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방

2024.12.20(금) 운하교 야경

버팀목2 2024. 12. 20. 06:53

2024.12.20(금) 맑음


옻칠미술관에서 ...

 


☆    뒷모습이 아름다운 당신

뒷모습이 아름다운 당신은 누구십니까?
걸어온 흔적은 희미하여도
두곤 온 이야기는 적을지라도
언제나 엷은 미소 머금은 채

당신의 자리에서
조용한 모습으로 햇살 같은 모습으로 서 있던 당신이 지나간 빈자리 보면
그때야 빈자리가 눈에 보이는
당신 뒤에 그리운 당신은 누구십니까?

햇살 부신 하늘에 구름 같아서
밤하늘에 달빛 같아서
언제나 당연한 모습이 듯 바라다보며
생각 없이 마음 따라 넣다 빼냈던

예전에는 몰랐었던 나의 마음이
당신이 지나고 알게 되므로
당신이 머물던 빈자리 보며 나를 볼 수 있어 그려봅니다

뒷모습이 아름다운 당신은 누구 신지요
당신을 보노라면
내 모습도 그러하기 바라는 마음
하지만 삶의 이유 앞에서 가슴으로
그리시던 삶의 이름을

바람의 풍경까지 그리시던 모습을
나는 아직 그릴 수 없어
바람이 지나가는 길가에 서면 아직도 마음이 흔들립니다

가슴은 하나인데
가지로 뻗은 마음 너무도 많고
가지마다 난 것이 미련으로 남아
한 치 앞에 한 발 앞에 마음 동하여
내 모습의 그림자도 그릴 수 없고

걸어온 길가에 쌓인 것들은
빈자리에 당신처럼 그렇지 않아
뒷모습의 그대에게 물어보는 말
뒷모습이 아름다운 당신은 누구십니까?


☆* 시 전 집 *  중에서 / 김    궁    원         글


♤      에       필      로      그

기다림이 없는 인생은 지루할 거다
그 기다림이 너무나 먼 인생은 또 한 지루할 거다
그 기다림이 오지 않는 인생은 더욱더 지루할 거다

지루함을 이겨내는 인생을 살려면
항상 생생히 살아 있어야 한다
눈을 뜨고 있어야 한다
새로운 그 무엇을 스스로 찾고 있어야 한다
생각하고 있어야 한다

산다는 걸 잠시도 잊지 않아야 한다
무엇보다도 스스로의 모습을 항상 보고 있어야 한다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가를


☆ 지 루 함  /  조    병   화

☆* 시 전 집 *    중에서 ♡
 
 

내일이 동지라고 지인이 팥죽을 끊여 왔다.

 

 

 

 

저녁 7시 청도소갈비 식당에 뭉쳤다 넷이서...

오늘따라 시진이가 일을 늦게 마치네. 이런 현상을 머피의 법칙이라고 부른다  

#1
[박성희의 커피하우스] 대한민국, 괜찮습니다
박성희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교수·한국미래학회 회장
입력 2024.12.19. 23:58


대통령의 계엄 선포 다음 날, 학과 사무실에서 연락이 왔다. 뉴욕타임스 서울사무실에서 내 연락처를 물어왔는데, 휴대폰 번호는 개인 정보라 이메일 주소를 대신 알려줬다고 했다. 학교 행사 관계로 뉴욕타임스 인사들과 안면이 있던 터라 미디어 전공 교수인 나와 인터뷰를 원했던 것 같다. 질문의 요지는 이번 계엄령에 대한 미디어의 반응과 한국 내 언론 자유의 향방 관련이었다. 나는 전화와 이메일을 통해 한국의 언론 자유는 굳건하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

답변이 너무 간단했는지, 뉴욕타임스 기자는 한국의 언론이 이런 상황에서도 취재 노력을 멈출 것을 거부하는 눈에 띌 만한(stood out to you) 사례가 있는지 재차 질문했다. 그 후속 질문을 나는 그날 밤에서야 이메일을 열어보고 알았다. 종일 이런저런 잡무로 뛰어다니다 늦게 귀가했기 때문이다. 나는 질문이 좀 생소하고 어색해서 한참 생각하다가 이번 사태 중 언론 자유는 위축되지 않았다는 엉성한 답변으로 갈음했다. 그러면서 “이게 왜 궁금하지?”라고 속으로 생각했다.

