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방

2025.01.19(일)

버팀목2 2025. 1. 19. 10:36

2025.01.19(일) 맑음





☆    휴식 같은 사랑

사랑이라는 것
그것이 늘 같은 것이었으면 좋겠다
무성한 줄기와 잎을 드리운 나무
그 아래 잠시 쉴 수 있는

사랑이라는 것
그것이 의자 같은 것이었으면 좋겠다
삶의 먼 여행을 떠나는 사람에게
쉬었다 갈 수 있게 하는

사랑이 아름다운 것은
진심 어린 배려가 있기 때문이다
자신은 물러앉더라도 그를 위해
자리 하나를 마련해 주기 때문이다

나무 그늘 같은 사랑
작은 불빛 같은 사랑

팍팍한 삶의 길
따스한 위안이 되어 주는
우리 모두 그런 사랑이 되자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휴식 같은 사랑


☆* 다시 사랑이 온다 *  중에서 /  이   정   하        글


♤      에       필      로      그

결국
기대어 쉬고 싶은 것이다
위로받고 싶은 것이다

다른 사람이 아닌
오직 너에게서


☆ 사랑한다는 것은   /   이   정   하


☆* 괜찮아, 상처도 꽃잎이야 * 중에서 ♡


 

새해 마음

새해에는

앞서가는 조급한 마음보다

나직하게 뿌리 힘으로

더 키워 가기를

 

새해에는

자꾸 사나워지는 마음씨가

흰 눈 속에 묻힌 새싹처럼 순해지기를

 

새해에는

세상에 맞춰가던 마음결이

얼어붙은 폭포처럼

단호하게 흐르기를

 

새해에는

소란한 마음의 소리들이

눈부신 설원의 침묵으로

빛나기를

 

새해에는

밖으로 먼저

새것을 쫓기보다

내 안의 오래된 믿음으로 

새로워지기를

 

박노해의 시 새해 마음 

 

 

 헬스장에 강여사한테서 전화가 왔는데 시진이와 12시에 점심 먹기로 했다고 한다. 나더러 그 시간에 맞추어 나오라는 이야기였다.

 10여분을 넘겼는데 전화가 바라바리 왔다. 헬스가방을 아파트 뒤 주차장에 마침 있어서 차 안에 던져두고 일행들의 승용차에 동승했다. 밥집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하면서 사등면 공리에 있는 복국집으로 갈 요량이었는데 그 식당은 복국 자체는 괜찮는데 밑반찬이 형편없다며 그쪽으로 갈 의향이 없어 보여 그렇다면 둔덕치안센터 옆에 있는 생선구이집 '아지트'도 있다고 했더니 그쪽으로 방향이 선회했다. 식탁에 앉자마자 간장게장을 필두로 큼직한 수입산 생선과 고등어 구이가 등장했다. 본의 아니게 안주에 이끌려 낮술로 소주 한 병을 비웠다. 돌아오는 길에는 학산 장백하이츠 아파트 맞은편에 예전에 보신탕 하던 식당이 커피숍으로 변신해 있었다.  요즘은 커피집에서 빵집도 같이 운영하는 것이 대세다.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나왔다. 

 오후 늦게 초,중,고교 하나밖에 없는 통영에 같이 살고 있는 동창생한테서 전화가 와서 소주 한잔 하자고 했다. 어느 주점에 갈 거냐고 물었더니 우리 집 부근에 있는 '술이 와따'로 가자고 했다. 내가 거기는 너무 복잡해서 안되니 거북시장통에 있는 '길 따라 술 따라' 주점으로 가자고 제안을 했다. 반술 취해 가지고 왔다. 옆좌석에 앉은 넉 수구레 한 조모 두 분에게 치근덕 그렸다.

 평소 술 취하면 하는 버릇이다.

 통영에 40여년 살면서 자기가 먼저 내한테 술 한잔 하자고 한 예는 이번이 처음인 것 같았다.

 같이 소주 4병과 맥주 2병을 마시는 동안 그 동창은 화장실을 세번이나 들락거렸다. 담배 피우러도 두 번이나 나갔다. 술이 거나하게 취해 새해도 되었으니 노래방에 가서 기분을 풀자고 했다.

 그때쯤에는 이미 술값 85,000원을 내가 선결제한 상태였다. 자기가 먼저 술먹자고 제안하면 제안한 측에서 술값을 부담하는 것이 통례다. 그런데 술값 낼 움직임을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낸 것인데 거기에다 노래방까지 가자고 하기에 거기 술값 지불할 돈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토토' 주점인데 거기 가면 외상을 할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평생 외상으로 술을 먹은 사실도 없거니와 타인이 2차 가자고 해도 내 호주머니에 팁이라도 줄 돈이 없으면 따라나서지 않는다고 하면서 2차는 아예 싹을 잘랐다.

 주점에서 나와서 맞은 편 빵집에서 샌드위치를 사서 손에 쥐어 주었다. 그리고 대리운전비가 얼마냐고 물었더니 18,000원이라고 해서 대리운전비도 같이 주어서 삼성생명 앞 유료주차장까지 와서 대리기사 불러서 가라고 하고는 나는 집으로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