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

인왕산 치마바위 이야기

버팀목2 2021. 4. 29. 19:35

어째 뜬금없이 인왕산 치마바위 이야기냐고요?

그것도 경상남도 하고도 맨 끄트머리 통영 바닷가에 사는 이가

한양도성 성곽길에 있는 인왕산을 들먹이는 이유는 요?

 

2021.04.28자 주간 TV 뉴스에서 시작되어,

다음날 조간신문에 이건희 유산 '1조 원+미술품 2만 점' 사회환원이 이슈가 되었습니다.

 

 

언론매체에서 삼성 家 상속세 12조에 대해 보도하자 집권당 상근 부대변인 박진영은 "삼성 어천가 토할 같은 하루였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그런 부류들의 냉소에도 불구하고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은 맞습니다. 

 

특히 내가 관심을 가진 것은 미술품 중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국보 제216호)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유인즉,

 

산을 좋아하는 이유가 첫째이고,

둘째가 내가 독서하면서 책에서 알게된 인왕산에 있는 치마바위 전설 이야기 때문입니다.

 

전설인즉,

내가 읽은 조선왕조실록에서 어쩌다 임금이 된 중종이 조강지처인 단경왕후를 내치게 되었는데 궐 밖으로 나온 뒷날 중종은 새 왕비를 맞아들이고,

 

단경왕후는 경회루가 마주 보이는 인왕산 치마바위에 올라 자신의 치마를 펼쳐 놓고 중종을 그리워했다는 내용이 치마바위의 전설이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이번에 겸재가 그린 인왕제색도를 검색해 봤더니...

 

겸재 정선이 76세 되던 1751년에 당시 시인 사천 이병연과 시와 그림을 주고받으면서 교우했던 사천이 몸이 아파 칩거하자 그의 쾌차를 비는 마음에서 '인왕제색도'를 그렸다고 하는데

인왕산에 비가 내린 뒤 안개가 피어오르는 순간을 대담한 필치로 담은 진경산수화의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는 

'인왕제색도'에 얽힌 사연을 되새겨 보는 기회를 가져 봅니다.

 

 

 

 

인왕산 정상 밑에 치마바위 위치

 

조선의 10대 임금 연산군이 폭정으로 신하 박원종, 유순정, 성희안을 중심으로 반정이 일어나 쫓겨나고,

연산군의 이복동생 진성대군이 신하들에 의해 임금으로 즉위했는데

임금이 되기 전 연산군의 처남인 신수근의 딸과 혼인을 했는데 왕이 된 후 신하들에 의한, 신하들을 위한 임금이 될 수밖에 없다 보니 바지 임금이 되어 신하들의 뜻에 따라 조강지처를 버려야 했답니다.

 

그의 아내였던 단경왕후의 아버지 신수근이 연산군의 처남이었기 때문에,

중종반정이 일어나기 전 반정 주모자들은 신수근에게 반정에 가담할 것을 권유 하지만 그는 연산군을 배신할 수 없다며 거절하였고 반정이 성공하자 신수근의 딸인 단경왕후는 궁에서 쫓겨났으며,

 

쫓겨난 단경왕후는 중종을 그리워하여 경회루와 마주한 인왕산 바위에 자신의 치마를 펼쳐 놓았는데,

오늘날 내려온 인왕산 치마바위 전설이 되었답니다. 

 

그런데 인왕산 산행지도에는 치마바위가 표기되어 있는데 겸재의 인왕제색도에는 치마바위 형체는 나타내지 않은 듯 알아볼 수 없습니다.

 

인왕산 산행지도와 인왕제색도를 비교하면서 눈을 비비고 봐도 산행지도에는 치마바위가 표기되어 있는데 겸재는 치마바위를 그려 넣지 않았습니다.

 

이번에 이건희 유산 중에 사회 환원하는 미술품에 겸재가 그린 '인왕제색도'가 단연 돋보이며 '국보 제216'라는 사실도 언론을 통해 알게 된 마당에 겸재의 인왕제색도를 아무리 들여다 보아도 치마바위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중종 때 치마바위 전설이 등장했고,

이후 200년이 지나 영조 때 겸재가 그린 인왕산에 치마바위가 없는 이유는 겸재는 당시 단지 며칠간 비가 내린 뒤 인왕산에 올라보니 비가 그치고 안개가 피어 오르는 광경을 보고는 절친 사천 이병연이도 저처럼 생기를 되찾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렸기 때문에 치마바위치는 안중에도 없었으리라 봅니다.

 

참고로 11대 중종의 재위 기간은 1506~1544년이고

21대 영조의 재위기간은 1724~1776년이며

겸재가 그린 '인왕제색도'는 1751년 그의 나이 76세에 그린 그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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