‘계엄’이라는 단어의 뜻에 충실하면 국가가 기본권을 제한할 수 있으며 그 안에는 언론 자유도 포함된다. 그걸 생각하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질문이긴 하다. 그러나 한국처럼 인터넷으로 얽히고 신문과 방송이 전국에 포진한 나라의 ‘말길’을 막는 게 가능할지, 얼른 상상이 가지 않았다. 자유는 불가역적 성질이 있어 사람들이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한국의 언론은 많은 문제를 안고 있지만, 자유는 굳건하고 오래갈 것이라고 믿는 근거다.

물론 뉴욕타임스는 놀랄 만도 하다. 2020년 홍콩 보안법이 통과되자 언론 자유의 위축을 우려해 이듬해 아시아 사무소를 홍콩에서 서울로 옮기는 큰 이사를 한 뉴욕타임스의 입장에서, 당시 아시아 여러 도시를 검토하다 최종적으로 ‘높은 언론 자유 수준(high level of press freedom)’을 이유로 서울을 선택했는데, 일껏 홍콩의 보안법을 피해 온 곳에서 계엄령을 맞다니. 그 황당함과 놀람이 적지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이번 사태를 겪으며 내가 특이하다고 느낀 건 건 따로 있다. 그건 대통령이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계엄을 선포하고 탄핵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는 풍파 속에서도 내 주변의 일상이 흐트러지지 않고 사람들도 대단히 차분해 보였다는 점이다. 계엄 사태가 워낙 조속히 종식된 덕분이기도 하지만, 어차피 지속될 분위기도 아니었다. 계엄 다음 날 만난 동료 교수와는 기말 업무를 이야기하거나 “이건 또 뭐래요?”라고 가볍게 지나가고, 가게와 상인들은 세상에 아랑곳하지 않고 여전히 바쁘며, 내가 관여하는 여러 단체도 예정된 행사를 진행했다. 주말에 찾은 재래시장에는 제철 상품이 넘쳐 났으며, 시장을 누비는 외국인 관광객도 여전했다.

어디에도 ‘비상사태’는 없었다. 자기의 위기를 국가의 위기로 착각한 대통령과, 자기의 위기를 정당의 위기로 치환시키는 재주가 비상한 야당 대표, 그 사이에서 나라 꼴이 엉망이라 바로잡아야겠다는 쪽과, 나라 꼴이 엉망이기를 바라거나 그래서 그게 자기들에게 유리하도록 이용하려는 정치인들이 있을 뿐이다. 외신들은 한국을 불안하게 바라보지만, 우리는 불안하지 않다. 불안한 사람은 이 사태를 정치적 지렛대로 활용하지 못해 안달 난 사람들뿐, 일반 국민은 비교적 태연하게 관망 중이다.


그건 아마도 우리의 낙천적인 국민성과 그동안의 학습 효과, 거기에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정치적 효능감이 보태진 결과는 아닐까 짐작해본다. 나폴레옹은 자기 사전에 ‘불가능’이라는 단어가 없다고 했지만, 대한민국 정치 사전에는 없는 단어가 없다. 지난 100여 년간 우리는 왕정과 식민지배와 군사독재와 내각제와 민주화를 겪었고, 민주주의의 큰집을 자임하는 미국도 내지 못한 여성 대통령과 고졸 대통령을 비롯해 별의별 지도자를 다 겪어본 우리에게 이번 사태는 별로 새로울 것도 없다. 계엄을 포함해 그보다 더 엄혹한 상황도 겪어봤으며, 대통령 탄핵도 이번이 세 번째다. 물론 얼마간의 혼란이 뒤따를 것이고, 어쩌면 조기 대선도 치러야 할지 모르고, 경제에도 좋지 못한 영향이 있겠지만, 우리의 멘털을 흔들 정도는 아니다. 윈스턴 처칠이 그랬던가. “성공이란 열정을 잃지 않고 실패를 거듭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우리는 많은 실패를 겪었지만, 그건 다시 일어나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한다는 뜻이기에, 그 또한 능력이다.

