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24(화) 비

☆ 여름에 본 것 들을 위하여
여름에 흰 영사막처럼 모든 풍경이
정지하고 있을 때 아이들이 웃통을 벗고
모래밭 길로 뛰어가는 것을 본 적이 있는가
창끝 같은 예리한 햇빛이
검은 피부에 찍히는 눈부심을 본 적이 있는가
매미 소리에 취해버린 나무 이파리들이
주정하듯 진동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는가
보았는가?
여름바다를 시의 첫 구절과도 같고
터져버릴 기구와도 같고, 녹슨 철책을
기어 올라가는 푸른 담쟁이덩굴과도 같고
보르네시아 원주민들의 잔치와도 같은
그 여름 바다를
풀잎 속으로 숨어 버린 것은 무엇이었을까
공룡의 새끼를 닮은 도마뱀의 꼬리였던가
옛날 아주 옛날에 창공을 향해 쏟았던
화살촉이었던가
그렇지 않으면 그보다 먼 몇십 만 년 전
먼 조상들이 멧돼지를 사냥하다 버리고
간 돌 칸이었던가
여름에 본 것 들을 환각이라고 말하지 말라
우리들은 깨어 있었었고 천 번 만 번
여름 태양이 출혈을 하는 그 뜨거운 빛의
세례를 받고 있었다
돌은 옛날 생명이 찍힌 화석이 되고
식물 채집통에서 해방된 풀들은
모두 양치루처럼 톱니가 나 있었다
다만, 잠들어 있던 것은 시간이었을 뿐
우리는 대낮 속에서 분명 낮잠을 잔 게
아니었다
원시의 기억들이다
흙 속에 매장된 흰 뼈들이
유리처럼 투명하게 풍화되어 부서지던 시간
여름에 본 것 들을 잡아 두기 위해서
도시의 시인들이여, 하품하지 말라
그리고 낮잠을 거부하라
☆* 시 전 집 * 중에서 / 이 어 령 글
♤ 에 필 로 그
여름 철 덥고 짜증스런 날이면
참고 기다리라는 뜻인 줄 아세요
어쩌다 시원한 소나기라도 내리면
그것은 잘 참고 견딘 상으로 내려주신
은혜라 생각하세요
아침에 눈을 들 때 햇빛이 비치거든
그것은 열매를 맺는 결실인 줄 아세요
하늘에 뭉게구름이 피고 저녁놀이 고우면
그것은 풍요로운 가을이 멀리서 오고
있음 이예요
빨간 고추잠자리가 날고 백련지의
고고한 자태를 만나면
그래서 여름이 행복인 줄 알 거예요
☆ 여름 / 황 규 환
☆* 시 전 집 * 중에서 ♡

24일 만에 상처가 났고 딱지가 떨어졌다.



멍게수협에서 장골산 올라가는 길에 우리 아파트가 조망되는 쉼터에서···.

북포루 북벽!

개망초 군락지

기념물 제106호 통영성지 비석











북신성당 위에서 장골산 중턱을 가로질러 멍게수협으로 오는 길에 있는 연못

인동덩굴 한 무더기

소나무가 팔을 옆으로 쭉 욱 뻗은 형국이다



여기가 삼각점이다.

멍게수협에서 북포루에 올랐다가 북신성당 위를 거쳐 멍게수협으로 원점회귀하는 데 3km 약 1시간 10분 소요되었다.

어제 통원치료 갔다 오다가 오거리시계탑이 바뀐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바뀐 시계탑 안에 박경리 동상이 들어 있었다. 두 번이나 읽은 <김약국의 딸들>이 생각났다. 잊을까 싶어 복귀한다.
'저의 아버지는 고아로 자라셨어요. 할머니는 자살을 하고 할아버지는 살인을 하고 어디서 돌아갔는지 아무도 몰라요.
아버지는 딸을 다섯 두셨어요. 큰 딸은 과부, 그리고 영아 살해혐의로 경찰서까지 다녀왔어요. 저는 노처녀구요. 다음 동생이 발광했어요. 집에서 키운 머슴을 사랑했죠. 그것은 허용되지 못했습니다. 저자신부터가 반대했으니까요.
그는 처녀가 아니라는 험때문에 아편쟁이 부자 아들에게 시집을 갔어요. 결국 그 아편쟁이 남편은 어머니와 그 머슴을 도끼로 찍었습니다. 그 가엾은
동생은 미치광이가 됐죠. 다음 동생이 이번에 죽은 거예요. 오늘 아침에 그 편지를 받았습니다.' - 본문 중


점심으로 새우탕컵라면으로 간단히 때우고 저녁에는 물목 20호 두 권을 들고 부르고 회 모임이 있는 하원 황칠오리집으로 가서 평소 단톡방에 자작시를 올리고 하는 김맹구 회원에게 한 권주고 한 권은 경우회 사무국장에게 경우회사무실에 비치하라고 주었다.
오리백숙에 들어가는 황칠옻나무가 완도군 보길도에서 자생하는 나무라고 쓴 글이 벽에 붙어 있었다.
보길도 하면 1박 2일 여행을 다녀온 곳이다.
아련한 추억이 스멀스멀 떠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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