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04.11(금) 맑음25,000원 주고 산 미역국용 도다리벚꽃이 지고 있다.☆ 꽃 멀 미새가 숨어 우는 줄 알았는데나무에 핀 꽃들이 울고 있었다화병에 꽂으려고 가지를 꺾으려다가그 마음을 뚝 꺾어버렸다피 흘리지 않는 마음, 버릴 데가 없다나무의 그늘에 앉아 꽃 냄새를 맡았다마음속엔 분화구처럼 움푹 패인 곳이여럿 있었다내 몸속에서 흘러내린 어둠이 파놓은 자리오랜 시간과 함께 응어리처럼 굳어버린 자국들그 자국들을 무엇으로도 메울 수 없을 때깊고 아린 한숨만 쏟아져 나왔다꽃 냄새를 맡은 새의 울음에선 순한 냄새가 났다그 냄새의 힘으로 새는사나흘쯤 굶어도 어지러워하지 않고빽빽한 하늘의 밀도를 견뎌내며 전진할 것이다왜 나는 꽃 냄새를 맡고 어지러워일어나지 못하는 것일까그늘에 누워 올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