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방

2022.03.26(토)

버팀목2 2022. 3. 26. 10:50

2022.03.26(토) 비

 

상상 속의 은퇴

 

맛없는 술이라도 끊인 차보다 낫고,

거친 베옷이라도 없는 것보다 나으며,

못생긴 마누라, 못된 첩도 독수공방보단 낫지.

꼭두새벽 입궐 기다리며 신발에 서리 잔뜩 묻히느니,

삼복 날 해 높이 솟도록 시원한 북쪽 창 아래 푹 자는 게 낫지.

화려한 의식으로 만인의 호송 받으며 북망산으로 가느니,

남루한 누더기 걸치고 홀로 앉아 아침 햇살 쬐는 게 낫지.

생전엔 부귀 누리고 죽어선 문장 남기려 하지만 백 년도 한순간이요,

만년도 바삐 지나는 것을.

충절의 백이숙제(伯夷叔齊)든 대도 도척(盜跖)이든 실패한 건 매한가지니,

차라리 지금 술에 취해 시비나 애환 다 잊는게 낫지

 

-'맛없는 술(박박주· 薄薄酒)' 소식(蘇軾 · 1037~1101)

 

거류산이 고성읍 우산리, 덕선리 쪽에서 바라보면 독수리가 양 날개를 활짝펴고 동쪽을 향해 비상하고 있는 형국이란다.

 

 

대가면 연지리 방화골에 작은 누님댁 담장에,

엄나무(개두릅) 순이 피었는데 둘러 보러 갔었는데 아직 이르고,

돌아오는 길에 덕선리 고가앞을 지나왔다. 그냥 예전에 지나쳐 오는데 옛 기와집이 볼품 있게 북쪽으로는 나지막한 산이 막혀 있고 남쪽으로는 봄보리가 새파랗게 피어 있던 기억을 더듬어 갔었는데 예전 그대로였다.

여기 어디쯤에 진욱이 친구 집이 있었는데 어림이 가지 않는다.

 

저녁엔 현종이네 집에서 소고기 파티가 있었다.

낮에 성포에 갔다가 코끼리조개가 제철이라서 횟집마다 수족관에 가득가득 차 있길래 1킬로를 사 왔었다.  

'일기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2.03.28(월)  (0) 2022.03.27
2022.03.27(일)  (0) 2022.03.27
2022.03.23(수)  (0) 2022.03.25
2022.03.25(금)  (0) 2022.03.24
2022.03.24(목)  (0) 2022.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