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초년생의 소소한 일상김봉은 J가 단톡방에 사진을 올렸다. 처음에는 안개가 짙게 깔린 덕천강인 줄 알았다. 그 당시 덕천강이 있는 지리산 등산학교에 입소했다는 소식을 들은 터였 다. 그런데 사진을 가만히 들여다보니 미수동 운하교 부근이다. 그의 집이 운하교 끝이니 거실에서 촬영한 사진인가 보다. 해무가 짙게 깔린 통영항은 한 폭의 수묵화였다. 맨 왼쪽 아래는 미수2동 포구에 있는 연필등대고, 가운데는 통영항으로 파란색 등대와 빨간색 등대 사이로 작은 배가 잔물결을 일으키며 지나가고 있다. 그 뒤로는 남망산 시민문화회관 건물이 조망되고 망일봉 등이 '나 여기 있소' 하고 손을 들고 서 있는 모양새다. 이 수묵화 한 장이 나를 사십여 년 전으로 데려간다. 1982년에 건국 이래 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