이번 사태로 우방국 사이에서 한국을 ‘믿을 수 없는 나라’로 본다는 애석한 분석이 있다. 우리에게 믿을 수 없는 몇몇 정치인이 있는 건 인정. 그러나 한국 국민은 그들보다 튼튼하고 상식적이며 신뢰할 만하다고 그들 국가에 전해주고 싶다. 우리의 이런 정치적 역동성을 부러워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그들에게 계속 부러워하라고 말하고 싶다. 북한은 탄핵 직후 ‘괴뢰 한국땅 아비규환’이라고 논평하고, 중국은 이런 한국의 사태를 빗대 사회주의의 우월성을 강조했다는 보도를 보았다. 그들에게도 확실하게 해두고 싶다. 이 혼란과 불확실이 아무리 지속되어도 사회주의나 공산주의와 맞바꿀 성질의 것이 아니니 꿈 깨라고. 그리고 내가 엉성하게 답해준 뉴욕타임스 쪽에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밖에서 바라보는 것만큼 한국 사회는 혼란스럽지 않으며, 사람도 언론도 너무 자유로워서 오히려 문제라고. 무엇보다 우리를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외국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다. “대한민국은 괜찮습니다.”(그러니 놀러오시고 투자하세요.)

#2
朝鮮칼럼] 트럼프에게 줄 서는 세계… 우리만 오판할까 두렵다

트럼프 미국우선주의 정책, 각국이 성토하고 비방하지만
세계 도처 국제정치적 난제들 트럼프 희망대로 해결되는 중
중동은 이스라엘로 권력 몰리고 유럽은 너도나도 국방비 증액
이제 美는 대중 패권 경쟁 집중… 우리만 친중 굴종할까 두렵다
이용준 세종연구소 이사장·前 외교부 북핵대사
입력 2024.12.20. 00:15


한국이 탄핵 정국의 혼돈에 휩싸여 세상사와 동떨어진 나라가 된 시기에, 나라 밖 국제 정세는 세기적 변화의 바람을 맞고 있다. 트럼프의 미국우선주의 대외 정책을 다들 성토하고 비방하면서도, 제2기 트럼프 행정부가 채 출범하기도 전부터 세계 도처의 어려운 국제 정치적 매듭들이 트럼프의 희망에 순응해 스스로 풀어지고 있다. 다들 트럼프가 무섭기는 무서운 모양이다. 앞뒤 안 가리고 아무 눈치도 안 보고 오직 미국의 국가 이익을 앞세워 돌진하는 그의 공격적 현실주의 외교 행태는 군사력보다 무서운 미국의 새로운 힘이 되고 있다.

가장 큰 변혁의 현장은 오랜 대립의 역사로 해결 실마리가 보이지 않던 중동 지역이다. 역대 어느 미국 대통령보다 강렬한 친이스라엘, 반이란 성향을 띤 트럼프 대통령이 미처 취임도 하기 전에, 이스라엘이 앞장서 중동의 친이란 세력을 소탕 중이다. 이스라엘이 지난해 하마스와의 보복 전쟁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대다수 중동 전문가는 하마스, 헤즈볼라, 후티 반군, 시리아 등 친이란 세력의 협공으로 이스라엘이 큰 위기에 처하리라 예견했다. 그러나 그들은 이스라엘의 군사력 앞에 맥없이 몰락했다. 북한에 버금가는 잔혹한 독재 정권이라는 시리아의 친이란 아사드 정권도 지난주 반군 세력에 의해 소멸했다. 이제 세력권을 잃고 홀로 남은 이란 핵 시설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습 여부만이 남은 현안이다.

