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산행

지리종주(비박산행)-2-(2010.10.05)

버팀목2 2010. 10. 5. 16:48

둘째날

 새벽4시 대피소 전체가 부산합니다

종주팀들이 일으나 떠날채비를 할 시간이거든요

우리는 푹 자기로 하였으나 혼자 살며시 일으나 타프 밑을 빠져 나왔습니다

화장실도 다녀오고

어제 산행길에서 만난 진주에서 혼자 종주길에 나선 50대 후반의 여자분,

통영에서 온 지난해 퇴직한 시청공무원 일행도 모두 떠났습니다

잠자리로 돌아왔으나 잠은 오질 않고 

06:00경 누운채로 덕평봉, 칠선봉,

영신봉에서 청암 삼신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길 위로 잠시 붉은 빛이 나타났다가 이내 사라져 버립니다

구름이 가려 일출은 보이질 않았고.

 

아침밥이나 준비해야 겠군요

어제밤 오뚜기햇반으로 만들어 놓은 누룽지를 끊여 묵은 김치와 간단히 먹었습니다

      

 애닮은 쑥부쟁이가 길 떠나는 이를 위로합니다

 

 아직도 우리보다 더 늦은 출발이 있군요

08:10경 덕평봉을 향해 발길을 옮깁니다

 

 구절초가 화원을 이룹니다

 

 요즘 지리종주길에는 투구꽃, 용담, 구절초, 쑥부쟁이, 오이풀꽃이 산객의 시선을 붙잡습니다

 

 빗방울이 후두둑 나무가지를 때리고 갑니다

우의를 입기도, 안입기도 망설여지는 빗방울입니다

비가 계속 올것 같으면 세석에서 거림골로 하산할 것이고

일단 세석까지는 다른 방도가 없으니 무작정 걸을수 밖에 없네요

 

 덕평봉 가는 길에 대성리 방향의 산그리매도 잠시 발길을 붙잡습니다

 

 선비샘에서 비박도 할 수 있었는데 아쉬움도 남겨둡니다

담을 위해서...

 

 고사목을 길 양옆으로 가지런히 모아두어 보기가 참 좋습니다

 

 

 빗방울도 그치고

천왕봉 전망대에서 잠시 배낭을 내려놓고 간식을 챙기고 휴식을 취해 봅니다

 

 

 영신봉, 촛대봉, 삼신봉, 연하봉 금새 손이 닿을 것만 같은 거리인데 멀어만 보여집니다

게으른 눈 때문이라고 여기며 부지런한 발을 움직여 봅니다

 

 우로부터 좌로 삼신봉, 연하봉, 제석봉, 찬왕봉, 중봉, 하봉 순입니다

 

 

 단풍보다 먼저 채색되는 돌단풍입니다

 

 

 

 대성골인지 싶습니다

 

 

  손에 잡힐듯한 천왕봉입니다

 

 

 당겨 본 고사목입니다

 

 

 얼마쯤 왔을까 뒤돌아 본 반야봉과 노고단은 까마득한데...

 

 사람의 손,발길이 닿지 않는 곳에 부추가 빨간꽃을 피웠습니다

 

 

 시천면 내대리 방향입니다

 

 나무계단길로 한참을 걸어서 정상에 오른 영신봉은 어설프기 그지 없습니다

 

  촛대봉과 세석평전입니다

 

 거림골 건너편 청학동에서 오르는 삼신봉이 가로질러 누워 있습니다

 

 

 

 11:30경 세석대피소를 통과합니다

 

 

 지리산 대피소 중에 수용인원이 제일 많은 세석대피소 입니다

노고단:140, 연하천:40, 피아골:60, 벽소령:120, 세석:190, 장터목:135, 로타리:35, 치밭목:40명

 

 세석평전의 습지입니다

 

 

 

 돌로 굳어버린 연진 여인

 

 오이풀꽃과 구절초가 듬성듬성 피어 있습니다

세석을 지나니 날씨가 쾌청한데 한신골 쪽에서는 비가 많이 내렸는지 비가 그치자 구름이 뭉실 뭉실 올라옵니다

 

 촛대봉에서 바라본 천왕봉

 

 

 촛대봉과 세석철쭉이야기만 읽고 장터목을 향해서 전진합니다

 

 지나온 촛대봉입니다

촛대봉에서 도장골 비등산로 구간에는 와룡폭포, 윗용소, 아랫용소, 밀금폭포 길상사로 이어집니다

 

 한신계곡, 영신봉과 촛대봉 사이 잘록한 곳으로 백무동 가는 가파른 길이 숨어 있습니다

 

건너다 보이는 영신봉은 이쪽에서 보면 별것 인데 칠선봉쪽에서 오면 나무계단도 길고 길이 험한데...

 

 삼신봉 가는 길은 야생화 천국입니다

 

 촛대봉에서 삼신봉 가는 정다운 길입니다

 

 

 

 여기가 화원입니다

용담,쑥부쟁이 하며...

