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방

2024.02.06(화) 거울 닦기

버팀목2 2024. 2. 6. 06:02

2024.02.06(화) 흐리고 비

 

 

 

 

아침에 눈 뜨고 곧장 텔레비전 뉴스를 튼다 유일하게 텔레비전을 켜는 시간이다.

비데가 설치된 거실 화장실을 다녀와서 안방 화장실에서 양치질하고 세수한 다음 책상 앞에 앉아 노트북을 열면서 거울을 닦는다 그런 다음 거울 속에 비친 내 얼굴을 잠시 주시한다.

어제 보아왔던 내 얼굴에 주름살이 하나 더 늘어났다 늘어난 주름은 세월 탓도 아니다 그냥 세월속에 스며들어 살아온 내 인생의 계급이나 마찬가지다.

 

대문 앞에 배달된 조간신문을 들고 들어와서 1면 톱기사와 A30면 오피니언 칼럼과 A31면 사설을 훑어본다.

 

07:30경 집을 나선다 죽림으로 가서 현종이 책방을 점검하고 스마트폰 가방 속에 용돈도 체크한다. 1일 용돈이 3,000원인데 내 지갑 속에는 천 원권 2장밖에 없어 지윤이 한테 천원권 한 장을 달라고 했더니 박서방한테서 만원권 한장을 받아 건네준다. 그리고 현종이한테 3천 원만 쓰고 7천 원 잔돈은 남겨오라고 일러둔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오는데 집사람한테서 전화가 왔다 한선아파트 옆 주공아파트가 일자리다 거기 초교1학년 학생을 등교시키고 나면 일이 끝나고 내 승용차편으로 귀가한다.

 

현종이를 등교시키고 나서 내가 하는 말이 정량동에 몰려 있는 생선 매운탕 식당들이 무전동 일대에도 하나쯤 있으면 좋으련만 했더니 오랜만에 매운탕을 먹으러 가잔다.

08:40경 정량동 소재 청정회식당으로 갔다 식당 안은 먼저 온 손님들로 법석 댔는데 주로 동남아에서 취업차 온 외국인들을 고용주가 데리고 온 것이다.

 

볼락매운탕을 주문했다. 메뉴판 가격표가 덧씌워져 있었다 지난 겨울초에는 매운탕은 17,000원, 물메기탕은 20,000원이었는데 매운탕 종류는 모조리 15,000원, 물메기탕은 18,000원으로 하향되어 있었고 추가로 도다리쑥국이 17,000원이라고 식당 기둥에 붙어 있었다. 

 

그렇게 아침식사를 하고 돌아왔다 오후 무렵에는 헬스장에서 부재중 전화가 지인으로부터 들어와 있어서 전화를 했더니 저녁에 박사장 일행 5명이 예약주문이 들어왔는데 테이블 하나 채워달라는 것이었다.    

 

저녁에는 시장보리밥집으로 가야 한다.

 

어제 동아일보 신문 A31면

 

내가 만난 名문장  낙원을 누릴 자격

 

"도망쳐서 도착한 곳에 낙원이란 있을 수 없다" - 미우라 겐타로 '베르세르크 단죄 편 - 로스트 칠드런의 장' 중을 다시 읽는다

 

작중 견디기 힘든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어디라도 좋으니 이곳이 아닌 어딘가로 데려가 달라고 외치는 소녀에게 주인공은 도망쳐서 도착한 곳에 낙원이란 있을 수 없고 도착한 그곳 역시 전장이라고 말한다.

   소녀의 바람을 거절한다기보다 소녀가 스스로 자신의 역경을 헤쳐 나갈 수 있는 용기를 주려는 의도이자 그녀만의 전장에서 싸워 나가라는 역설이다. 어쩌면 아버지에게 버림받고, 믿었던 전우에게 배신당하며 그 누구보다 현실로부터 도망치고 싶었던 자신에게 하는 다짐의 말이기도 하다. 베르세르크의 세계관을 가장 절실하게 담아낸 대사다.

   누구나 살아가며 원치 않는 상황을 막닥뜨리고 때론 감당하지 못할 것 같은 두려움에 도망치고 싶을 수 있다. 하지만 그 도망이 자포자기의 도망이 돼선 안 된다. 스스로 변하지 않으면 세상은 변하지 않고 어디로 도망친다 한들 그곳 역시 또 다른 전장일 뿐이다. 중요한 건 무조건적인 회피가 아닌 극복하려는 의지와 실천하려는 용기다. 간절함에서 나온 작은 발버둥이 새로운 상황을 만들고 난관을 넘어서는 시작점이 된다. 이런 마음가짐과 행동이 자신을 한 단계 성장시키기도 한다. 미우라 겐타로 작가 역시 더 좋은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끊임없이 본인을 채찍질한 심경을 표현한 게 아니었을까.

 

박태준 웹툰  '외모지상주의' 작가 

 

 

 

☆     그  리  운    꽃  편  지

밖에 찬바람이 붑니다
이렇게 바람이 부는 날은
당신이 그리워 찬바람 소리 들리는
겨울산에 갑니다

겨울 찬바람 속에서도
꽃망울들은 꽃소식 기다립니다
오셔요
꽃망울 터뜨릴 꽃바람으로 오셔요

꽃바람으로
저 푸르른 산맥을 넘어
그대가 달려오면 나도 꽃망울 터뜨리며
꽃바람으로 저 푸르른 산맥을 넘어
찬바람 속을 뚫고 달려가겠어요

밖에 찬바람이 붑니다
이렇게 바람 불어 당신이 그리우면
당신을 찾으려 숨찬 겨울산을 몇 개 더 넘습니다


☆* 참, 좋은 당신 *   중에서  /   김   용  택       글




♤             에             필            로           그


내가 당신을 사랑하여 너무도 사랑하여
겨울밤이 깊어만 가고
내가 당신을 그리워하여 너무도 그리워하여
겨울밤이 깊어만 가고
내가 당신을 못 잊어 죽어도 못 잊어
겨울밤이 춥기만 하네

아 ~
당신은
겨울밤에 그리운 당신은
이 밤 지새도록 그리운 당신은

내 전부를 주고도 다 주고도 모자랄 당신을
아직도 죽을 만큼 사랑하는 까닭에......


☆ 겨울밤에 그리운 당신은     /        이         채

☆* 이 채의 뜨락, 시가 있는 아침 *  중에서  ♡

 

유국장님으로 카톡으로 매일 부쳐져 오는 시 한 편을 옮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