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1.29(수) 맑음
☆ 낭아초 꼬투리가 있는 풍경
나갈 문 만들어 놓는 것은 사랑이 아니라고
한 번 핀 꽃은 피기 전으로 돌아갈 길이
없다고 그래서, 사랑이 끝난 후 문 없이 갇혀 있다고
겨울바람 속
마지막까지 줄기에 매달려 흔들리는
낭아초 꼬투리
기억의 두꺼운 옷 입고 가시 울타리 안에
스스로를 가둔 절벽
동박새 날아와 부리로 두드리며
이제 문 열고 나오라 재촉해도
싸라기눈 툭툭 이마를 부딪치며
분절음으로 이름 불러도
고개 저으며 끝내 나에게는 문이 없다고
나에게는 나갈 세상이 없다고
온몸 바스러질 때까지 마음 꼬투리 안에
갇혀 있는 사랑 떠난 후의 사랑
☆*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 중에서 / 류 시 화 글
♤ 에 필 로 그
너는 이름 없이 나에게 오면 좋겠다
나도 이름 없이 너에게 가면 좋겠다
주어 없이 목적어도 없이
너의 이름 없음과 나의 이름 없음이 만나
나는 너의 존재를 숨 쉬고
너는 나의 존재를 숨 쉬고
그래서 세상의 모든 이름이
너이고 나였으면 좋겠다
☆ 너는 이름 없이 오면 좋겠다 / 류 시 화
☆*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 중에서 ♡
여기 피운 향 한 촉은 너희 마음 정화하고
여기 밝힌 연등불은 너희 길을 밝히나니라
예년과 다름없이 내 명의로 된 집이 생기고 난 이후로 명절에는 조상에 대한 차례를 지내왔다. 우리 집에서 차례를 지내고 큰집으로 가서 명절 부모님과 작고한 큰 형님에게 순서대로 차례상을 올려었다. 그런데 3년 전부터 조카들이 추세가 명절 차례를 지내지 않는다며 우리도 추세에 따라서 그렇게 하자고 제안을 하므로 그렇게 하라고 했다. 명절 차례를 지내지 않다 보니 이제는 사촌끼리 만날 일이 없어졌다. 자연스레 멀어지게 되었다. 그렇다 보니 부모의 기제사도 직계 가족만 참여하게 되었다.
오늘은 부친 산소에 성묘는 큰집에서 차례는 올리지 않지만 식사를 하고 함께 가기로 했지만 우리 집에서 간단하게 차례를 올리다 보니 시간상 여유가 없어 큰 조카에게 전화해서 10시에 도착할 테니 아침식사는 너희들끼리 하고 성묘는 같이 가자고 했다. 정확히 10시 도착하여 조카 둘과 셋이서 부친 산소레 성묘를 다녀왔다.
큰 조카 손자 둘은 보이지 않았고, 둘째 석정이 딸만 둘이 와 있었다. 새해 세배를 하겠다고 해서 의식을 치렀다. 예전에는 조카며느리들에게도 세뱃돈을 봉투에 넣어 준비해 갔었는데, 이번에는 준비하지 못했다. 그래서 지갑에서 오만 원권 두장을 꺼내 손녀들에게 한 장씩 주었다.
상리 이화공원묘지에 있는 큰 형님 산소에 성묘를 가자고 했더니 둘째 조카가 고성 하이면 처갓집에 가는 길에 자기 식구들과 성묘를 하겠다고 하기에 가만히 생각해 보니 몇 해 전부터 그렇게 해 온 것 같아 그렇게 하라고 하고는 통영으로 넘어왔다.
큰형수님은 나를 그냥 보내기가 아쉬운 모양이었다. 술상을 차릴 테니 한잔하라고 했다가 아침 식사를 같이 하기로 해놓고 약속을 어긴 나를 못내 야속한 심사로 바라보았다. 부친 산소 성묘 갔을 때 형수가 챙겨준 제수(祭需)를 얼핏 봤더니 얼마 전 내가 식혜와 같이 갖다 준 알가자미, 가오리, 장어 등 건어였다. 집에 오니 동완이와 현종이네 식구들이 와 있었는데 현관에 들어서자 다섯 살 규민이가 거실에 들어서기도 전에 넙죽 절을 하면서 '할아버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배를 했다. 지갑 속에 단 한 장 남은 오만 원권 한 장을 세뱃돈으로 주었다. 그러자 현종이도 세배를 하겠다고 하여 조금 있다가 하라고 했다. 그러고는 통장을 가지고 농협 24시 창구로 가서 일백만 원을 인출해 와서 현종이 한테 새배를 받고 세뱃돈 5만 원을 주었다.
12시 너머 장문 쪽에 대형 커피숍이 생겼다며 커피를 마시러 가자고 하여 처음에는 너희들끼리 집사람하고 같이 가라고 했다가 아니다 싶어 동행하기로 했다.
처음 가본 '바다담 베이커리 카페'는 웅장했다. 커피숍이 아니라 기업체였다.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다. 겨우 자리를 잡았다.
세시쯤 돌아오는 길에 박서방과 지윤이, 그리고 집사람은 저녁을 위해 롯데마트 쇼핑을 가고 현종이와 집으로 오다가 내가 샤워하러 갈 테니 혼자 집에 있으라고 했더니 친구 장재혁이 한테 전화하더니 오라고 했다며 그리로 가고 넘버원휘트니스로 갔더니 셔터가 내려져 있었다. 스마트폰 문자메시지 창을 열었더니 개인사정으로 열두 시에 문을 닫으니 죽림 분점을 이용해 달라고 했다.
돌아와서 집에서 샤워를 했다.
처남댁 가족과 쇼핑 갔던 식구들이 모두 모였다.
박서방이 차를 죽림에 갖다 두고 오면서 대방어 회를 두 접시 사 왔기에 어제 동완이가 사 온 양주와 처남이 가져온 양주로 시작했다.
이어서 규민이 조모가 보내온 쇠고기 세트를 풀어서 굽었다.
연례행사로 정착이 되었다.
둘째 처남이 내게 준 용돈
'일기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5.02.01(토) 지리산둘레길 2구간(운봉~인월) (0) | 2025.01.31 |
---|---|
2025.01.31(금) 자동차세 2대 연납, 참새와 방앗간 (0) | 2025.01.30 |
2025.01.30(목) 장사국밥 (0) | 2025.01.30 |
2025.01.28(화) (0) | 2025.01.27 |
2025.01.27(월) 비가 온다 (4) | 2025.01.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