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방

2025.03.05(수) 경칩(驚蟄)

버팀목2 2025. 3. 5. 09:17

2025.03.05(수) 흐림




☆    봄의  강 가에서

봄에는
바람 소리도 비껴갈 줄 안다
강이 있었기 때문일까
바람이 흔들리면 안아서 흔들리고
봄이 흔들리면 안아서 흐른다

그래서
강은 내 마음으로 여울진 아득한 추억일까
바다로만 흐르고 싶다 그리움일까

하늘을 벗 삼아 세월의 무수한 이름자까지도
안아가려는 그리움에 나의 고독이 되었던
겨울날 바람과 시린 이야기까지도 잠겨
그리움으로 안고 간다

그래서
바람도 내 가슴에 지우고도
봄에는 비껴가는 것이다
그리고
덧 할 수 없는 세월을 지새우면서도
세상의 이야기들이 대지의 체온에 묻혀져서 지면

강은 그 이야기까지 다 받아
아무 말 없이 그 자리에 서서 흐르는 것이다
아무 말 없이 그 자리에서 흐르는 것이다
한없이 저리 내리며 아픔을 내리 안고서도
쉴 수 없는 지향으로 온몸으로 받아
흘러만 가는 곳에, 그 강가에

나는 무엇으로
너를 좋아하는 것일까?

물 위에다 내 얼굴을 흔들어 보이는 마음을
강은 알고 있을 것이다
흐르는 것을
흘러야 하는 것을
알아야 하는 사연을 ,
청춘의 흥겨움도 잊고 세월을 다 보내고도

그러므로
강은
누구보다 먼저 일어나
모두들의 아픔을 안고 깔았던 겨울 얼음을
온몸으로 녹이고도 봄 날을 먼저 준비하면서 침묵하는 것이다


☆* 시 전 집 * 중에서 / 이    민    영        글


♤     에       필      로      그

봄은
얼음장 밑에 숨었다가 돋아나는 것일까
이렇게 톡톡톡 얼음을 깨뜨리면
봄은 더 빨리 나오겠지

이제 봄이 절정에 이르면 저 나뭇가지들 마다 다시 그리움은 피어나리니
슬프고 아프고 괴로운 기억들은
이 산중에 벗어 놓고 떠나자

모든 것이 얼어붙은 지난겨울
돈 들지 않는 사랑에도 우리들은
인색했거늘
나는 문득 이 산중 계곡에서 아무런
꾸짖음도 없이 다가오는 신의 발자국 소리를 듣는다

다가오는 봄에는
내 무딘 가슴이 설레이게 될 것인가
심상찮은 일들이 생길 것 같다


☆ 봄의 예감    / 박   건  호

☆* 시 전 집 *  중에서  ♡





4일째 내리던 봄비가 그쳤다.
수영장 강습 다녀오는 길에 옛 동진정비에 들러 자동차 정기검사를 받았다. 1시간 소요되었고 요금은 4만 원이었다

저녁에는 시진이한테서 전화가 와서 무전순대국밥집 가서 밥을 먹자고 해서 머리수육으로 소주를 마시고 육 찌게로 추가를 시켜서 먹었다. 시진이가 요즘 결제발이 받는 편이다. 

 

 

 

 

#1

[정우상 칼럼] 임박한 절대 권력의 등장 막아낼 '방화벽'

李 일극 체제로 법원, 헌재, 선관위 권력 하위 기구화
보수·진보 손잡고 권력 분산 개헌으로 민주주의 '방화벽'건설

입력 2025.03.05. 00:15업데이트 2025.03.05. 10:15
 
 
 
(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위례·성남FC·백현동 의혹' 관련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혐의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5.3.4/뉴스1
 
 

2022년 3월 대선 때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05석 소수당인 국민의힘은 법안 하나 통과시킬 수 없지만, 172석 민주당이 뒷받침하는 이재명 후보 공약은 바로 실현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민은 소수당 윤석열 후보를 선택했다. 이때부터 상식의 궤도를 이탈한 윤석열·이재명식 정치가 본격 가동됐다. 우선 패배한 대선 후보가 바로 야당 텃밭으로 지역구를 옮겨 국회의원이 됐고 그 두 달 뒤 당권까지 장악했다. 패배에 대한 형식적 책임이라도 졌던 관례를 깨는 도박이었다.

