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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12(화) 글을 써야 한다는 강박 관념

버팀목2 2024. 3. 12. 10:19

2024.03.12(화) 흐림

 

 

☆      노                을

종일 지친 몸으로 떠돌다가 땅에 떨어져
죽지 못한 햇빛들은 줄지어 어디로 가는 걸까

웅성 웅성 가장 근심스런 색깔로 서행하며
이미 어하루둠이 깔리는 소각장으로 몰려들어
몇 점 휴지로 타들어가는 오후 6 시의 참혹한 형량
단 한 번 후회도 용서하지 않는 무서운 시간

바람은
긴 채찍을 휘둘러 살아서 빛나는 
온갖 상징들을 몰아내고 있다
도시는 곧 활자들이 일제히 빠져 달아나
속도 없이 페이지를 펄럭이는 텅 빈 한 권 책이 되리라

승부를 알 수 없는 하루와의 싸움에서
우리는 패배했을까, 오늘도 물어보는 사소한 물음은

그러나
우리의 인생을 텅 텅 흔드는 것
오후 6 시의 소각장 위로 말없이 검은 연기가
우산처럼 펼쳐지고, 이젠 우리들의 차례였다

두렵지 않은가
밤이면 그림자를 빼앗겨 누구나 아득한 혼자였다
문득, 거리를 빠르게 스쳐가는 일상의 공포
보여다오, 지금까지 무엇을 했는가
살아있는 그대여

오후 6 시
우리들 이마에도 이 , 붉은 노을이 떴다
그러면, 우리는 어디로 가지?
아직도 펄펄 살아있는 우리는
이제 각자 어디로 가지?


☆* 길 위에서 중얼거리다 *   중에서   /   기   형   도          글



♤            에             필             로            그


바람처럼 왔다가 가는 삶
이슬처럼 쓰러지는 삶, 가는 곳 알 수 없는 삶

계절이 바뀌듯이 물이 고여지며 흐르듯이
삶도 그렇게 가는 것임을
겨울이 깊다 한 들, 추위가 매섭다 한 들
그 또한 흘러 가리라

아파하리라
내 안의 마음들이 흩어질 때는
미치도록 아파하리라
부르리라
내 안의 밀어들이 후들거리도록
목놓아 부르리라

흘러가리라
바람처럼 흘러가리라
흘러가리라


☆ 바 람  처 럼      /     고    미      순

☆* 머물 곳은 그대 가슴이어라* 중에서 ♡ 

 

오늘로서 목련이 만개했다

 

 

수필교실 중급반이 개강되었다. 강사는 2~4월까지 중급반이 운영되고 5월 한 달 쉬고 6~8월에는 상급반이 운영 될 예정인데 상급반 수업이 종료되면 수강생 중에서 4~5명은 수필로 문단에 등단을 해야 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물론 부지런히 습작을 하여 진도가 나가고 하면 좋겠지만 기행문(산행기) 위주로 글을 써온 나로서는 일반 수필은 이제 입문이나 다름없다. 이전에 써 놓았던 글들을 첨삭하는 방안을 강구해 보아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