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방

2023.06.23(금)

버팀목2 2023. 6. 23. 11:36

2023.06.23(금) 맑음

 

 

 

☆ 어둠 속으로 길 떠날 사람

 

설령

우리가 거꾸로 가는 길 안다면

나는 모아 둔 하루들을 다 버리고 싶나니

버리며 버리며 아이로 아기로

마침내 이슥한 어머니 속으로 돌아가고 싶나니

 

어둠 속으로 길 떠날 사람아

흘러 온 샛강의 시간이 그립다

거울 뒤에 숨은 그대를 찾는다

거울 앞에 선다

부릅뜨고 나를 읽으려는

거울이 두려워 뒤돌아 선다

 

너 절로 어둠의 길 떠날 사람아

예약된 시간을 다 가진 들 다 버린 들

어차피 사라지고 말 형체들

가는 일은 우리의 일상이 아니던가

 

가는 길에

내 안에 일렁이는 탑동 바닷가에

잠시 앉아 한사코 방파벽 두드리는

그대의 작은 손 만져줘라

 

굽이치는 물결들 끌고 다시 어둠 속으로 길 떠날 사람아

가거든, 캄캄한 세상 다시 밝히려

어둠 새벽쯤 해 하나 등에 이고 오려느냐

우주의 싱싱한 피 마시며

폐 깊이 들낙 숨 끌어안고

사금파리 같은 목숨 부여 쥐고 오겠느냐

 

동쪽으로 절름 절름 갈 사람아

마음이 자꾸 피어나는 이 봄

책상 위에 펼쳐 놓은 하루가

온ㆍ통ㆍ그ㆍ리ㆍ움ㆍ이ㆍ아ㆍ니ㆍ더ㆍ냐

 

어둠 속에 꽃등 밝힌 수국처럼

울멍진 기억들이 사뭇 무겁지 않겠느냐

아 ~ 아

꽃잎 분분히 날리며 어둠 속으로 길 떠날

내ㆍ영ㆍ혼ㆍ의ㆍ사ㆍ람ㆍ아 ㆍ

 

☆* 꽃도 웁니다 * 중에서 / 양 전 형 글

 

 

♤ 에    필    로    그

 

드릴 것 없고 받은 것 없어도

갈림길에 서면 뒤돌아 보아 지고

발길 더딤은 내 마음속에 둥지를 튼

당신 마음이리라

 

살며시 돌아서도, 눈 감아도

당신 모습이 앞을 가로막는 것은

인연이 낳은 산고의 아픔이련가

 

인연이 없어던들

갈림길에 서지 않아 쓸 것을

이 허전함과 쓰라림을

삼천 배로 잊어버릴 수 있다면

관세음보살 읊조리며

날밤을 세워 잊어버릴 수 있다면

 

하지만 갈림 길도 인연이라는 것을

가슴 깊이 새길 수 있다면

아름다운 추억으로 피어 나리라

 

☆ 갈림길에 서면 / 백  재  성

 

 

 

어제 거제 능포동 작은 누님이 마늘을 가져가라고 해서 집사람과 같이 다녀왔는데,

고성 대가면 본가에 농사일을 하러 갔다가 데리려 온 조카가 빨리 챙기고 돌아가자고 해서 급히 챙기다가 넘어져 다리를 다쳐 불편한 몸을 하고 있는 누님을 본 집사람이 오늘 아침에 전복죽을 쑤어서 갖다주고 오자고 하여 오늘 다시 능포동으로 갔다.

 

집사람은 전복죽 꺼리를 어젯밤부터 준비하면허 분주했나 보다.

아침 일찍 마트에 가서 당근과 전복죽을 담을 그릇을 사 오라고 주문했다.

 

누님은 누님대로 전복죽을 디백 한 개 가득 가져온 것을 보고는 괜히 마늘 가져가라고 연락했다며 애써 전복죽을 쑤어온 우리를 고마워했다.

 

오늘 오후엔 학교에서 돌아온 현종이를 맡아 달라고 했다.

 

오후 6시쯤에 우리 집에 현종이가 도착할 거라고 해서 그 시간쯤이 맞추어 헬스장에서 돌아오는데 현종이는 10분 먼저 집에 도착해서 전화가 걸려 왔다.

대문 열고 집에 들어가 있으라고 하고는 집에 오니 자기 폰으로 게임을 하고 있었다.

내가 도착하니 얼른 내 폰을 집어 들었다. 자기 폰에 게임은 재미가 없다고...

 

헬스가방을 해체하고 현종이를 샤워시키고 나니 금방 헬스장에서 돌아온지라 내 몸에서 땀이 난다.

 

옷을 갈이 입히고 둘이서 오늘 저녁 재통영 고중 23회 동창회 모임이 있는 시장보리밥집으로 중국 여행에서 사 온 들쭉술 1병을 들고 갔다.

 

동창모임은 1명 불참이고 7명이 참석했다.

하모회, 가자미찜, 한치회 등 안주꺼리가 남아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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