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1.14(화) 맑음
☆ 어찌 그리움을 물어 오십니까
왜
그립지 않겠습니까
호젓한 호숫가 풍경사이로 안개비가
긴 포옹을 할 땐 야속하게 떠난 임도
속절없이 그리운 법인데
무정하게 떠난 임도 아니건만
볼 수 없을 만큼 먼 곳도 아니건만
지척에 두고서도 보지 못하는 설움인데
어찌 오늘 그립지 않겠습니까
눈가에 이슬 맺히는 못다 이룬, 서글픈 사랑
낮달로 뜨는 먹먹한 그리움인 것을
어찌 내일 더 그립지 않겠습니까
구구절절 말하지 않아도
강 따라 바다로 쉼 없이 흘러가는
한평생 흐를 진홍빛 그리움인 걸
어찌 그리움을 물어오십니까
야속하구려, 정말 야속하구려
☆* 그 도 세 상 * 중에서 / 최 수 월 글
♤ 에 필 로 그
늘
그립지만 오늘따라
유난히 보고 싶은 사랑하는 이여
얼마만큼 아파해야 가슴 쓸어내리는 그리움이 아물까요?
견딜 만큼만 그리움이 밀려온다면
이토록 아프지 않을 텐데
봇물 터진 듯 한 숱한 그리움으로
멍들고 찢긴 가슴 어이할까요?
숨 쉬는 곳마다 발길 머무는 곳마다
그대 고운 숨결 소리 감미로운 연주로 들려온다면
그 연주에 누워 아름다운 노래 부를 텐데
들을 수도 볼 수도 만질 수도 없으니
까맣게 타버린 그리움 어찌할까요?
가끔, 아주 가끔은.....
그리움을 벗어 놓고 싶지만
이토록 몸서리치게 그리운 건
한순간도 놓지 못하는 쉼표 없는 그리움
때문인 것.......
얼마만큼 아파해야 그리움이 아물까요?
☆ 얼마만큼 아파해야 그립지 않을까요 / 최 수 월
☆* 그 도 세 상 * 중에서 ♡
아침에 넘버원 헬스장 11층에서 운동하면서 바라본 동쪽 하늘이다. 교정용 자전거를 타면서 엊그제 토요일 물목문학회 월례회에서 받아온 고동주 에세이 '사랑바라기'를 읽는데 옆에서 자전거 타는 할머니 두 분이서 어찌나 큰소리로 시작도 끝도 없는 대화를 하시는지 미칠 지경이었다. 책 읽다 말고 창문가로 가서 해를 바라보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나도 살아오면서 주변에 저런 민폐를 끼치며 살아오지는 않았는지 뒤돌아 보며, 앞으로 남은 생을 살면서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하겠다고 다짐해 보는 시간을 갖었다. 다음부터는 귀마개를 가지고 와서 30분간 책 읽기를 해야 하겠다.
저녁 무렵 인터폰이 울려 대문을 열었더니 앞집 말순 아주머니가 병어를 딸기그릇에 가득 담아 회를 쳐서 먹어라고 했다.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강여사에게 전화했더니 알아서 조치하란다. 퍼뜩 떠오른 것이 참새와 방앗간과 후배 백사장이다. 백사장에게 전화했더니 병어를 들고 5시 반에 천태만상 주점으로 오라고 했다. 병어회와 무침, 과매기, 볼락 지리로 후배들과 소주잔을 나누었다. 참으로 오랜만에 내 입에 딱 들어맞는 안주로 저녁시간을 즐겁게 보냈다. 행복이란 게 따로 없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행복한 삶이다.
#1
조형래 칼럼] '기업 2류, 정치 4류'… 계엄 사태가 소환한 名言
1%대 저성장, 최악의 내수 부진
한국 경제 내리막길에 들어서
제조업 경쟁력 상실도 심각
역동성 사라진 대기업 체제로는
AI 시대에 승자 되기 어려워
"두 정당이 한국 위기의 뿌리"
해외 석학의 지적 새겨들어야
조형래 부국장
입력 2025.01.14. 00:16
업데이트 2025.01.14. 09:50
한국 경제엔 이제 내리막길만 남았다. 지금껏 한국은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을 답습하지 않을 것이라고 큰소리를 쳤다. 하지만 지방에서 시작된 건설 침체, 역대 최악의 소비 위축에 따른 자영업자 100만 명 폐업, 1%대 저성장과 해답 없는 저출생 등 모든 지표가 한국 경제가 가라앉고 있음을 가리킨다.
더 걱정스러운 것은 위기 때마다 경제 회복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제조업의 경쟁력 상실이다. 대표적으로 한국 3, 6위 수출품이자 산업화의 상징인 석유화학과 철강은 설립 50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 석유화학의 경우 중국이 지난 5년 새 생산 능력을 한국의 4배 이상으로 키우면서 세계 최대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전환했다. 이로 인해 한국은 수출의 40%를 떠맡아 준 중국 시장을 통째로 잃는 것은 물론 중국의 저가 공세를 막아내는 데 급급한 처지가 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사우디·쿠웨이트 등 중동 국가들도 중국과 손잡고 석유화학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동은 2030년까지 무려 120조 원을 투자해 한국을 능가하는 생산 능력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원유(原油)에서 플라스틱과 합성섬유의 기초 소재를 뽑아내는 석유화학은 원유를 싸게 살수록, 설비가 새것일수록 무조건 유리하다. 다시 말해 서방 제재를 받는 러시아에서 국제 시세의 70% 이하로 원유를 수입하는 중국이나, 한국의 3분의 1 원가로 제품을 생산하는 중동 산유국을 당해낼 재간이 없다는 것이다. 철강 산업 역시 저성장으로 국내 수요가 매년 5%씩 줄어드는 상황에서 이젠 품질력까지 갖춘 중국산 제품들이 물밀듯이 밀려오고 있다.
