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18(월) 맑음
☆ 안 녕 가 을
북풍에 떨어진 잎 대지에서 뒹굴고
붙들고 떨어진 잎 처량하게 보이는데
그것이 노구의 신세 바로 나의 신세로다
외로운 단풍잎
풍성한 이파리 바람과 속삭이고
소낙비에 샤워하고 햇볕에 일광욕하던 때
엊그제
오색치마저고리 폼나게 갖추어 입고
가을걷이 화려한 잔치 떠들썩하던 모습이
아직 눈에 남아있는데
외로운 말년 보아주는 이 하나도 없는
시들은 나뭇가지에 바람에 흔들리는
몰골로 변해버렸구나
외로운 단풍잎
이 늙은 노인이의 처지
기댈 곳 없이 떠도는 마음
비바람 몰아치면 흔적조차 없어지겠지
☆* 문학 어울림 동인 시집 * 중에서 / 박 정 재 글
♤ 에 필 로 그
계절은 왜 그리도 서둘러 오는 것인지
하나 둘 지는 낙엽이 가을을 저만치
보내고 있다
조석으로 불어오는 찬 이슬 머금은 바람이
겨울이 빨리 오기를 서두르며 재촉하고 있다
풀잎에 베인 상처가 아물지도 않았는데
아직도 할 일이 많고 못 이룬 소망도 있는데
오색 단풍의 멋진 모습을 가슴에 담기도 전에 아쉬운 가을날이 그렇게 또 멀어져 간다
☆ 가을이 간다 / 김 종 환
☆* 마음을 씻듯 사랑을 그리듯 행복을
꿈꾸듯 시 * 중에서 ❤️
10시에 연세미소치과에 예약되어 있는 날이다. 늦지 않으려고 애썼지만 그래도 한 15분 정도 늦었다. 오늘이 우측 하악 어금니 임플란트 시술 후 마지막 점검하는 날이다. 6개월 후에 예약을 하고 나왔다.
양 선생님한테서 '별빛단상' 작품이 첨삭지도를 마치고 내게로 돌아왔다고 문쟈가 왔다. 제목도 바꾸는 것으로 고민해 보라고 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컴 앞에 앉아 메일함을 열고 복사해서 바탕화면 '글쓰기' 앱에 보관시켰다. 제목도 아예'북극성'으로 바꾸었다. 재차 양 선생님에게 메일로 보냈다. 마치고 나니 헬스장 가기에는 시간이 너무 촉박해서 지갑에서 이만 원을 꺼내서 보석사우나로 갔다. 절묘한 타이밍이었다. 오후 한 시였는데 한 사람이 이발이 막 종료되는 순간이었다. 내 차례로 이어졌다. 이발하는데 이십 분이 소요되고, 샤워하는데 이십 분. 마치고 집에 도착하니 오후 한 시 오십 분이었다. 냄비에 정수기 물을 받아 누룽지를 끊였다. 그걸로 점심을 때우고 수영장으로 갔다.
집에 돌아와서는 '채식주의자'를 손에 들고 몰입했다. 마지막 두 장을 남겨두고
시계를 보니 일곱 시 삼십 분이다. 주섬주섬 챙겨 입고 저녁을 해결하러 나섰다. 먼저 무전선지돼지국밥집으로 갔는데 만원이다. 청도로 갔는데 간판불이 꺼졌다. 맞은편 제주쌈밥도 마찬가지다. 서진 돼지국밥집으로 갔는데 거기도 홀이 가득 찼다. 되돌아서 무전으로 갔는데 그 사이 테이블이 치워지지는 않았지만 자리는 비워져 있었다.
북극성
김봉은
나는 가끔 새벽에 나와 별을 본다. 직장에서 근무할 때 당직 날이면 새벽 3시 청사 주변을 순찰하면서 생긴 습관이다. 언제였던가. 오랜만에 정말 오랜만에 암수 부엉이가 부~엉하며 우는 소리를 들었다. 한 놈은 내죽도 공원 소나무 숲에서 울고, 다른 한 놈은 소방서 옥상 송신탑에서 두 놈이 번갈아 가며 사랑 타령을 하고 있었다.
어릴 적 고향 마을 뒷산에서 울려 퍼지는 부엉이 울음소리는 고요한 밤 동네를 공포에 몰아넣는 듯 들렸다. 성인이 되어 듣는 부엉이 울음소리는 짝을 찾는 소리라 생각하니 다른 의미로 들렸다.
가끔 올려다본 밤하늘이 무척이나 아름답다. 나는 제일 먼저 카시오페이아 별자리를 찾고 이어서 북극성을 찾는다. 군대에서 지도를 보는 ‘독도법’을 배웠는데 길을 잃었을 때 방향을 찾기 위해서는 별 5개가 모여 W 형태를 이루고 있는 카시오페이아 별자리를 찾고 W의 꼭짓점에서 별 사이의 거리 5배쯤 거리에 북극성이 있다. 북극성은 카시오페이아 별보다 밝기는 어둡지만, 카시오페이아와 다른 별들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위치를 이동하는데 북극성은 항상 고정되어 있다. 그래서 북극성이 위치한 방향이 진짜 북쪽으로 산에서 길을 잃으면 북극성을 찾는다.
