 온 전복으로 죽을 끊여달라고 부탁하고는 종생마을 동창회에 갔고 우리는 둘이서 거북시장 내 돼지한판 식당으로 가서 돼지갈비와 좋은 데이 4병, 카스맥주 1병을 먹었고 이어 된장찌개로 식사를 하고는 계산은 j사장이 했다.
오랜만에 비가 엄청 쏟아져 바짓가랑이가 몽땅 젖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