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방

2026.01.31(토) 오늘부터 집에서 저녁을 해결하기로 마음을 정했다

버팀목2 2026. 2. 1. 18:50

2026.01.31(토) 흐림  7°/-3° 일출 07:25/일몰 17:53





☆         성      에      꽃

추위가 칼날처럼 다가든 새벽
무심히 커튼을 젖히다 보면
유리창에 피어난, 아니 이런 황홀한 꿈을
보았나

세상과 나 사이에 밤새 누가
이런 투명한 꽃을 피워 놓으셨을까.

들녘의 꽃들조차 제 빛깔을 감추고
씨앗 속에 깊이 숨 죽이고 있을 때
이내 스러지는 니르바나의 꽃을
저 얇고 날카로운 유리창에 누가 새겨
놓았을까.

하긴 사람도 그렇지,
가장 가혹한 고통의 밤이 끝난 자리에
가장 눈부시고 부드러운 꿈이 일어서지.

새하얀 신부 앞에 붉고 푸른 색깔들
입 다물듯이 들녘의 꽃들 모두 제 향기를
씨앗 속에 깊이 감추고 있을 때

어둠이 스며드는 차가운 유리창에
이마를 맞대고 누가 저토록 슬픈 향기를
새기셨을까,
한 방울 물로 스러지는
불가해한 비애의 꽃송이들을

☆* 남자를 위하여 * 중에서 / 문  정  희     글



♤          에           필          로          그

먼 나라의 겨울밤
자작나무들은 꽁꽁 언 산록을 뜨지도
못하고 살갗이 얼어서 산다

먼 나라의 겨울밤
별들은 언 천장 밖으로 도망가지도 못하고 눈물이 얼어서 산다

더 먼 나라의 겨울밤
허공은 자작나무들도 별들도 덮어 주지 못해서 한숨으로 밤을 지새운다

아주 가까운 나라의 겨울 아침
오 갈데없는 한숨과 유리창이 만나
함께 얼어서 빛난다


☆ 성에꽃    /   문   정   희

☆* 하모니카 부는 오빠 *  중에서 ♡

매일 저녁 혼자 외식하는 밥값이 5~6만 원인데 집사람 저녁 시간 알바로 버는 수입을 능가하는데 그만 집사람이 저녁일을 그만두고 밥을 준비하는 것이 경제적이지 않느냐는 지인의 충고에 진심이 담겼다.
토요일 저녁은 집사라이 일을 일찍 마치지만 닷새 동안 아침부터 하루 종일 두세 곳을 전전하는 일에 시달리고는 토요일 저녁은 자유시간을 갖고 싶은 것이 인간의 기본 욕망일터인데 그 시간마저 내가 뺏을 순 없지 않은가?
그래서 당장 오늘 저녁부터 퇴직 후 10여년 간 이어져 오던 저녁 외식을 중단하고 집에서 자력으로 해결하기로 작정했다.

집사람은 오사장 부인과 미팅이 있다고 나더러 저녁 해결하라고 전화가 왔었다.
혼자서 주섬주섬 인덕션 위 프라이팬에 아침에 반 먹고 남은 벵에돔구이와 강된장을 데우고, 베란다 술 창고에서 640ml 좋은 데이 2병을 식탁 위에 갖다 놓고 안방 냉장고에서 카스 캔맥주 1개와 칭다오 캔맥주 1개를 꺼냈다.
거실 냉장고에서 굴젓, 명란젓, 청어새끼와 고추장 그리고 대구아재비 건어 한 마리를 찜솥에 넣어 인덕션을 가동하고 식탁에 앉았다.
대충 상차림이 된 것 같았다. 소맥으로 두어 잔 마시고 나니 찜솥에 김이 나고 있었다.
알맞게 간이 밴 대구아재비까지 출동이다.
이렇게 1월의 마지막날 혼술로 집에서 첫 술자리가 무르익었다.
햇반을 전자레인지에 데워서 김에 싸서 먹으니 이것 또한 술안주로써 비길 데가 없다.
소확행(小確幸)이 따로 없다.

☆소확행(小確幸) :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뜻으로, 일상에서 누리는 소소한 즐거움을 이르는 말.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의 줄임말

일상의 행복을 찾는 현대인의 3가지 필수 키워드!
점메추, 소확행, 워라밸





21:08경 베란다에서 바라본 장골산 기슭에 헤드렌턴 불빛이 어지럽게 정상을 향해 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