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28(금) 맑음










☆ 가을도 가고 세월도 가고
잠시 뇌리를 채우던 강렬한 색채가
피었다 사라지는 구름처럼
그렇게 가버리고 난 뒤의 허망함
어느새 왔다, 어느새 갔는지
창살 없는 감옥살이를 하다 보니
횅하게 왔다가 횅하니 사라져 버려
가는 뒷모습을 멀뚱하게 바라보게 하고
참담한 심정으로 바라보는 눈빛도
어느새 흐릿한 초점으로
봄도 아닌데 아지랑이가 보여
계절의 흐름을 감지하지 못하게 한다
가는 계절만큼이나 빠르게 가는 세월
그 세월을 따라잡겠다고 허덕인 삶
턱 밑까지 차 오르는 숨을 몰아 쉬고
휘하고 돌아보니 머리엔 하얀 꽃이 핀다
누가 긴 여정이라 했는가
보내고 보니 찰나의 순간인 것을
☆* 시 전 집 * 중에서 / 도 지 현 글
♤ 에 필 로 그
온몸을 바람에 비비며 울고 있는 나뭇잎들
마지막 순간까지 혼자서 흔들리는 것
너무 쓸쓸하지 않은가
지상에 내려앉는 그 순간까지 당신과 나
한 번만이라도 손금을 마주 대며 손잡아 본 적 있는가
잡은 손 놓지 않을 수는 없는가
마른 손 잡고 싶은 저녁
오늘도 수많은 이별이 생을 완성해 가고 있다
무수한 흔들림이었고, 잎사귀 한 장만 한 무게였다
당신과 나, 다만 마른 잎처럼 같이 흔들릴 뿐
어느 순간 잠깐 석양을 배경으로
설핏 눈부신 뒷모습을 바라보았을 뿐
연애라는 것도 이렇게 잠깐
쓸쓸하게 뒷모습을 바라보는 것일 뿐
침묵이 이렇게 큰 울음을 숨기고 사는지 몰랐다
이제 고요해지는 일만 남았을 뿐이다
☆ 11월이 지나갈 때 / 김 수 영
☆* 시 전 집 중에서 ♡




12시에 K를 위문하기로 한 날이다. 청록회에서 사용하고 있는 K의 통장도 여백이 다 되었기에 통장정리를 하여 잔액을 내 명의 통장으로 이동시켰다. 그러고는 셋이서 진주반점에 자장면으로 점심을 먹으면서 K의 간암 증세와 그동안 진료과정 등 근황을 들었다. 당장이야 무슨 변고는 없겠지만은 간경변에 간암 질환임에는 틀림없었다. 립 스비스로 위로하는 일 밖에 내가 해줄 일은 없었다.
돌아오는 길에 그동안 궁금했던 명정동 절골을 찾아 나섰다.
거기 근처에는 한번도 가보지 못한 명덕사라는 조계종 사찰이 있었는데 비구니 스님이 한분 계셨고, 절 안이 너무 깨끗하게 정리정돈이 잘되어 있었다. 한참 동안 머물면서 주변 풍광을 즐기고 나오는데 그때서야 스님이 내더러 차 한잔하고 가라고 일렀다. 이미 그때는 시간이 좀 지체되었기에 다음 기회에 마시겠다고 하고 나왔다. 평림동으로 가는 길을 선택해서 올라가는데 거기에 명정동 485-5번지 절골 일대 통영지역 민간인 집단 희생사건 희생지 간판이 서 있었다.·
"안승관 등 통영에서 인민군 점령기(1일~1개월) 동안 인민군에게 협력했을것으로 의심받은 주민들이 1950년 8월 20일부터 통영경찰서 또는 헌병대로 연행되어 통영경찰서 유치장 또는 통영 항남동 헌병대 멸치창고에 갇혀죽음에 이를 정도의 고문을 당했다. 이들 중 일부는 1950년 9월 19일경 통영 명정동 절골 뒷산에서 총살당했으며, 일부는 한산도 앞바다에 수장당하는 등 적법한 절차 없이 집단학살되어 고귀한 생명들이 억울하게 희생되었습니다.
위 장소는 1950년 한국전쟁 전후시기에 발생한 통영지역 민간인 희생사건의 집단학살 유해매장 추정지이므로 함부로 훼손하여서는안됩니다.
2013. 9
진실 · 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장
통 영 시 장"
가슴이 아렸다. 그래 이곳이었구나 싶었다. 보도연맹 관련자들이 집단학살된 곳이기도 하다.
저녁에는 무전동 웰쌈식당에서 산벗 모임이 있었고, 이어서 B와 같이 5층에서 2차를 마셨다.
'일기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 2025.11.30(일) 문중 시사 (0) | 2025.12.02 |
|---|---|
| 2025.11.29(토) 11:00 제62주년 경우의날 행사, 모듬전 한국화작업실 <선>정기전시회 통영 역사홍보관 1층 (0) | 2025.12.02 |
| 2025.11.27(목) 14:00 복지관2층 수필교실 2 (0) | 2025.12.01 |
| 2025.11.26(수) 문중 제실 청소 (0) | 2025.12.01 |
| 2025.11.25(화) 갈치 젓갈 담다. 제주 쌈밥 (0) | 2025.12.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