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방

2025.04.03(목) 수필교실2

버팀목2 2025. 4. 3. 11:43

2025.04.03(목) 흐림





☆    4   월   의   꽃   길

어슴푸레 저녁나절
그리움 가득 깔깔 거리는 꽃의 음표들이
봄의 페이지를 비움으로 물들이고 있다
내내 봄바람 불더니 뭉클한 꽃바람 분다

영혼의 샘을 길어
하루하루 육화 돼 가는 꽃 무리
갸웃한 세포들이 봄으로 유동되어
희망을 틔우는 눈웃음의 여울에
톡톡 터지는 빛 고운 파스텔 톤의 컬러들

생각하면
이슬로 맨발도 부시고
독특한 풀잎의 향기를
가슴으로 안으면 한없이 자유롭고
우리 집 골목에는 비름 나물이며 질경이가
봄바람에 피식 웃었지

유채꽃 향기 타고
달래가 긴 대롱을 끌어올리고
냉이 꽃 하얗게 서캐처럼 온 들판을 누우면
바람이 숨죽인 넘실넘실 영락없이
안개가 가득 피던 봄밤
가슴에 곱게 접힌 낯익은 골목골목들

명도 맑은 수채화처럼
천년만년 변하지 않는 빛 고운 삽화들
더러 잊을 수 없는 영혼의 무의식에
화흔으로 각인된 푸르고 달 큰 한 그것은
잊ㆍ을ㆍ수ㆍ없ㆍ는ㆍ그ㆍ리ㆍ움ㆍ


☆* 그리움은 학이 되어 * 중에서
           고    은    영       글


♤      에       필      로      그

사랑하는 사람이여
나 이제 어디로 갈까요

지금 차장 밖에 있는
산과 나무와 4월의 꽃들에게 안녕을 고하고 떠나 왔어요
아니, 어쩌면 그들이 내게 안녕을 고하고
떠났는지 모르겠어요
백미러 속 세계가 타인의 세계처럼
점점 멀어져 가고 나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내가 사랑한 사람들이여
나를 사랑해 준 사람들이여
내 가슴속 사랑 너무 깊어 울 것만 같은데요
지금도 방금까지 내가 있던 나의 체온이
채 식지도 않은 그 아늑하던 세계가
자꾸 멀어져 가네요

4월이여
사랑이여

☆ 4월 어느 날의 나의 연가 / 최     영  희

☆* 시 전 집 *  중에서 ♡



 
#1

 

 

 수필교실 수업중에 거제 작은 누님한테서 전화가 와서 복도로 나와서 받았더니 방화골 집 당장에 엄나무 순이 채취할 시기라며 내일 가자고 했다. 작년에는 내가 거제로 가서 능포동 누님댁에서 모시고 갔었는데 내일은 현종이 등교시키고 나면 시간이 안맞을 것 같다고 했더니 누님은 버스로 거제에서 고성까지 간 후 고성에서 택시로 방화골로 가겠다고 하기에 그러면 천천히 나는 가겠다고 하고 전화를 끊었다.

  

 오후에 수영장 다녀와서 허기로 인해서 오징어 등 간식을 먹었더니 저녁식사시간에 새 풍화식당에서 강여사가 장어탕을 시켰는데 소주도 장어탕도 구미가 당기지  않았다. 오늘따라 주방장이 내가 좋아한다고 돔머리 구이를 서비스로 내어 놓았는데 손도 대지 않았다.

 귀갓길에 공설운동장 가서 열 바퀴를 걷고는 집으로 왔는데 이제야 허기가 온다. 아파트 뒤에 있는 편의점으로 가서 도산막걸리 두 병을 사 왔다. 집사람에게 계란 후라이를  부탁해서 안주삼아 먹고 잠자리에 들었다. 걷는 운동을 하고 와서 막걸리 먹었으니 오늘은 허탕이다. 

 

 

 

 

 

 

[김창균 칼럼] 극단 충돌 부추기는 '탄핵' 미국식으로 바꿔야 국회 의결만으로 직무 정지 기각 뻔해도 날림 탄핵

파면이면 두 달 내 大選 여야 정권 교체 공방 총력 어차피 불거질 개헌 논의 때 권력 구조와 함께 손봤으면

입력 2025.04.03. 00:21업데이트 2025.04.03. 10:32
 
 
 
 
윤석열 대통령 탄핵 선고를 이틀 앞둔 2일 서울 헌법재판소 주변에 경찰버스로 만든 차벽이 설치돼 있다./고운호 기자
 

 

 

