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15(금) 비


장골산 9부 능선에 헤드렌튼 인지 손전등 불빚인지 움직이고 있는데 가만히 지켜보니 북포루 갔다가 하산하는 불빛이다. 참으로 부지런하기도 하다.




북신 어린이 공원에는 어린이를 위한 놀이기구가 있기는 하지만 어른들을 위한 체조기구가 더 많다. 새벽 4시부터 운동하는 사람들이 있고 반려견을 데리고 산책하는 사람이 있는데 사람이 산책하는지 개가 산책하는지 구분이 안된다.
☆ 가을이 깊어 갑니다
낭만의 계절 가을이 깊어 갑니다
사랑으로 익어가는 열매들
날마다 피어나는 가을꽃
푸른 하늘 그리워 하늘 거리는
코스모스 꽃 앞에 서면 나는 소녀가 됩니다
낙엽을 보면 시몬을 생각하고
네 잎 클로버를 찾고 싶은 소녀가 됩니다
너무도 맑은 가을 하늘은
소낙비 같은 그리움이 쏟아집니다
사랑했던 이여
홍시가 익어가듯 노을 저 편에 있는 추억도
붉게 물들고 여름향기 가득했던 초록 동산은 가을 수채화가 되어 아름답게 물들어 갑니다
은행잎 주워서 책갈피에 꽂아두던
그 소녀는 어디로 갔을까
가을 선율에 아름답게 흐르는 추억
낙엽 쌓이는 가을 숲에서 마음에 님을
기다리며 안개꽃에 둘러싸인 장미꽃으로
이 가을을 사랑으로 수놓고 싶습니다
계절도 우리들의 삶도
만나고 헤어지고 너무 빨리 가는 세월
젊음도 사랑도 붙잡지 못해 가는 세월에
보냅니다
☆* 당신은 여전히 당신 * 중에서 / 송 영 희 글
♤ 에 필 로 그
사철나무 잎들이 거부하는 깊은 가을 길
출렁이던 초록이 물러간 코발트 도로 위로
차라리 금색이라면 좋았을 것을
누렇게 빛바랜 해진 잎들이 불평 없이
내려앉는다
생각들이 증언부언, 부질없이 보이지만
중요한 누군가 들어보면 공감 가는
다 안다고 거부했던 손끝으로만
느끼던 찬기는 희끗이, 검은 머리 위
백설의 냉기로 다가와 가슴을 아린다
가만히 함께 가느냐 외면한 채 따라가느냐의 차이 화려했던 단풍 홀연히 벗고 말 없는 시간 끝에 묻어서 가을이 간다 오고 싶어 온 게 아니듯 가고 싶지 않아도 간다
☆ 가을이 간다 / 류 관 순
☆* 시 전 집 * 중에서 ♡
수영강습 마치고 양 선생님이 보낸 메일을 붙잡고 씨름 중이다.
북극성
김봉은