 

 구절초와 오이풀꽃

 

 

 

 

 

 

 살아서 천년 죽어 천년

천년을 헤아리며 수년째 보아와도 묵묵히 서 있는 고사목입니다

 

 더디어 장터목에 당도하였습니다

 

 장터목에서 점심을 먹고 한시간 거리인 천왕봉을 향해 또 발길을 옮깁니다

 

 

 

 

 

 백무동쪽에서 연신 뭉게구름이 피어 오릅니다

 

 

 

 

 지나 온 제석봉도 구름에 가려지고

 

 

 

 

 

 

 

예측불가!  변화무쌍한 지리산의 날씨입니다

 

 천왕봉에서 통영에 살고 있는 사람을 만납습니다

도시락도 정성들여 준비했네요

다가갈까 말까 한참을 망설이다가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오미자 차 한잔을 얻어 마시고 정상으로 향합니다

 

 

 15:30경 정상에 서다

 

 15:30 정상에 서다

 

 

 

 

 

 바다인지 육지인지 구분이 안됩니다

분명 육지는 육지일진데..

 

 천왕봉 마지막 깔닥고개에는 이렇게 보기좋게 정비를 해 놓았습니다

 

 

 천왕샘

먼저 지나간 산객이 다른 산객을 위해 나뭇잎으로 물길을 보기좋게 만들어 놓았네요

 

 

지리산 편지

 

 편지봉투 끝머리를 살며시 뜯어 내리는 떨리는 손짓의 감촉을 기억하는가 그대

풀칠로 우표를 붙여 본 것이 언제였던가 우표값이 얼마인지도 모른 체 지난 세월

 

지리산 장터목산장에는 우체통이 있다네 하늘아래 첫 우체통이라는 이름까지 있지

올봄 지리산의 이른 봄을 만나러 갔다가 마지막 겨울을 보고 왔던 때 눈에 띄였지

 

그 우체통을 보고 무슨 생각이 든 줄 알아?  하얀 솜이불처럼 눈 쌓인 장터목산장에서

언젠가 하룻밤을 묵으며 편지를 써야겠다고 그대에게 지리산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이야

 

지리산에서 쓴 편지를 받아 볼 그대의 얼굴 뭉게뭉게 떠 오르는 수줍은 듯 작은 미소에

고단한 몸 뉘지 못하고 시린 달빛 아래에서 새벽을 맞이한다 한들  그게 무슨 대수겠는가

-김진업의 지리산 편지-

 

 

 

 천왕봉에서 중산리로의 하산길에서 본 구름에 쌓인 연하봉과 삼신봉, 촛대봉

 

 중산리에서 천왕봉 오를 때 마지막 숨 고르는 장소입니다

 

 하산길에 올려다 본 천왕봉

내 생애 몇번이나 더 오를 수 있을런지요..

 

 

 

 풀섶에서 먹이를 찿고 있는 다람쥐를 발견했습니다

 

 개선문

 

 

 중산리가 발아래 있습니다

 

 무심코 땅바닥만 쳐다보고 걷다가 용한 물건을 발견했습니다

 

 

 

 

 로타리대피소에서 칼바위 쪽으로 하산하면 3.4km 

순두류 쪽으로 하산하면 5.8km

순두류 쪽이 거리상 길지만 우린 순두류 쪽으로 선택했습니다

순두류 쪽은 길이 완만한 경사이고 칼바위 쪽은 급경사 계단길이기 때문에 다리 힘이 풀린 상태이기 때문에

자칫하면 사고도 우려되고

 

더욱 좋은 것은 순두류까지 2.8km만 내려가면 법계사에서 운용하는 셔틀버스가 있으니까요

셔틀버스는 막차가 18:30에 순두류를 출발합니다 중산리를 향해

버스안에 보시함이 있는데 요금은 성의껏 내면 되고, 없으면 담에 내면 되고

중산리매표소 까지만 운행됩니다

   

 대한민국 국립공원 다 다녀봐도 변소앞에 흡연장소 팻말 달아 놓은 곳은 로타리대피소 밖에 없더이다

겨울에는 햇빛도 들어오지 않는 응달은 물론이고 흡연장소 조금만 이탈해도 벌금물린다고 방송해대는

대피소가 로타리 대피소입니다

당초 로타리클럽에서 민간자본으로 지었을때는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생기기도 전일텐테

여튼 재수없는 곳입니다

여기서는 오줌도 누기 싫어 그냥 통과합니다

 

 바람폭포입니다

 

 단풍나무가 채색되기 시작합니다

지리의 단풍은 10월 마지막 주가 절정일 겝니다

 

 17:00 중산리 도착

막걸리 한잔에다  파전 한조각으로 피로를 날려 보내고 마중나온 짝뚱의 애마에 몸을 실었습니다

해단식은 통영사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