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방

2025.03.18(화) 충무도서관 곰솔수필문학회 월례회

버팀목2 2025. 3. 18. 10:13

2025.03.18(화) 맑음






☆      동     백

붉은 꽃송이 내려앉는 밤
얼어붙은 공기들이 붉은 물방울이 되는 밤
불꽃같은 심장들이 하나씩 제 몸을 분해하여 타오를 꿈을 펼치는 시간

숨소리가 파도의 턱 까지 차올라
철썩거리고 어제를 찢고 어제를 뜯어
풀어진 것들이 뭉쳐질 힘을 온몸에서
우려내는 중

지나간 슬픔이 너를 껴안고 바람소리를
낸다 해도 폭설의 발자국이 차갑게
너를 움켜쥔다 해도

달빛이 중얼거리는 해변을 구름 어깨너머로 훔쳐보고 있는 너는
아픔을 문질러 가루를 만들어버리는
붉은 손을 가진 너는
보름달의 죽음을 바라보기만 하는 너는
유골 단지에 네 붉은 머리칼을 던지는 너는

타락한 구름이 저들끼리 혼숙을 하고
슬픔과 고통의 하루가 쏟아져 내릴 때
자갈이 물 사이를 헤집고 헤어 치는 모습을
상상하는 너는

검푸른 파도가 네 침묵을 건드리고
겹겹이 꽃으로 둘러친 경계를 풀어 제치고
스스로 자유케 하는 힘으로
겨울의 심장에서 떨어져 나온 붉은 힘으로
어제의 붉은 기억을 뜨겁게 풀무질하는 힘으로

네가 놓아버린 고통들이 허우적허우적
파도쳐 갈 때 네가 보내버린 슬픔들이
성성하게 거품이 되어 파도칠 때
화염처럼 타오른 입술로 변방을 향해
감정의 내장들을 구불구불하게
펼치는데

어떤 질문에도 답하지 않는 길이
사방으로 열리고 물음으로만 깊어지는 강이 도달하는 죽음 같은 고요가 저 혼자 깊어 가고 통증은 잎사귀마다 차가워진 겨울의 민낯을 새긴다

바닥에서 꿈꾼 자의 얼굴로 붉게 타오르는 몸
조각들, 눈물방울들
분해되지 않는 뼈들을 잔뜩 달고
바람에 팔랑거리는 꿈을 달고
빠르게 늙어가는 연인에게 붉은 숨결을
던져, 자꾸만 던져,

☆* 시 전 집 *  중에서 / 권    순   자       글



♤      에       필      로      그

달빛이 고요히 흐르는 밤
달빛이 내리는 산사에
잠든 너의 모습 애달프구나

풍경도 잠이 들고 바람도 잦아든 뜰 안에
무서리 내려앉은 붉은 서리꽃
너의 붉은 입술이 여명에 이슬 되어
발아래 머문다

지친 영혼을 위한 위로의 샘이여
네 안에 고이 품은 뜨거운 열정이
내 가슴에 일렁인다


☆ 붉은 동백   /  이   명   순

☆* 시 전 집 *  중에서 ♡



 

 

 

 

 오늘은 곰솔수필문학회 월례회가 있는 날이다.

 오후 3시에 집에서 출발했는데 통영시립 충무도서관까지는 1.9km로 교통량이 적은 한낮에는 5분 정도 소요되었다. 내가 제일 먼저 도착했을 거라고 여기고 강의실에 들어가니 총무 이은희 선생과 오늘 신인상 수상자인 강둘자 선생이 와서 강의실 정리를 하고 있었다. 그들을 도와서 강둘자 신인상 수상 플래카드도 게첨 하고, 이어서 도착한 양 선생님이 가져온 도서들을 책상 위에 진열했다. 그리고 가져온 책 4권을 골라 챙겼다. 수업이 종료되고 모두 한우정으로 이동해서 만찬을 즐겼다. 오늘 만찬은 수상자인 강둘자 선생이 부담했었고, 성길남 회장의 인사말이 있었는데 인사말 중에 강둘자 선생에 이어 오늘 수필 발표한 김 선생과 박 선생도 곧이어 신인상 도전을 격려했는데 양 선생이 덧붙여 신인상 수상하려면 돈부터 벌어 놓아야 한다고 농을 던졌다. 그 말 뜻은 수상하게 되면 단체에 밥도 사야 되고 여타 경비가 지출되니 그것을 예상하여 돈을 준비해 두라는 뜻일 것이다.

 

 집에와서 방안 공기가 쌀쌀해서 전기장판 코드를 콘센트에 꽂았더니 스파크 불꽃이 튀었다. 그래서 노후되어 그런가 싶어 뽑아서 버리고 곧장 월드마트로 가서 3구짜리 콘센트 2개를 사 와서 꽂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