한국의 마지막 자존심인 테크 분야에서도 불길한 조짐이 보인다. 로봇청소기 스타트업 로보락은 중국산을 ‘짝퉁’으로 여겼던 한국 소비자들의 높은 콧대를 낮췄다. 로보락 매출은 한국 진출 첫해인 2020년 291억 원에서 5년 만에 10배로 급증했다. 이어 세계 1위 중국 전기차 BYD와 ‘중국의 애플’ 샤오미도 파격적인 가성비를 앞세워 본격적인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선다. 로봇청소기와 TV로 이미 한국의 문턱을 넘었으니 앞으로는 더 쉬울 것이다. LG전자 조주완 사장은 최근 기자 간담회에서 “올해는 중국의 위협이 현실화된 단계이며, 고난의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력 산업의 쇠락과 함께 수출도 힘을 잃어간다. 작년 수출은 6838억 달러(약 1002조 원)를 달성, 2년 만에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하지만 그 사이 글로벌 물가 상승률이 두 자릿수를 훌쩍 넘었음을 감안하면 2억 달러 차이의 신기록 경신은 빛이 바랜다. 곧 세계의 ‘차르’로 등극할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폭탄에 대비한 밀어내기 수출이 없었다면 그마저도 힘들었을 것이다. 게다가 한국의 15대 수출품 중 2년 전보다 수출이 증가한 것은 반도체와 자동차·선박·일반 기계 등 4개뿐이다. 지난 10여 년간 15대 수출품에 변화가 거의 없다는 것도 답답한 대목이다. 미국처럼 끊임없이 새로운 기업이 등장해 기존 강자를 제치고 신(新) 산업을 일으키는 역동성이 사라졌다는 이야기다. 과연 스타트업에 호의적이지 않은, 경쟁 없는 대기업 체제로 AI 시대를 버틸 수 있을까 걱정이다.
이번 계엄 사태는 “기업은 2류, 정치는 4류”라는 이건희 삼성 회장의 명언(名言)을 다시 소환한다. 기업을 옥죄는 법안을 끊임없이 쏟아낸 야당, 변변한 경제 어젠다도 없이 엑스포 유치 등 실속 없는 이벤트에 기업의 역량을 소진시킨 여당 모두가 경제에는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을 증명했다. 정치인들은 아직도 사농공상(士農工商)에 절어 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다론 아제 모을 루 교수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어떤 일도 타협하지 못하는 두 정당이 한국 위기의 뿌리”라고 꼬집었는데, 이보다 정확한 진단이 없다. 이참에 정치와 경제 사이에 더 높이 담을 쌓자고 제안한다. 정부와 국회는 부(富)의 편법 상속이나 독과점 규제 등 제한적인 영역 외에는 모든 규제를 풀기 바란다. 정치가 경제에 부당하게 간섭하지 못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경제 위기 극복의 출발이다.
#2
[윤대현의 마음속 세상 풍경]
새해를 맞이하고도 무기력증을 느낀다면
루머로 마음고생을 했던 배우의 인터뷰 영상을 보았다. 내용은 지인에게 괴로움을 호소하니 하루에 좋았던 기억 10개 정도를 적어 보라는 권유를 받았다는 것이다. 이런 ‘행복 일기’가 긍정성을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하지만 사실 요즘 우리 마음은 그런 일기를 쓰라는 말 자체에 짜증이 더 나지 않을까 싶다.
하여튼 그 배우는 행복 일기를 써 보려고 했는데,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아 당황했다고 한다. 그래서 지인에게 무엇을 써야 할지 모르겠다고 고민을 토로했다. 지인의 답변이 “오늘 날씨가 좋은 것도 감사하고, 굶지 않고 밥을 먹은 것도 감사하고, 반려견도 감사한 것 아니냐”라고 하는데 ‘아 그렇구나’ 하는 자각이 찾아왔다고 한다. 이후 수년간 행복 일기를 이어갔다고 한다.
새해 효과가 사라진 듯하다. 더 무기력하다는 사람도 많다. 이럴 때 ‘과거, 현재, 미래 중 중요한 하나를 선택한다면 언제일까요?’란 질문을 종종 던진다. 제일 많이 나오는 답변은 현재인데 일리가 있다. 오늘의 내 삶에 몰입하고 만족할 수 있고 그런 오늘이 쌓여간다면 만족스러운 인생 스토리를 써 내려가고 있는 셈이다.
'일기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5.01.18(토) 부친 산소,제주 쌈밥 (2) | 2025.01.19 |
---|---|
2025.01.17(금) 고농37회 총회 늘봄가든 (0) | 2025.01.17 |
2025.01.15(수) 성포횟집 감성돔회 (0) | 2025.01.17 |
2025.01.16(목) 作心三日 : 작심삼일이 반복되더라도 그것은 실패가 아니라 다시 시도할 수 있는 용기를 기르는 과정이다. (0) | 2025.01.16 |
2025.01.13(월) 영일빌딩 5층 리치호프 (0) | 2025.01.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