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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사년(乙巳年) 시작하기

버팀목2 2025. 1. 9. 14:25

 

을사년(乙巳年) 시작하기

김봉은

 
 
 을사년이 시작되었다.
 시작이라고 해봐야 거창한 뭐가 있는 것이 아니다. 단지 금년의 시작일인 어제는 신정이라고 공휴일이라서 그다음 날인 오늘이 모든 관공서와 기업체에서 시무식을 시작으로 업무가 시작되는 날이다. 백수에게는 시무식도 없지만···.
 집안에 비치된 갑진년(甲辰年) 달력은 모두 제거를 했다. 대신 을사년(乙巳年) 달력을 비치하고 책상 위 달력은 교체하면서 부모님 기일 등 연중 주요 행사는 음력을 기준으로 하다 보니 지난해 달력을 보고 새 달력에 일정을 기재해 두는 것이다. 무슨 의식을 치르는 것인 양 신중을 기해서 해야 한다.
 지난해처럼 큰 형님 기일을 서울에 사는 딸과 사위들 일정을 고려해서 앞, 뒤 가까운 주말에 기제사를 올리기로 재작년 기제사 때 미리 선고(先告)도 내가 직접 해놓고 진작 기제사 날에는 그 일을 새까맣게 잊은 채 본래의 기제사날 저녁에 큰집에 가니 집안 전체가 깜깜해져 있었다. 분명 지인으로부터 전해 듣기로는 오전에 우리 큰집 앞을 지나오는데 승용차가 서너 대 주차되어 있었다고 전해 들었는데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 큰집 앞에 주차를 하고 제주(祭酒)를 들고 큰집 대문 앞에서 섰다가 도로 승용차에 올랐다. 오전에 주차되어 있었다던 승용차들은 보이지 않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기제사는 전날 토요일 밤에 지냈다는 것이었다.
 기제사 당일 가족들 누구라도 내게 전화라도 한통 했으면 하는 야속함도 있었지만, 누구를 탓할 게재가 아닌 것만은 명백하다. 이런 실수를 재발하지 않기 위해서는 내가 신경 써야 하는 일이다. 특히 문중 시사(時祀) 날은 음력 시월 둘째 일요일에 지내기로 했는데 둘째 일요일 산정 방법이 헷갈릴 수 있다. 즉 둘째 주 일요일이냐? 두 번째 일요일이냐? 문중 장부를 보니 둘째 일요일이라고 기재를 해 두었는데 이는 두 번째 일요일을 의미하는 것이다. 둘째 주가 아니고 두 번째 일요일이다. 문중 총무를 맡아 문중재산 관리와 문중 시사 등을 주재하면서 타 종원들이나 직계 조카들은 내가 완벽주의라고 믿어 의심치 않고 있으며, 내 자신도 작은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성미이다. 새해를 맞이하면서 작은 각오들을 되새겨본다. 젊은 날의 조그마한 실수는 혈기로 치부할 수 있었지만 이제 칠순이다. 돌다리도 두들기며 건너야 하고, 조그마한 흠결도 남겨서는 아니 된다.
 작심삼일(作心三日)이란 "반복되더라도 그것은 실패가 아니라 다시 시도할 수 있는 용기를 기르는 과정이다"이란 글을 월간 '공무원연금'지에서 읽었다. 을사년 나의 작심삼일로 [중후한 작품, 서정적이면서도 가슴에 울림을 주는 글 서너 편 더 쓰세요.]. 내가 쓴 수필  '북극성을 보며' 첨삭 지도 완결에 즈음하여 나의 최애 작품이라며 덧붙여 보내온 양미경 선생님의 응원 글을 내 을사년(乙巳年) 새해  목표로 정했다. 내 자신에게 응원과 기대를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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