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방

2025.12.31(수) 제주쌈밥

버팀목2 2025. 12. 31. 11:46

2025.12.31(수) 흐림 4°/-3°




☆    송   년    찬   가

검은 조약돌 같이 점점이 박혔던 달력의 숫자가 지워지며 긴 여정으로 달려왔던 한 해의 그림자도 엷어지는 송년
빠르게 지나가던 연륜의 불빛도 희미해지니
숲 길 한 켠에서 낙엽들이 유난히 쓸쓸한 미소를 짓고 있습니다

이제 웅지를 품 게 해주었던 한 해가 저 산 너머 중턱에 걸리고 이 한 해, 아웅다웅하며 고군분투로 살아왔는데, 무언가 이루었는가.....
되돌아보니 이 한 몸만 덩그러니 바람만 따라간  세월이었습니다

강물은 물 굽이 길 따라 그냥 흘러 가지만
사람은 작은 이름이라도 제대로 남길 수 있을까
용을 쓰며 달력 속에 꿈을 세웠다 허물고 또 세우며 달려가는 생

인생은 무언가 남기는 삶이라 했던가
그래서 이제 부끄럽지 않은 한 해를 살았는가
나이가 더 들어가는 세월의 흔적 늘어가는 주름살에 주마등처럼 지나가는 세월의 추억만 쌓아왔던가

바람아 웃지 마라
태양아 웃지 마라

뼈를 깎는 시린 삭풍에도 영산홍을 피우 듯 바람 가고 구름 가는 길목에 굳건한 서 있었던 세월
절벽에 뿌리내린 낙락장송은 알지니 내가 걸어온 인고의 길이 어떠했는지를

그러나
이제 달랑 한 장 남은 달력 앞에서
걸어온 흔적을 더듬어보니
모래사장에 남기는 발자국이 아니었는가
회한으로 사무쳐온 날들을 딛고 저무는 해 세모를 바라봅니다

아무리 살펴보아도 그저 부끄러운 것
밖에 없으니, 나뭇잎 뒤에 숨어버리는 무당벌레가 됩니다
이 작은 한 몸 숨을 곳을 찾습니다

그러나
이런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신
해 그림자에 업혀 함께 송년으로 달려오게 하신 님이여
희로애락을 싸매주시고 웃음도 눈물에도
함께 어우러졌습니다, 당신은

그저
여기까지 은총으로 인도해 주신 감격스러운 님이여
오 ~ 세모까지 넘치도록 퍼부어주신
나의 님, 나의 사랑입니다, 당신은


☆* 시 전 집 * 중에서  /  김   성   진     글



♤      에        필        로       그


나는 아직 그대를 못 보냅니다
흰 눈이 무릎을 덮는데 어찌 가렵니까
눈 길에 절름거리며 사라지며 힁한 계절
나만 홀로 남겨지려니 서러워서 그대 못 보냅니다

옥빛 하늘 아래 위풍당당하던 그대
그 화려했던 순간들 다 시들어 한 잎 두 잎 낙엽이 되었구려
천하의 절경과 풍요 다 무너져 간 곳이 없어 저렇듯 눈 밭에 벌거숭이로 섰구려

곤하였던 길 하얗게 덮으며 지난 한 해 화려함 되새길 그대, 나목이려니 생각하니 서러워서 나는 그대 정녕 못 보냅니다

흰 눈이 다 녹고 남겨진 가지에 새순 틔울 그날까지 찬란한 봄 기약하며 나는 기다릴 테요
가려거든 저 눈 다 녹아 싸리 빗질로 길 훤히 열리거든 꽃피는 봄날에나
사뿐히 가시구려


☆12월 그대에게  /  이   영   균


☆* 시 전 집 *   중에서   ♡

을사년 마지막 날을 쓸쓸히 혼자서 보내나 했다. 23~30일까지 8일간을 각종 모임과 가족모임 등 송년회 격식을 갖추고 보내고 나니 진작 마지막날은 혼자 남았다.

기대했던 팀들과도 새해를 기약하자고들 했다. 마지막 카드로 박사장한테 콜을 했다. 제주 쌈밥식당으로 목적지를 정했다. 그렇게 을사년 마무리를 했다. 

내일 새벽 미륵산제를 위한 출발 준비 배낭을 쌓아두고 4시에 모닝콜을 맞추고는 잠자리에 들었다.

 


 

 

#1 오피니언칼럼

[선우정 칼럼] 김중배보다 이수일이 더 한심했던 날

이혜훈에 분노한 野대표 "당성이 최우선" 발언
심순애에 "몸 더럽힌 X" 닦달하는 이수일과 비슷
'분열' 정략에 바로 끌려가 그래서 농락 당하는 것

입력 2025.12.30. 23:55업데이트 2025.12.31. 00:03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혜훈 전 국민의힘 의원이 29일 오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첫 출근하며 활짝 웃고 있다. /뉴스1
 

