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방

2024.12.22(일) 베란다 정리

버팀목2 2024. 12. 22. 08:34

2024.12.22(일) 맑음 8°/-3°



 

 앞 베란다 한쪽 구석에 방치되다시피 한 게발선인장이 올 12월에도 어김없이 붉은 꽃잎을 풀어내었다. 어디에 품고 있었는지 도무지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제 몸보다 몇 배 크기의 꽃을 내뱉고 있는지 정말 신기할 정도다. 다른 꽃들은 봄이나 여름철에 꽃을 피우는데 우리 집 게발선인장은 12월 차디찬 날씨가 되어서야 꽃봉오리를 매단다. 몇 해 전 집사람이 빨래건조대에 빨래를 널다가 부주의로 화분거치대에 올려져 있던 게발선인장에 몸이 스치면서 선인장 일부분이 부러져 바닥에 떨어져 있기에 스티로폼 굴박스에 흙을 담아 거기에 꽂아 두었더니 제 어미 몸집보다 더 세를 확장하여 커졌다. 거기에 지난봄 규민이가 어린이집에서 토마토 심기수업을 하고는 결과물인 종이컵에 심겨 있는 방울토마토 한 그루를 집으로 들고 온 것을 원래 화초나 꽃을 키우는데 취미가 없는 규민이네 식구들이라서 베란다에 방치해 둔 것을 우리 집으로 들고 와서 게발선인장과 동거를 시켰는데 8개월이 지나 겨울이 시작되고서야 토마토가 꽃을 피우기 시작하더니 이제 방울토마토가 대롱대롱 열려서 게발선인장꽃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오늘은 집사람이 소속된 휘타구클럽 월회날이라고 어제 오후부터 밑그림을 깔고 있었다. 집에 있는 찹쌀이 너무 오래된 거라며 약밥을 해서 치워야 하겠다며 느스레를 풀었다. 새벽부터 일어나 월회에 가져갈 약밥을 하느라 달거락 거리며 소란스러움에 내가 잠이 깰까 봐서 미안하기도 하니 일부러 안개를 피우며 하는 말인지 알면서도 모른 체해 준다.
잠이 깨어 가만히 앉아 있자니 텔레비전이라도 켜야 하는데 비상계엄 관련 짜증 나는 방송만 계속하고 있으니 거실로 나가서 베란다로 향했다. 게발선인장이 꽃망울을 터뜨리고, 방울토마토가 열매를 맺었으니 화분 위치 이동을 해주어야 하겠다. 눈에 확 들어오는 메인자리로 옮겼다.

 배수구 청소도 하고 화장실과 안방, 거실에  놓인 쓰레기통을 비워 쓰레기봉투에 합쳤다.

 간단한 세수를 하고는 냉장고에서 동지팥죽을 꺼내 전자레인지에 데우고 반찬을 꺼내 식탁을 차렸다.



☆    겨    울      편     지

불현듯
누군가를 향한 그리움이
절절히 가슴속으로 당겨 오는 날엔
끝없이 펼쳐진 하늘 안에 그려진
파란 수채화 속에 꿈을 꾸듯 그리움을 담고
한 통의 편지를 써 보자

거친 바람 불어오는
황량한 겨울 들판에 홀로 서 있어도
결코 춥지만은 않았다고
마음 따스한 네가 내 안에 있어
외롭고 쓸쓸하지만은 않았다고
스스로 위안 삼을 한 통의 편지를 써 보자

모진 겨울 이겨낸 한줄기 바람이
지나가는 길목에 봉긋이 솟아오른
이른 봄날이 펼치는 연둣빛 꿈 소식
한편 담은 편지 받아 줄 이
한 사람이라도 이 세상에 존재한다면
기꺼이 얼굴 가득 만개한 꽃 웃음 담고
서둘러 한 통의 편지를 써 보자

