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추억하기김봉은 몇 해 전 추석을 앞둔 음력 칠월 스무 여드렛날 부친 산소 벌초(伐草)를 둘째 조카와 하기로 계획하고 큰집에 갔었고, 조카가 창고에 들어 있는 예초기를 꺼내 시운전을 해보는데 일 년 중에 벌초 때 한번 사용하고는 장기간 방치해 둔 상태라 시동을 걸어보는데 좀처럼 여의치 않아 결국 읍내에 있는 농기구 수리점 신세를 져야 했다. 조카가 읍내로 가서 예초기를 수리하고 다녀올 시간에 내가 먼저 산소로 가서 장마기간 엄청나게 세를 불려 진입로를 가로막고 있는 칡덩굴을 정리하여 통로를 개척해 놓으면 시간을 절약할 것으로 예측하고 낫으로 작업을 하다가 엉킨 칡덩굴이 덤불처럼 한 덩이가 되어 숲 전제가 요동을 쳤다. 그러자 덤불 속에서 왕벌들이 나타나 목장갑을 낀 내 오른손등을 큰 왕벌이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