며칠 먼저 나왔다면 ‘올해의 말’로 선정됐을 것이다. “김중배의 다이아” 발언이다.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발표가 나온 날, 송언석 국힘 원내대표는 “김중배의 다이아 반지가 그렇게도 탐나더냐는 대사가 생각난다”고 했다. 무척 통속적이지만 그간 이씨의 정치 행적을 생각하면 묘하게 들어맞는 구석이 있다. 줄곧 꽃길을 걷던 이씨는 지난 몇 년 동안 각종 선거에 4번 나가 4번 떨어졌다고 한다. 이런 사람에게 장관 자리는 ‘김중배의 다이아’ 이상의 유혹이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요 며칠 국힘의 태도가 심순애를 대하는 이수일 같다. 신파소설 ‘장한몽’의 클라이맥스는 역시 ‘대동강 부벽루’ 장면이다. 약혼녀 심순애와 김중배의 데이트 현장에 뛰어든 이수일의 분노가 하늘을 찌른다. 심순애를 향해 온갖 상스러운 욕설을 퍼붓다가 그래도 화가 풀리지 않자 뺨을 때리고 발길질까지 한다. 요즘 기준으로 데이트 폭력이다. 그 정도는 아니지만 국힘은 “일제 부역” “최악의 해당 행위” “협잡” 등 최고 수위의 비난을 퍼붓다가 당일 이씨를 제명했다.

 

국힘 입장에서만이 아니라 정치 윤리 측면에서 이 후보자는 배신자가 맞다. 그는 국힘이 막대기를 꽂아도 당선된다는 지역에서 3선을 했다. 임명 당일까지 서울 중심부의 국힘 당협위원장이었다. 이런 사람이 당과 형식적인 상의도 없이 등을 돌렸다고 한다. 그리고 장관 자릿값을 지불하겠다는 듯, 자신과 당의 과거를 부정하는 고해성사를 시작했다. 이런 사람일수록 독하게 충성한다. 그래서 이씨를 골랐다고 생각한다. 국힘 지도부만이 아니라 그동안 지도부를 비판하던 국힘 정치인들도 이씨에 대한 분노를 감추지 못한다. 심정은 이해하지만, 결국 국힘은 지금 대동강 부벽루의 이수일 처지다.

이재명 대통령은 “정략적 수단이 아니라 통합을 위한 인사”라고 했다. 김중배가 이수일과 잘 지내려고 심순애를 유혹했다는 말과 다를 바 없다. 통합 인사가 목적이었다면 보수 정권에서 일했던 유능한 관료나 재정 건전성과 작은 정부, 규제 혁파를 주장하는 경제학자를 택해야 했다. 정치인을 원했다면 지난 정권에서 거론된 몇몇 인사들처럼 적어도 현직은 아니어야 했다. 그랬다면 모두 박수를 쳤을 것이다. 정치 도의를 깨고 무슨 통합인가. 약한 고리를 뜯어내 국힘을 쪼개겠다는 낮은 수의 정략, 공직을 수단으로 상대를 공깃돌처럼 농락하는 권력 유희만 느낄 뿐이다.

 
대선 유세하는 이혜훈 전 의원
 

그렇다고 해도 문제의 본질은 당하는 국힘이다. 얼마나 만만하면 저러겠는가. 지적 게으름에 빠진 탓인지, 특유의 엘리트 우월의식 때문인지, 아니면 정반대로 당 전체가 패배주의에 물든 탓인지 지도부는 국힘이 어떤 당인지도 모르는 듯하다.

일본 자민당을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보수 정당이라고 한다. 창당 후 70년 동안 정권을 내준 기간이 4년에 불과하다. 지금 자민당 내각 지지율은 76%, 18~29세 지지율은 92%로 경이적이다. 이 당의 가장 큰 자산은 ‘전후 부흥’이다. 폐허에서 나라를 일으켜 세운 주도 세력에 대한 신뢰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국힘의 역사적 자산은 이 자민당을 능가한다. 한국은 피식민지에서 선진국이 된 유일한 나라다. 그 주도 세력이 한국의 보수이고, 정치적 중심에 국힘이 있다. 두 쪽이 나고 세 쪽이 나도 결국 국힘으로 뭉치는 것도 이런 레거시 때문이다. 어쩌다 이런 정당이 돌아선 여친을 발길질이나 하는 못난이 신세로 전락했나.

국힘 지도부는 큰 착각을 하는 듯하다. 이런 뿌리 깊은 정당을 종교 단체가 급조한 아스팔트 신생 정당처럼 끌고 가고 있다. 이씨의 행태에 분노한 장동혁 국힘 대표는 “당성(黨性)이 최우선”이라고 했다고 한다. 조직 충성도를 말하는 듯하다. 당을 순결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대동강 부벽루에서 심순애를 향해 “몸을 더럽힌 X”라며 닦달하는 이수일 비슷하다. 김중배든, 이 대통령이든 그들의 분열 정략대로 다들 끌려가는 것이다.

 

누가 봐도 국힘의 살길은 이재명 정부의 실정과 폭정에 돌아서는 민심을 이삭 줍는 듯이 내 편으로 끌어모으는 방법뿐이다. 민주당 지도부의 각종 비리와 의혹, 사법부 장악과 헌정 파괴, 대통령 측근 문제 등 막강한 권력에 눌려 있는 문제들은 언젠가 폭발할 수밖에 없다. 시간 문제일 뿐이다. 특정 지지층을 배제하지 않지만 포획되지도 않는, 이념이 아니라 계층·세대 간 이익 배분을 통해 지지층을 확대하는 자민당식 ‘포괄 정당’이 아니면 재기할 수 없다. 그런데 지금 많은 정치학자가 국힘이 아니라 ‘민주당의 자민당화(化)’ 가능성을 주목한다. 이 사실을 국힘은 무섭게 받아들여야 한다. 현실은 국힘에 그저 신파극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