알 수 없는 그리움이 내 마음 보슬비 되어
하염없이 흐느적거리는 오늘 같은 날에는
아직도 못다 한 긴 겨울날의 얘기 담은 편지

따스한 가슴으로
보듬어 줄 너에게 한 통의 편지를 써 보낸다


☆* 돌아보는 시선 끝에는 *  중에서 /  김   혜   정         글


♤       에        필       로      그

너는 그리운 사람이다
언제든 어디에 있든 너는 그리운 사람이다

눈이 내린 겨울날
바람이 차갑게 불어도 너에게로 가는
발자국 하나 남기고 싶다

지금은 멀리 떨어져 있어
전화로 안부를 묻는 시간
아침엔 너를 생각하며 눈을 뜨고
저녁엔 너를 생각하며 눈을 감는다

춥다, 부디 아프지 마라


☆ 겨울 편지  /  이    동    식

☆* 시 전 집 *   중에서 ♡


#1
사설] 법원도 인정 안 한 '검찰청 술 회유' 주장, 누가 만들었나
조선일보
입력 2024.12.21. 00:10
업데이트 2024.12.21. 00:13

북한 리종혁(가운데) 조선아태위 부위원장이 지난 2018년 11월 ‘제1회 아시아·태평양의 평화·번영을 위한 국제 대회’ 참석을 위해 경기도를 방문해 당시 이재명(왼쪽) 경기지사, 이화영(오른쪽)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기념 촬영을 했다. /연합뉴스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사건으로 기소된 이화영 전 경기도 부지사 재판에서 논란이 됐던 것 중 하나가 ‘검찰청 술자리 회유’ 의혹이다. 이화영씨가 검찰 조사를 받을 때 검찰청 안에서 연어회를 먹고 소주를 마셨으며 검찰로부터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 대북 송금을 보고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라는 회유를 받았다는 것이다. 이씨가 지난 4월 재판에서 이 의혹을 제기한 뒤 검찰은 바로 부인했지만 민주당은 수사 검사 탄핵을 추진했고, 특검법까지 발의했다. 그런데 이 사건 2심 재판부가 엊그제 이씨에게 중형을 선고하면서 이 의혹을 사실로 인정하지 않았다. 조사 당시 상황이나 검찰청 구조로 볼 때 신빙성이 없다는 것이다.

이 사안은 애초부터 사실일 가능성이 낮았다. 출정 기록에 따르면 이씨가 술자리가 있었다고 주장한 시점에 그는 이미 검찰 청사를 떠나 있었다. 그런데도 ‘창문이 작아 교도관 감시 사각지대가 있다’는 등 밑도 끝도 없는 주장을 계속했다. 검찰이 통창으로 된 사진을 내놓아도 막무가내였다. 음주 일시·장소뿐 아니라 음주 여부까지 계속 말을 바꿨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국회에서 검사 탄핵 청문회를 열었다. 이화영씨에게 “힘내라”고까지 했다. 이 장면은 전국에 생중계됐다. 사실상 국회를 이씨 개인 로펌처럼 만들어 거짓을 퍼뜨린 것이다.

민주당이 이러는 것은 이 사건이 이화영씨가 유죄로 인정되면 이재명 대표도 유죄를 피하기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이다. 부지사가 지사 몰래 이런 일을 벌일 수 있다고 볼 사람은 많지 않다. 그래서 근거도 없이 ‘술자리 회유’ 의혹을 만들어낸 것 아닌가.

처음도 아니다. 대장동 비리 핵심인 김만배씨가 지난 대선 때 윤석열 대통령이 대장동 비리를 무마해준 것처럼 허위 인터뷰를 하자 민주당과 이 대표는 “대장동은 윤석열 게이트”라고 했다. 이 일로 김씨와 그를 인터뷰한 사람이 구속됐다. 하지만 이 대표와 민주당은 아무 책임도 지지 않았다. 이번 ‘술자리 회유’ 의혹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 책임을 묻지 않으면 이런 일은 반복될 것이다.


