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방

2025.12.11(목) 14:00 복지관 2층 수필교실 2

버팀목2 2025. 12. 14. 05:57

2025.12.11(목) 비


아침에 비가 찔끔 오더니 오전에 그치고 해가 나왔다.




☆     그대에게 한 그루 나무이고 싶다

그대
한 그루 나무라면
나 그대 손 끝에 피는
잎새 하나라도 얼마나 눈부실까

이별이 눈앞에 있어도
그대 손길 닿았던 기억 있다면
나 외롭지 않을 텐데

그대
한 그루 나무라면
나 그대 뜨거운 눈길 속에 피는
한 송이 꽃이라도 얼마나 황홀할까
몇 밤이 지나고 나면
시들고 말지라도 내게 머물렀던 그대 시선 잊지 못할 텐데

그대
한 그루 나무라면
나 그대 삶의 의미가 될
한 개 열매라도 얼마나 가슴 벅찬 일일까
그대 기억 속에서 멀어져 가더라도
나 허무하지 않을 텐데

그러나 그대,
진정 한 그루 나무라면
잎새보다 꽃보다 열매보다 그대가 디디고 선 어두운 땅속으로 내려가서 나 그대의 뿌리가 되고 싶네

가문 어느 날
그대 목이 마르다면
나 깊은 땅속에서 길어 올린 물로 그대 목을 축이고
봄 여름 가을 지나 꽃이 지고 열매도 떨어지고

그리 많았던 잎새들이 그대를 떠나갈 때
나 그대를 지키고 있겠네
땅이 얼어붙고 바람이 그대를 사정없이
흔들지라도
나 그대의 겨울을 같이 건너가겠네


☆* 시 전 집 *  중에서 /  최     옥      글


♤            에           필          로          그

여보게, 햇볕이 좋아서, 바람이 좋아서
눈물 날 줄 예전에는 몰랐다네

어느 시인이 그랬다지
* 누가 내 이름을 부르면 유년의 토방집 골방으로 울러 갔다 말해달라고 *

누가 내 이름을 부르면
젊은 날의 다락방으로 울러 갔다고 말해주게

삐걱이는 계단을 오르면서도
그때는 내 영혼이 얼마나 자유로웠는지
모른다네

살아오며 군데군데 접혀있는 삶의 페이지가 문득 견딜 수 없어, 그냥 울러 갔다고 전해 주게

☆ 어느 날의 쓸쓸함   /  최     옥

☆* 시 전 집 *    중에서  ♡



수필교실 2기 수업이 종강을 앞두고 있었다.
1기에 비해 발표를 안 해서 그런지 그냥 밋밋하게 지나온 것 같다.
내 개인적으로는 2기 수업받는 기간에 유일하게 내 혼자 신인상을 받았고 등단작가가 되었지만 실상 등단작품도 1기 수업 중에 쓴 글이다.
1기는 수강 중에 5명이나 등단했다. 김혜정, 채영주, 강주인, 이은희, 강둘자 등이다.




저녁 무렵 혼자서 집을 나섰는데 발길을 어디로 향할까 한참 동안 망설였다.
어제저녁에 장사국밥 식당에서 돼지고기 수육을 먹었으니 오늘 또 돼지고기를 연거푸 먹을 순 없지 않은가?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이미 성포횟집 수족관 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아무리 살펴봐도 볼락은 보이지 않는다.
볼락구이가 구미에 당기는데ᆢㆍ.
감성돔이 여러 마리 보이는데 생선회는 땡기지 않고 굽어달라고 할 요량으로 샛문으로 여주인을 불렀더니 여주인 왈 감성돔 머리구이를 좋아하지 않느냐? 며 어제 감성돔을 많이 잡아서 머리가 냉장고에 있다며 구이를 추천했다.

세 마리의 감성돔 머리가 구이로 술상에 올라왔다. 부자가 된 느낌이다.
오늘까지 같은 식당에서 세 번째 얼굴을 부딪히는 여자는 세 번 모두 남자 파트너가 바뀌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