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02(수) 흐림
" '토지(土地)'는 불륜, 사랑, 질투, 시기, 살인, 치정, 복수에 이르기까지 700여 명의 삶을 볼 수 있고, 너무 흥미진진해서 'K드라마'의 원조라고 할 수 있죠"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20권을 최근 공동으로 완역한 일본어 번역자 시미즈 치사코 씨 (56) 는 '토지'의 매력을 이렇게 말했다.
시즈미씨는 오사카 외국어대에서 한국어를 전공하고, 요미우리신문에서 15년간 기자로 일한 그는 번역의 안성도를 높이기 위해 작품 배경이 되는 경남 하동군을 비롯해 중국 간도, 러시아 블라디보스크· 우수리스크 등을 종횡무진 누비기도 했다 독립운동가들이 '일송정 푸른 솔은' 을 부르며 의지를 다진 중국 용정의 비암산 소나무도 보고 왔다고. 시미즈씨는 "제가 '토지' 번역가니까 갔지 그런 데가 있는지도 몰랐다"며 "이젠 역사를 볼 때 일본, 한국만 보는 게 아니라 아시아를 보게 된다. 아마 '토지'의 힘인것 같다"고 했다.
지난 10년간 '토지'에 소위 미쳐 있던 그였지만 처음에는 번역을 망설였다고 한다. '토지'가 반일(反日) 소설이라는 일각의 선입견 때문이었다. 번역 제안을 받고 고민하던 중 당시 토지학회 회장이던 최유찬 연세대 교수를 만난 뒤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다. "최 교수님이 '토지'는 사람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소설이다. 반일 소설로 읽는 건 제대로 읽지 못한것"이라고 말씀해 주셔서 용기를 얻었어요. 실제 번역해 보니 일본인을 나쁘게 그리는 장면도 있지만 그것은 실제 있었던 일이고, 작가가 일제와 개인을 구별해 그리려고 한 것이 보입니다."
'토지'의 일본 내 관심은 높다. 1,2권이 동시 출간된 2016년 일본 도서관협회 추천도서로 지정됐고, 아사히·요미우리· 마이니치 등 주요 신문이 비중있게 보도했다.
시미즈씨는 올 8월 마지막 퇴고작업을 하며 강원 원주시 토지문화관에 3주간 머물렀다. 당시 근처 버스정류장에 박 작가의 시가 적혀 있었다고 한다..
"작가들을 엄마처럼 지켜보는 따뜻한 마음을 표현한 시였어요. 극러 보면서 선생님이 거기 계시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회촌 골짜기를 떠나 도시로 가면/그들도 어엿한 장년 중년/모두 한몫을 하는 사회적 존재인데/우습게도 나는/유치원 보모 같은 생각을 하고/모이 물어다 먹이는/어미 새 같은 착각을 한다'(박경리 '산골 창작실의 예술가들'중에서)
오늘 날자 동아일보 A24면 문화란에 난 기사다.
조선인의 국적은 1910년 일본의 조선 병합 이전에, 이미 1905년 을사늑약 이후로 대외적으로 일본이었다.
저녁에 지인과 무전돼지국밥집에서 식사 후 채권을 회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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