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05(일) 맑음 밭고랑 위에서 - 김소월 - 우리 두 사람은 키 높이 가득 자란 보리밭, 밭고랑 위에 앉았어라. 일을 필畢하고 쉬이는 동안의 기쁨이어, 지금 두 사람의 이야기에는 꽃이 필 때. 오오 빛나는 태양은 나려쪼이며 새 무리들로 즐거운 노래, 노래불러라. 오오 은혜여, 살아있는 몸에는 넘치는 은혜여, 모든 은근스러움이 우리의 맘 속을 차지하여라. 세계의 끝은 어디? 자애의 하늘은 넓게도 덮였는데, 우리 두 사람은 일하며, 살아있었어, 하늘과 태양을 바라보아라, 날마다 날마다도, 새롭고 새로운 환희를 지어내며, 늘 같은 땅 위에서. 다시 한번 활기있게 웃고나서, 우리 두 사람은 바람에 일리우는 보리밭 속으로 호미 들고 들어갔어라, 가즈란히 가즈란히, 걸어 나아가는 기쁨이어, 오오 생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