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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건너편에 선혜사라는 사찰이 건립되었다.
□. 오늘의 운세
"부드러운 말 한마디가 행운을 가져온다."
양각유보(兩脚有步)!👮
“두 다리로 걸을 수 있을 때만 인생이다!”
인생의 마지막 문장은
"나는 끝까지 내 발로 걸었다"
가장 품위있는 말이다.
어제 현종이와 규민이가 도남동가서 자전거를 너무 무리하게 탔었고 거기에다가 동완이 집에서 우리 부부 합동 생일잔치 한다고 밤늦게 잠자리 들었던 휴우증으로 결국 현종이 등교시키고 다시 규민이 까지 도담어린이집 등원시키고는 오늘부터 일주일간 통고 시험기간이라 매점 문을 열지 않기때문에 주간 출근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아침밥은 서호동 '새터시장맛집' 가서 시락국을 둘이서 먹고왔다.
헬스장 갈까말까 하고 있는데 지윤이 한테서 전화가 와서 자기집에 두 시에 냉장고 고장으로 서비스 기시가 온다고 그전에 가서 냉장고 바코드를 찍어서 기사에게 보내야 한다고 했다.
일은 그렇게 시작됐다. 냉장고 커서 좋다고 그냥 막 집어넣은 것이 탄로났다.
서비스 수리를 위해 내용물을 몽땅 꺼집어내야 했다.
인생, 그리고 세월을 낚다
김 봉 은
내 고향은 읍내에서 십 리나 떨어져 있는 반농 반어촌이다. 중학교는 읍내에서 오리나 더 비포장도로를 걸어서 가야 하는 곳에 있었다.
언제였던가. 두어 살 위 형들이 마을 아래 부둣가에서 낚시하는 모습을 보고는 나도 해보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학년이 바뀌자 가정방문 조사서에 취미가 무엇인지 적는 난이 있었다. 나는 적을 게 없어서 ‘소 풀 먹이는 거.’ 했더니 친구들이 폭소를 터뜨렸다. 부끄러웠던 그 날을 떠올리며 나도 낚시를 배워서, 취미가 ‘낚시’라며 당당하게 적어보고 싶었다.
하루는 톱과 낫을 들고 남의 대밭에 바람처럼 숨어들어 대나무 하나를 베어 집으로 와서 보니 굽어 있었다. 곧게 뻗은 대나무라고 벤 것인데…. 형들이 하는 방법대로 해보았다. 굽은 부위를 짚불에 구워서 뒤꼍에 펴놓고 돌을 가져와서 그 위에 눌러두었다. 며칠 후에 보니 희한하게도 곧게 펴져서 낚싯대로 쓸 수 있었다.
썰물 때 마을 아래 갯벌로 갔다. 오뉴월 땡볕에 비지땀을 흘리며 갯지렁이를 오후 내내 파서 찌그러진 통에 담았다. 해 질 무렵 산에 풀어놓았던 소를 집 외양간에 매어 놓고는 바닷가로 내달렸다.
방파제에서 밀물이 썰물로 바뀔 때까지 낚싯대를 드리웠으나 입질조차 하지 않았다. 캄캄한 둑길을 따라 집으로 오면서 정성스럽게 만든 낚싯대를 분질러 팽개쳐버렸다. 다시는 낚시를 하지 않겠다고 허공을 향해 소리쳤다. 집을 향해 터덜터덜 걷는데 쪼르륵거리는 소리를 듣고서야 온종일 빈속이라는 것을 알았다.
몇 날 며칠 낚싯대로 쓸 대나무를 꺾을 기회를 엿보고, 굽은 대나무를 곧게 편다고 짚불 연기에 눈물까지 흘려가면서 하루해를 보냈고, 땡볕 아래 미끼 판다고 땀을 쏟았는데 내 강태공 입문은 그렇게 허사로 막을 내렸다.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서너 번 더 시도해 보지 않았던 그 날의 포기는 낚시보다 인생을 서툴게 배운 순간이었다.
낚시하면 떠오르는 분이 있다. 첫 부임지의 파출소장이다. 소장은 비번날이면 항상 낚시터를 찾았다. 그는 저수지나 수로에서 민물낚시를 즐겼다. 특이한 것이 종일 한 치의 움직임도 없이 그 자리에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다는 것이다.
회식 날, 고기가 입질이 없으면 장소를 이동해야지, 왜 한 장소에서 계속하느냐며 물었더니 돌아온 답변은 이러했다.
“낚시터는 명상하는 자리라네. 처음에는 오늘은 어떤 종류의 고기가 입질을 할까? 궁금하기도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살아온 과거를 반추하면서 잘못에 대해 반성도 하고, 닥쳐올 미래도 구상한다네.”
낚시란 고기를 끌어 올리는 일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오래 바라보는 일이라는 말로 들렸다.
이태 전 소장의 갑작스러운 부고를 전해 들었다. 장례식장에서 만난 가족은, 급성 췌장암 판정을 받고는 수술비와 항암 치료비 등을 걱정하면서 남은 가족에게 폐 끼치고 싶지 않다고 했다 한다. 그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삶을 소유하지 않고 정리했다. 마치 오래 낚시하던 자가 미련 없이 낚싯대를 거두듯이.
오늘따라 낚시에 관한 그의 철학이 생각난다.
나는 아직 늦지 않았을까. 아니, 어쩌면 이제야 비로소 낚싯대를 드리울 자리에 선 것은 아닐까.
언제 아들 녀석과 조용한 바닷가에 나란히 앉아 낚싯대를 드리워야겠다. 말이 많지 않아도 좋은 시간, 물결 위로 스미는 햇살처럼 삶의 이야기들이 천천히 떠오를 것이다. 성공과 실패 기쁨과 후회의 생생한 체험담을, 아버지로서가 아니라 먼저 살아본 인생 선배로서 조심스럽게 말을 건네고 싶다.
낚시는 고기를 낚는 일이 아니다. 기다림 속에서 나를 돌아보고, 흐르는 시간을 붙잡아 의미로 건져 올리는 일이다. 물속을 헤엄치는 것을 물고기지만 그 곁에서 함께 흔들리는 것은 우리의 세월이다. 아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인생도 낚시처럼 서두르지 말고, 때로는 허탕이 삶을 단단하게 만든다는 것, 그리고 가장 귀한 것은 손에 쥔 물고기가 아니라 함께 나 눈 침묵과 그 속에서 자라나는 마음이라는 것을. 그날 우리가 낚아 올릴 것은 한 마리의 고기가 아니라 지나온 세월에 대한 이해와 다가올 내일을 견딜 수 있는 부자간의 믿음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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