새벽 3시 당직 근무 중 청사 순찰한다. 오랜만에 정말 오랜만에 암수 부엉이가 부~엉하며 우는 소리를 들었다.
한 놈은 내죽도 공원 소나무 숲에서 울고, 다른 한 놈은 소방서 옥상 송신탑에서 두 놈이 번갈아 가며 사랑 타령을 하고 있었다.
어릴 적 고향 마을 뒷산에서 울려 퍼지는 부엉이 울음소리는 고요한 밤 동네를 공포에 몰아넣는 듯 들렸다. 세월이 지나 지금 성인이 되어 듣는 저 소리는 또 다른 의미로 들려온다.
문득 올려다본 밤하늘이 무척이나 아름답다고 느껴지는 새벽이다.
나는 습관처럼 카시오페이아 별자리를 먼저 찾는다. 이어서 북극성을 찾는다. 군대에서 독도법을 배울 때 제일 중요한 것이 방향 유지를 하기 위해서는 진북을 가리키는 북극성을 찾는 일이다. 북극성을 찾기 위해서는 별 5개가 모여 W 형태를 이루고 있는 카시오페이아 별자리를 찾고 별 5개의 위치한 각자 거리는 비슷한데 W의 꼭짓점에서 별 사이의 거리 5배쯤 거리에 북극성이 있다. 북극성은 카시오페이아 별보다 밝기는 어둡지만, 카시오페이아와 다른 모든 별자리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위치를 이동하는 반면 항상 고정되어 있다. 그래서 북극성이 위치한 방향이 진짜 북쪽 즉, 진북이다.
오래전 내가 전문적인 등산에 입문하기 전의 어느 늦가을의 일이다. 입소문으로만 들어왔던 피아골의 단풍이 좋다는 말에 크나큰 지리산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가진 채, 일행 넷이 의기투합하여 피아골 단풍도 구경할 겸 지리산의 3대 봉 중 하나인 반야봉에 오르기로 했다.
간단한 간식거리를 배낭에 챙겨 넣고 이전에 읽었던 박경리 작가의 대하소설 ‘토지’에 등장하는 사찰 ‘연곡사’를 지나 피아골 들머리인 직전마을에 승용차를 주차해 놓고 출발한 산행길 단풍은 ‘삼홍소’에 이르러 그 절정에 이르렀다. 등산로 우측으로 흐르는 계곡물과 어울려 산과 사람까지 모두 붉게 물든다고 하여 피아골 ‘삼홍’으로 불리는 피아골 단풍은 초행길의 우리들 정신을 빼놓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그렇게 지리산의 주 능선인 피아골 삼거리에 올라 우측으로 진행하여 임걸령 샘터에서 목을 축이고 반야봉에 올라 커다란 정상석을 끌어안고 입맞춤하고는 오던 길로 되돌아오는데 앞서 목을 축였던 임걸령 샘터에서 일행 두 명이 무릎이 아프다며 쉬었다 가겠다고 주저앉고 말았다. 그래도 등산은 초보였지만 어디서 귀동냥한 말이 늦가을 산행은 해가 일찍 떨어지기 때문에 일찍 시작해서 마쳐야 한다는 말이 떠올라서 그들에게 쉬었다가 천천히 오라고 하고는 둘을 남겨두고 둘이 함께 원점회귀 코스로 걸었다. 해는 서산 너머로 뉘엿뉘엿 넘어가는데 피아골에서 우리 일행이 올라섰던 피아골 삼거리 표지판은 보이지 않고 눈앞에 저만치 올라올 때 보이지 않았던 높은 봉우리가 떡 버티고 서 있었다.
그때 마침 같은 방향으로 진행하는 등산객 한 명이 우리를 추월하여 가려는 순간, 내가 그 사람에게 피아골 삼거리가 아직 멀었느냐고 물었더니, 벌써 지나왔고 저 앞에 있는 산이 노고단이라며 이제 조금 있으면 해가 지고 어두워질 텐데 노고단을 거쳐 성삼재로 하산해야 한다고 했다. 청천벽력 같은 말이었다. 일행들과 같이 타고 온 내 차가 직전마을에 있는데 성삼재로 하산하라니 이게 웬 말인가?.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피아골 삼거리에서 성삼재까지는 5.5km, 난이도 하, 직전마을까지는 6km, 3시간 난이도 중상이었다. 그때 서야 되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뒤돌아서 걷기 시작했다. 동행했던 여성은 고향이 삼랑진으로 태권도 공인 3단으로 도장에서 알바하고 있다고 했고 체력에는 자신만만했다. 해는 떨어지고 헤드랜턴도 없고, 그 당시는 손전등 앱이 내장된 스마트폰이 개발되기 이전이라 똑 닦이 핸드폰 뚜껑을 열면 희미한 통화 화면 빛밖에 없었던 시절이었다. 어두운 밤에 그만 길을 잃어 방향감각을 잃어버렸다.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군대에서 배운 독도법 생각이 떠올랐기 때문에 북극성을 찾았다. 앞으로 가다가 갈림길이 나오면 무조건 북극성이 있는 반대쪽이 남쪽이니 북극성을 등지고 가면 직전마을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평온해졌다. 한참 후 찾은 피아골 삼거리 표지판은 주능선길에서 샛길로 접어드는 곳에서 발견하고 피아골로 내려오는데 그 길은 30도 이상의 경사가 많고 돌길과 철재 계단, 교량을 따라 이동하는 길에서 그만 동행인이 발목이 접질려지고 말았다. 하는 수 없이 부축하여 하산하는데 전방에 등산로 표지판이 야광으로 하얗게 보이는 것을 보고는 질겁을 했다. 엎어진 데 덮친 격으로 야맹증이었다. 피아골대피소를 지나 한참을 내려오는데 맞은편에서 손전등을 든 사람 둘이 올라오고 있었다. 가까이 와서 보니 임걸령에서 무릎이 아파 쉬어 가겠다고 한 우리 일행이 먼저 직전마을에 내려갔다가 아직 도착하지 않은 우리를 찾아 마을 상점에서 손전등을 빌려서 마중을 온 것이었다. 그때 서야 피곤이 몰려왔다. 말이 피곤이지 부축해서 내려온다고 진땀이 났다. 그때 처음으로 진땀이라는 땀을 체험했다. 사람의 몸에서 빠져나온 진국 같은 끈적끈적한 땀이 바짓가랑이에서 등산화 안으로 흘러내려 양말까지 젖은 상태였다. 좀 쉬었다 가자고 하고는 교량 위에 드러누웠다. 난생처음으로 도시 불빛이 들어오지 않는 피아골 계곡에서의 밤하늘 은하수와 어우러진 무수한 별들이 금방이라도 쏟아져 내릴 것만 같았다. 어릴 적 여름철 시골집 마당에서 모켓불 피워놓고 평상에 누워서 본 그 밤하늘과 흡사했다. 지금 와서 지난 추억을 반추해 보니 별자리는 인생길의 나침판이고, 옛 성현들의 말씀은 삶의 나침판이다 싶다.
(어째 마무리가 매끄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선생님 지도 편달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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