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6.23(금) 맑음 ☆ 어둠 속으로 길 떠날 사람 설령 우리가 거꾸로 가는 길 안다면 나는 모아 둔 하루들을 다 버리고 싶나니 버리며 버리며 아이로 아기로 마침내 이슥한 어머니 속으로 돌아가고 싶나니 어둠 속으로 길 떠날 사람아 흘러 온 샛강의 시간이 그립다 거울 뒤에 숨은 그대를 찾는다 거울 앞에 선다 부릅뜨고 나를 읽으려는 거울이 두려워 뒤돌아 선다 너 절로 어둠의 길 떠날 사람아 예약된 시간을 다 가진 들 다 버린 들 어차피 사라지고 말 형체들 가는 일은 우리의 일상이 아니던가 가는 길에 내 안에 일렁이는 탑동 바닷가에 잠시 앉아 한사코 방파벽 두드리는 그대의 작은 손 만져줘라 굽이치는 물결들 끌고 다시 어둠 속으로 길 떠날 사람아 가거든, 캄캄한 세상 다시 밝히려 어둠 새벽쯤 해 하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