헌법학 최고 권위자인 고(故) 김철수 서울대 명예교수의 ‘헌법학 신론’을 오랜만에 들여다봤다. 탄핵 제도에 대해 “사회 심리적 효과를 노리는 것 이외에는 실효성이 없는 헌법의 장식물’이라고 썼다. 200년 넘게 대통령제를 운영해 온 미국에선 ‘하원 소추, 상원 심판’을 거쳐 대통령이 파면된 적이 없거니와, 이 책 13판이 나온 2003년까지는 한국에서도 탄핵이 작동한 적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어느새 한국 정치에서 탄핵은 ‘뉴 노멀’이 돼 버렸다. 1987년 헌법 이후 대통령 8명 중 노무현, 박근혜, 윤석열 세 명이 탄핵 심판을 받았다. 대통령 아닌 공직자가 탄핵 소추된 것도 전 정권까지는 딱 1건이었는데, 윤 정부 들어서만 13차례다. 야권이 대통령 아닌 공직자를 탄핵할 수 있는 과반 의석을 확보한 적은 1988년 13대 총선(노태우 정부), 2000년 16대 총선(김대중 정부), 2016년 20대 총선(박근혜 정부) 등이 있었지만 탄핵 카드를 꺼내 들 엄두를 내지 못했다. 탄핵은 정치권을 그라운드 제로로 만드는 핵무기여서 함부로 쓰면 함께 파멸한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이재명 민주당’은 달랐다. 탄핵을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았다. 30번이나 발의한 탄핵안에 국민들이 무감각해질 정도였다. 대통령이 “줄탄핵 패악질 때문에 계엄을 했다”고 하자 “그런 일이 있었느냐”고 놀랐다. 계엄령을 계몽령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처음 망설였던 길도 몇 번 다녀보면 익숙해지기 마련이다. 앞으로도 범야권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면 거침없이 탄핵 카드를 꺼내 들 것이다. ‘실효성이 없는 장식물’이 아니라 실제 상황이다. 그래서 요술 항아리를 빠져나온 ‘지니’가 함부로 날뛰지 못하게 제도를 고쳐야 한다.
‘탄핵 소추의 의결을 받은 자는 탄핵 심판이 있을 때까지 그 권한이 정지된다’는 헌법 65조 3항이 그 첫째다. 헌법을 만든 사람들은 “국회 재적 과반 의결로 소추안이 통과된 공직자라면 심각한 결격 사유가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그래서 일단 직무를 정지시킨 상태에서 헌재 심판을 받도록 했다.
‘이재명 민주당’은 그 상식적 믿음을 저버렸다. 악덕 공직자를 ‘파면’하기 위한 탄핵을 멀쩡한 공직자를 일정 기간 ‘직무 정지’시키는 용도로 활용했다. 소추부터 심판까지 직무 정지 기간은 한덕수 권한대행이 87일로 짧았고, 이재명 대표 수사를 담당하던 이정섭 검사가 복귀하기까지는 270일이나 걸렸다.

 

민주당은 탄핵 직무 정지로 방통위를 무력화했다. 윤 대통령이 임명한 방통위원장 이동관, 김홍일, 이진숙 3명 모두에, 이상인 직무대행까지 탄핵안을 발의했다. 방통위가 친야(親野) MBC 지휘부를 교체하지 못하도록 막기 위해서였다. 윤 정권이 출범한 지 3년이 다 되도록 MBC는 문 정권이 꾸려 놓은 지휘부가 그대로 자리를 지키며 반윤(反尹) 미디어로서 소임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 반면 미 하원에서 탄핵 소추안이 통과된 후 상원에서 기각된 클린턴, 트럼프 대통령은 직무가 정지된 적이 없다. 우리도 이런 제도였다면 민주당이 9전 9패할 날림 탄핵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탄핵으로 대통령이 파면됐을 때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선거한다’는 헌법 68조도 극단적 정치 충돌을 부추긴다. 대통령이 쫓겨났다는 후폭풍 속에서 두 달 만에 치르는 대선에선 야당이 압도적으로 유리하게 마련이다. 그래서 야당은 탄핵 인용, 여당은 탄핵 기각에 올인한다. 지난 몇 달간 국민이 목격한 대로다. 미국에선 대통령이 사망이나 탄핵으로 궐위될 때 부통령부터 헌법이 정한 순서에 따라 대통령직을 승계한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 소추됐을 때 “안정감 있는 펜스 부통령이 승계하는 게 오히려 낫다”고 믿는 공화당 사람들도 있었다. 대통령과 러닝메이트로 선거를 치른 부통령이어야 승계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할지 모르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포드 대통령은 애그뉴 부통령이 부패 혐의로 사임하자 후임 부통령으로 임명됐다가 닉슨 대통령 사임에 따라 승계했다. 미국의 정치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에서도 하원 의장이었던 주인공이 부통령과 대통령이 차례로 낙마함에 따라 대선을 치르지 않고 대통령이 된다. 대선에선 국민이 대통령과 집권당을 함께 선택한다. 그런 만큼 대통령을 탄핵하더라도 집권 세력에게 당초 임기는 보장해 주는 편이 옳다고 본다. 탄핵으로 대통령 선거 날짜가 계속 바뀌는 것도 후진적 양태다.
헌재가 4일 어떤 결론을 내리든 개헌 논의는 불거지게 돼있다. 권력 구조를 논의할 때 탄핵 관련 제도도 함께 손봤으면 한다.
 
*뉴 노멀(new normal  : 새로운 기준, 시대 변화에 따라 새롭게 부상하는 기준이나 표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