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5.25(목) 맑음 "내 딸을 백정네 집 자식에겐 안 주어!" 나는 손에 백정 칼을 들고 대문간에서 딸고 잇는 자신을 보았다. 어머니는 칼을 빼앗았다. 나는 어머니가 그렇게 힘이 센 줄 몰랐다. 어머니의 목소리는 놀랄 만큼 엄했다. " 너는 손톱을 갖고도 남을 해치지 못해. 달른 사람들이 우리 백정을 어떻게 생각하겠니?" 내 심장은 갈퀴로 긁는 것같이 아팠다. 나는 내 필을 깨물고 그 아픔을 잊으려 했다. 이것이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쓰라림이라 깨달은 나는 땅을 치고 울었다. 나는 꽃신이 다른 사람에게 다 팔려 가기 전 한 켤레 가지고 싶었지만 꽃신 아닌 슬픔을 사지나 않을까 두렵다. 나는 먹구름 속에 자취를 감추기 직전 길을 더듬어보는 눈초리로, 꽃신을 바라보았다. 꽃신이 세 켤레 남았을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