제2기 트럼프 행정부의 나토 탈퇴와 우크라이나 지원 중단을 막으려는 유럽 국가들의 움직임도 부산하다. 1990년대 냉전 체제 종식 이후 처음으로 유럽의 재무장과 국방 예산 증액이 본격화하고 있다. 그간 휴면 중이던 유럽의 무기 산업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트럼프는 미국이 나토 전체 군사비를 70%나 부담하고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3500억달러를 지출하는 동안 유럽의 지출액은 1000억달러에 불과한 불공평성을 비판한다. 미국이 나토에 잔류하려면 유럽이 안보 무임승차에서 탈피해 미국과 동등하게 지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나토 회원국들은 이에 부응해 GDP 대비 국방 예산을 현재의 2% 미만에서 3%로 증액하고 종전 후 우크라이나에 유럽 평화유지군을 배치하는 문제를 논의 중이다.

중동과 유럽의 이 같은 선도적 변화는 트럼프 행정부가 당초 의도했던 대로 대외 군사 개입을 줄이고 대중국 패권 경쟁에 군사력을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의 도래를 의미한다. 제반 상황은 제1기 트럼프 행정부 당시보다 미국에 한결 유리하다. 당시엔 중국이 2027~2028년 미국을 추월해 세계 1위 경제 대국에 등극하리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어서 미국이 시간에 쫓기는 처지였으나, 그간의 대중국 경제 봉쇄와 중국의 연이은 경제 정책 실패로 이제 중국이 미국을 추월할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또한 당시엔 독일, 이탈리아, 한국 등 미국의 핵심 동맹국 일부가 미국의 적국인 중국과 밀착하는 일탈적 외교 행태를 보였으나, 현재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신냉전의 도래를 계기로 자유 민주 진영의 총결집이 이루어진 상황이다.


향후 트럼프 행정부가 총력을 기울여 전개해 나갈 대중국 패권 경쟁은 경제적으로는 관세 전쟁과 공급망 통제를 통한 디커플링, 군사적으로는 대만해협과 남중국해에서의 군사적 견제라는 형태로 이루어질 전망이다. 미국의 그런 대중국 견제는 중국의 패권 도전 잠재력이 소멸할 때까지 장기간 계속되겠지만, 특히 2026년 전후로 예상되는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에 대비해 외교·군사적 움직임이 활발할 전망이다. 한국은 대만 문제에 개입되기를 원치 않겠지만, ‘상호 방위’ 의무를 지닌 미국의 동맹국이자 주한 미군의 대중국 전초기지 소재지로서 미·중 대결의 영향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이런 중대한 도전에 직면한 한국은 갑작스러운 국내 정치 혼돈으로 손발이 묶인 상황이다. 미·중 대결의 시대에 임하는 큰 틀의 전략적 결단은 물론, 눈앞에 닥친 방위비 분담금 문제, 주한 미군 감축 문제, 미·북 정상회담 문제 등에 대한 대응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더욱이 그 혼돈의 터널 끝자락엔 더욱 큰 외교적 재앙의 싹이 도사리고 있다. 미·중 패권 경쟁의 삼엄한 체스판 위에서, 어쩌면 한국은 국가 정체성과 동맹 의무를 망각하고 또다시 친중 굴종 외교로 회귀하는 정치적 선택을 할지도 모른다. 만일 그리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외교적 일탈을 과거처럼 참고 방치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매일 조선일보에 실린 칼럼 5개가 담긴 뉴스레터를 받아보세요. 세상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습니다. 구독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