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물주의 공평함에 대하여 김 봉 은 14년 전쯤의 야간 당직 날이었다. 저녁 식사를 하고는 숙직실에 모닝콜을 맞추어 놓고 잠시 잤는데 눈이 떠졌다. 01:00경이 교대 시간인데 예정 시간보다 일찍 교대하고는 상황실 의자에 앉아 깜박 졸면서 꿈을 꾸었다. 첫 번째 꿈은 음주 운전으로 직장에서 쫓겨나 고향에서 중고 자전거를 타고 어릴 때 뛰놀던 논둑 길을 한참 달리며 고뇌에 차 있었다. 한창 일할 나이에 실직자가 되었고, 자식 두 놈은 아직 출가도 못 시켰는데 마음고생이 심했다. 다시 복직하려면 공개채용 시험을 치러야 한다니 내일부터 시험 준비를 해야겠다며 중얼거리다가 눈을 떴다. 주변을 순찰하고 앉아 있으니 언제 또 잠이 들었다. 두 번째 꿈은 군대에서 제대한 지 몇 년이 지났는데 징집통지서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