낯선 풍경은 이어졌다. 대선 패배 2주 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민주당에는 아직은 172석이 있다. 윤석열 정권을 너무 위협적으로 느끼지 말라”고 했다. 반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민주국가에서 여소야대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민주주의와 정치가 성숙할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대선 패자의 호언장담, 입법 권력의 선의에 기댄 대선 승자의 순진함. 결과적으로 이재명 대표의 도박은 성공했고, 윤 대통령의 판단은 크게 빗나갔다.

작년 4월 총선에서 윤 대통령은 야당과 사투(死鬪) 대신 내부와 사투를 벌였다. 투쟁의 대상이 이준석, 나경원, 안철수, 김기현에 이어 한동훈으로 이어졌다. 야당도 생각 못 한 모든 악수를 뒀다. 그래서 총선 이후 172석이던 야당 의석수는 192석으로 더 늘었고, 국민의힘은 108석에 멈췄다. 이때부터 대한민국 권력의 절반은 이재명 대표에게 넘어갔다. ‘용산 대통령’ 윤석열과 ‘여의도 대통령’ 이재명의 공동 집권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윤석열, 이재명 공동 집권 328일의 성적표는 참담하다. 윤 대통령 집권 이후를 기준으로 하면 모두 29번의 탄핵 발의 또는 시도가 있었고, 여기에 맞서 윤 대통령은 38번의 거부권을 행사했다. 윤 대통령은 탄핵 심판 최후 변론에서 “거대 야당의 패악질을 멈춰달라고 국민께 호소하려 했다”고 말했다. 야당 때문에 대통령 못 해 먹겠으니 국민이 나서달라는 이야기를 왜 총선 때가 아닌 헌재에서 하는지 납득할 수 없다. 그날 국회에 투입된 군인들의 “실전이었으면 우린 다 죽었다”는 말 속에 이번 사태의 본질이 응축돼 있다. 용산 대통령은 탄핵소추됐고, 헌재는 시시비비를 가릴 것이다.

반면 여의도 대통령은 어떤 평가나 심판도 받지 않고, 대통령 예행 연습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재명 일극 체제가 된 것이다. 미군을 점령군으로 규정하고, 재벌 해체와 전 국민 토지 배당을 약속했던 이 대표는 갑자기 중도 보수를 선언했다. 집토끼는 문제없으니 산토끼를 잡겠다는 여유를 부린 것이다. 정권이 바뀌기도 전에 검찰과 경찰, 공수처에 헌법재판소까지 그의 위세에 눌려 경쟁적으로 수사와 탄핵 심판을 진행했다. 이 대표가 “선거법 재판 최종심은 5월 안에 불가능하다”고 말하자 법원의 선거법 재판은 종착지를 눈앞에 두고 멈췄다. 입법 권력만으로도 주눅이 들었던 사법부와 선관위, 행정부가 여의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권력의 하위 기구화되고 있다. 조기 대선으로 입법 권력에 행정 권력까지 한꺼번에 장악할 경우 용산 대통령의 3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절대 권력의 5년이 시작된다.

 

독일 총선에서 극단 정치 세력(AfD)은 2위를 했지만, 주요 정당들은 극단 세력과 손을 잡지 않는다는 ‘방화벽’ 원칙을 통해 민주주의를 지키고 있다. 정치적 진영이나 이해관계에 앞서는 상식과 이성이라는 보편 가치를 지켜내기 위해서다. 보수와 진보가 손을 잡고 민주주의의 붕괴를 막을 ‘방화벽’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은 권력을 분산시키는 개헌이다. 87년 헌법 체제 이후 대통령 8명 중 4명이 구속됐고 1명은 목숨을 끊었다. 탄핵소추된 대통령 3명 중 1명은 파면됐고 1명은 심판을 기다리고 있다. 이쯤 되면 사람이 아니라 제도의 문제가 명백한데, 우리는 5년마다 사람만 바꾸면 정상화될 것이라는 헛물만 켜왔다.

대선과 총선의 주기를 맞춰 지난 3년처럼 용산 대통령과 여의도 대통령이 사생결단으로 싸워 국가를 마비시키는 일을 막아야 한다. 무슨 짓을 해도 찍어줘야 하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양당제를 허물고 다양한 정당이 소신대로 활동하고 평가받는 길도 터줘야 한다. 보수와 진보 양측에서 상식을 가진 세력들이 함께 개헌이라는 ‘방화벽’을 쌓지 못하면 절대 권력의 화마(火魔)가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재앙을 지켜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