#2
특파원 리포트] 윤동주를 기억하는 법
도쿄=성호철 특파원
입력 2024.12.20. 23:54

지난 2020년 11월 일본 오사카 주재 한국 총영사관 주최로 열린 한일 우호 행사 ‘윤동주의 시와 가을의 교토 답사’의 한 참석자가 교토 도시샤대 교정에 세워진 윤동주 시비 앞에서 묵념하고 있다.

윤동주가 다녔던 도시샤대는 내년 2월 그의 80주기에 맞춰 사후 명예박사학위를 수여하기로 했다. /주오사카 대한민국총영사관

일본 교토의 도시샤대학 교정에는 윤동주 시비(詩碑)가 있다. 시비에는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한’ 그의 서시(序詩)가 새겨졌다. 도시샤대학은 1942년 10월 스물다섯의 윤동주가 편입한 학교다. 시비 앞에선 매년 그의 명일(命日)마다 빠짐없이 헌화식이 열린다.

교토부(府) 우지시의 우지강 인근 한 귀퉁이엔 ‘기억과 화해의 비’가 서있다. 1943년 6월 이곳에서 귀국을 결심한 스물여섯의 윤동주는 영문과 친구들과 송별 소풍을 했다. 생전 마지막 사진을 남겼다. 비에 새겨진 ‘나의 길은 언제나 새로운 길’이란 시귀는 젊은 윤동주의 희망이었는지 모른다.

한 달 뒤, 윤동주는 하숙집에서 일본 경찰에 체포됐다. 책상 위엔 귀국편 티켓이 있었다. 하숙집 터에도 시비가 세워졌다. 이후 교토예술대학 캠퍼스로 바뀌었는데 대학 측이 그 터에 시비를 세웠다. 1945년 2월 후쿠오카형무소에서 스물여덟의 윤동주는 순국했다. 후쿠오카 시민들은 지금도 형무소 자리에 시비를 건립하려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윤동주를 사랑하는 일본인들은 우리 생각보다 많다. 일본 전후(戰後) 문학을 대표하는 시인인 이바라키 노리코(1926~2006)는 윤동주의 청아한 시풍을 흠모해 한글을 배웠다. 수필집 ‘한글로의 여행’에서 ‘비운의 청년시인 윤동주’라는 에세이를 썼는데 나중에 일본 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렸다.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는 일본에서 1984년(출판사 가게쇼보), 1998년(시가고보), 2004년(모즈고보), 2012년(이와나미분코), 2015년 (코울색)에 번역본이 출판됐다.

윤동주가 순국 80주기인 내년 2월 16일 일본 도시샤대학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는다. 1875년 설립된 이 대학이 사자(死者)에게 박사 학위를 수여하는 건 처음이다. 고하라 가쓰히로 도시샤대 총장은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자유를 탄압하는 (일본) 군부에서 윤동주를 지켜내지 못한 분함이 있다”며 “명예박사 학위는 그를 기억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모든 일본인이 윤동주를 좋아하는 건 아닐 터다. 하지만 한국인들이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소설 ‘설국’을 읽곤 섬세한 언어에 매료되듯 일본인들도 윤동주의 시를 만나면 맑은 언어와 도덕적 순결함에 빠진다. 정치는 겨우 5년짜리 언어지만 윤동주는 한국인과 일본인을 100년 이상 이어 줄 존재라고, 스무 살 즈음엔 시인을 꿈꿨다가 쉰 살에도 도쿄 특파원으로 일하는 기자는 믿고 있다. 한국을 방문하려다 정국 탓에 못 간다는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내년 2월 도시샤대학에 오면 어떨까. 유인촌 문화부 장관이 옆에 앉아, 그에게 윤동주의 서시를 일본어로 낭독하는 즐거운 상상을 해본다. 더욱 많은 일본인이 윤동주가 읊은 ‘하늘’ ‘별’ ‘십자가’ ‘거울’과 만나길 바란다.

성호철 기자
도쿄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