오래전 내가 전문적인 등산에 입문하기 전의 어느 늦가을의 일이다. 입소문으로만 들어왔던 피아골의 단풍이 좋다는 말에 큰 지리산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가진 채, 일행 넷이 의기투합하여 피아골 단풍도 구경할 겸 지리산의 3대 봉 중 하나인 반야봉에 오르기로 했다. 간단한 간식거리를 배낭에 챙겨 넣고 박경리 작가의 대하소설 ‘토지’에 등장하는 사찰 ‘연곡사’를 지나 피아골 들머리인 직전마을에 주차했다. 산행길 단풍은 ‘삼홍소’에 이르러 그 절정에 이르렀다. 등산로 우측으로 흐르는 계곡물과 어울려 산과 사람까지 모두 붉게 물든다고 하여 피아골 ‘삼홍’으로 불리는 피아골 단풍은 우리 정신을 빼놓기에 충분했다. 지리산의 주 능선인 피아골 삼거리에 올라 우측으로 진행하여 임걸령 샘터에서 목을 축이고 반야봉에 올랐다. 커다란 정상석을 끌어안고 입맞춤하고는 오던 길로 돌아오는데 임걸령 샘터에서 일행 두 명이 무릎이 아프다며 쉬었다 가겠다고 주저앉고 말았다. 등산은 초보였지만 귀동냥한 건 있어서 늦가을 산행은 일찍 시작해서 마쳐야 한다는 말이 떠올랐다. 그들에게 잠시 쉬었다가 뒤따라오라고 하고는 둘이 함께 원점회귀 코스로 걸었다. 해는 서산 너머로 뉘엿뉘엿 넘어가는데 피아골에서 우리 일행이 올라섰던 피아골 삼거리 표지판은 보이지 않고 눈앞에 올라올 때 보이지 않았던 높은 봉우리가 떡 버티고 서 있었다. 사방을 두리번거리고 있는데 마침 같은 방향으로 가는 등산객이 있어 피아골 삼거리가 아직 멀었느냐고 물었더니, 벌써 지나왔다는 게 아닌가. 저 앞에 있는 산이 노고단이라며 조금 있으면 어두워지니 노고단을 거쳐 성삼재로 하산해야 한다고 했다. 청천벽력 같은 말이었다. 일행들과 같이 타고 온 내 차가 직전마을에 있는데 성삼재로 하산하라니 이게 웬 말인가?.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피아골 삼거리에서 성삼재까지는 5.5km, 직전마을까지는 6km, 3시간이 걸렸다. 난이도 중상이었다. 눈앞이 캄캄했지만 되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뒤돌아서 걷기 시작했다. 해는 지는데 헤드랜턴도 없었다. 당시는 손전등 앱이 내장된 스마트폰이 개발되기 전이라 핸드폰 뚜껑을 열어 희미한 통화 화면 빛에 의하여 걸어야 했다. 어두운 밤에 그만 길을 잃어 방향감각을 잃어버렸다. 순간, 군대에서 배운 대로 하늘을 올려다보며 북극성을 찾았다. 북극성이 있는 반대쪽이 남쪽이니 북극성을 등지고 가면 직전마을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안했다. 한참 후 찾은 피아골 삼거리 표지판을 발견하고 내려오는데 30도 이상의 경사가 많고 돌길과 철재 계단, 교량을 따라 이동하다가 동행이 발목이 접질렸다. 부축하여 하산하는데, 전방에 등산로 표지판이 야광으로 하얗게 보이는 것을 보고는 질겁을 했다. 엎어진 데 덮친 격으로 야맹증이었다. 피아골대피소를 지나 한참을 내려오는데 맞은편에서 손전등을 든 사람 둘이 올라오고 있었다. 가까이 와서 보니 일행이었다. 먼저 직전마을에 내려갔다가 아직 도착하지 않은 우리를 찾아 마을 상점에서 손전등을 빌려서 찾으러 온 것이었다. 그때 서야 피곤이 몰려오면서 부축해 오면서 진땀을 흘렸다는 걸 알았다. 사람의 몸에서 나온 끈적끈적한 땀이 바짓가랑이에서 등산화 안으로 흘러내려 양말까지 젖은 상태였다. 좀 쉬었다 가자고 하고는 교량 위에 드러누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참 무모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어두운 산속에서 자칫 낭떠러지에서 떨어졌거나, 독도법을 몰랐다면 기온이 내려간 깊은 산속에서 어떻게 되었을까? 상상만 해도 아찔했다. 마음이 안정되니 별이 눈에 들어왔다. 도시 불빛이 들어오지 않는 피아골 계곡에서의 밤하늘 은하수와 어우러진 무수한 별들이 금방이라도 쏟아져 내릴 것만 같았다. 별자리는 인생길의 나침판이고, 옛 성현들의 말씀은 삶의 나침판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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