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16(월) 비
☆ 어머니께 드리는 한가위 편지
보름달이 참 고운 한가위가 오면
저는 왜 가슴을 쓸어내리고 싶은 걸까요
은은한 저 달빛처럼 깊은 밤에도 홀로 깨어나
제 삶의 길을 비춰주시던 어머니
나뭇잎이 바람에 흔들리듯 저 또한 흔들릴 때
흔들려도 부러지지는 말고 부러져도
뿌리째 뽑히지는 말라시며 인자하게 웃으시던 어머니
기억하시겠지요
안 익은 열매가 푸른 이유를
어린 저에게 일러 주시고 익은 열매가 붉은 이유를
스스로 생각해 보라고 하시던 어머니
지혜의 셈터였고 겸손의 밭이였고
제 삶의 해답이신 어머니, 당신은
세상을 향해 천년을 살아있는 보름달처럼
언제나 영원한 빛으로 제 안에 살아계십니다
☆* 시가 있는 아침, 이 채의 뜨락 * 중에서 / 이 채 글
♤ 에 필 로 그
보름달은 여전히 크고 둥근데 나이가 들수록
사랑의 마음은 왜 이렇게 작아지는가
모난 세상에서도 둥글게 살고 싶었고
힘든 삶이라도 밝게 살고 싶었건만
해마다 이맘때가 오면 생각은 많아지고
왠지 모를 눈물이 납니다
어릴 적 모습은 기억에서 가물거리고
나보다 훌쩍 커버린 자식 앞에서
추억에 젖어 들기엔 오늘도 무거운 현실
부모님께 다하지 못한 효도와 자식에게
잘해주지 못한 미안함으로 추석이 오면
더욱 가슴이 아파 옵니다
살다 보면 좀 나아지겠지 하는
기대와 희망도 다만 기대와 희망일 뿐
올 해도 한잎 두잎 떨어지는 쓸쓸한 낙엽
삶은 결코 달관할 수 없고 세상을 결코
이길 수 없다 해도 중년에도 남아 있는 달빛 젖은 꿈 하나
돌아갈 수 없는 세월이 그립고
살아갈 날은 더욱 허무할지라도
묵묵히 나의 삶에 충실하다 보면
언젠가는 내 마음에도 보름달이 뜨겠지요
먼 훗날 넉넉한 생에 보금자리에서
☆ 중년의 보름달 / 이 채
☆* 시가 있는 아침, 이 채의 뜨락 * 중에서 ♡
아침에 눈을 뜨고는 워킹 차림으로 숙소를 나서서 인근에 있는 4.3 평화공원에서 산책을 했다. 안개비처럼 내리던 빗방울이 갑자기 굵어져 소낙비로 변했다. 박서방한테 전화해서 태우러 오라고 해서 돌아왔다.
객실 내에서 간단한 아침밥을 먹고는 오늘 일정에 돌입했다.
코끼리 쇼부터 시작해서 레고 블록 체인져를 거쳐 중문단지 면세점을 둘러보고 나오면서 서귀포 이마트에 들어가서 술안주를 사고는 5.16 도로를 이용해서 성판악을 경유해서 돌아와서 숙소인근 제주 흑돼지 전문점에서 저녁식사를 했는데 미리 예약을 해놓아서 늦은 시간이었지만 가능했다. 그런데 식대는 18만 원 정도 나왔으니 좀 비싼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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