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4.11(일) 맑음
미루다가 더 이상 미룰 수가 없어 거류산 둘레길에 있는 대명사 가는 길에 있는 엄나무를 보러 갔습니다.
마애여래좌상불로 올라가는 갈림길에서 대명사 쪽으로 한참을 내려갔으니 내려갈 때는 보이지 않았으나 허탕을 치고는 이왕 온 김에 마애불이나 보고 정상에 올랐다가 가자 싶어 되돌아오는데 엄나무를 보았습니다.
그렇게 올라와서 정상을 올랐다가 제1코스로 하산을 했는데
그야말로 녹초가 되다시피 해서 돌아왔습니다.
[봄, 그 연일의 시간 / 김기철]
아직은 이른 봄
삼동 긴긴 밤 낯선 삭풍 걷어차며
밤새 칭얼대는 아가들 재불 재워 두고
간밤의 시샘 바람 분연히 떨치고
이슬 찬 새벽을 걸어 봄의 동정을
살폈다
이미 봄이었다
실개천 버들개지 실바람에 살랑이고
노란 개나리 줄지어 저마다 인사하는
길
땅속 틈새 연시 궁금한 노랑 병아리들
저만치 앞서간 엄마 뒤쫓다 넘어지는
봄
앞서 온 봄날이 떠나가는 연일의 시간
때늦은 봄의 향연에 들어 곤했던
나날들
그리고 그리고 또 가슴 아린 별리의
시간
불사춘의 깊은 밤 포근히 깜 싸준 잎새
사흘 화사한 향연의 나래짓 곱던 꽃잎
이 산 저 산 넘어오는 남녘 먼
바닷바람
그 바람에 모다 모질게 떨구었다
살기 위해서
살아남기 위해서
잎새를 버리고
꽃잎을 버리고
짧은 봄날의 꿈을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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