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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히말라야(랑탕) 트레킹 3일차

버팀목2 2024. 4. 6. 00:06

 

 

네팔 히말라야(랑탕) 트레킹 3일 차

 

                                                                                                                    김 봉 은

 

 

 오늘은 샤부르베시 롯지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본격적인 트레킹이 시작된다. 일정은 샤부르베시에서 - 랜드 슬라이드 - 밤부(1,970m)- 라마호텔(2,470m) 까지 11km6시간에 걸쳐 이동할 예정이다.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단체 사진을 찍고 출발했다.

 오전 8시경 숙소 인근 랑탕 국립공원 통제소에 일행들이 내려서 일일이 여권 심사를 받고는 라마호텔을 향하여 출발했다. 네팔 최초의 국립공원인 히말라야 랑탕국립공원에 들어서자 널따란 바위돌 위에 상을 차리고 히말라야 에게 입산 신고식을 올렸다. 무탈하게 랑탕 트레킹을 마칠 수 있도록 염원을 빌었다. 그리곤 단체사진 한컷! 세월이 지나고 나면 사진으로만 기억될 것이기에 최대한 많이 찍는 것이다.

 가는 중간에 채석장이 있었고, 채석장을 지나자 터널을 통과하여 샤부르베시까지 물을 보내어 낙차에 의한 전기를 생산하는 수력발전소 신축 공사장이 나왔다. 한창 공사가 진행중이었다. 공사장 인부들은 안전모나 안전화를 착용 안 했고,, 거의 슬리퍼를 신고 일을 하고 있었다. 공사현장 부근에 숙소로 사용하는 컨테이너 박스 주변에 이동식 화장실과 빨랫줄을 쳐서 옷을 말리고 있었는데 그들이 쳐다보고 있어서 차마 카메라에 담지를 못했다.

 

몇 십 년전 우리의 아버지나 형님들도 열대 사우디 등 건설 노동자로 가서 일했던 경험담을 들었다. 그렇게 열대의 나라에서 힘들게 일해서 외화 획득을 하여 우리나라 도로 건설하고 발전시켰다는 말을 듣고는 콧등이 시큼해졌었다. 지금 저들도 가족을 위해 안전장비도 착용할 엄두도 못 낸 채 저렇게 일한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무거웠다.

 가는 도중에 당나귀 부대를 만나면 먼저 통과시켜 주었다. 좁은 산길이라 비켜 줄 수 밖에 달리 방법이 없었다. 이동하는 중간중간에 화물을 운송하는데 한 사람이5마리를 몰고다녔다. TV에서 심심찮게 보던 장면을 직접 보니 실감이 안 났다.. 사람보다 당나귀가 항상 우선!

 롯지에서 주문한 물건들을 당나귀 등에 싣고 가는 현지인들도 거의 슬리퍼를 신고 있었다. 그들 중에 장화 신은 당나귀 몰이꾼을 귀하게 만난 터라 사진을 찍었다.

 이어서 밤부에 도착하여 점심을 먹어야 했다. 현지식인데 쟁반에 밥과 카레, 나물이 나왔는데 한국에서 가져간 고추장을 꺼내 밥에 비벼서 겨우 끼니를 떼웠다. 마침 점심시간대라서 롯지 운영자들도 식사를 하는데 그들은 숟가락이나 젓가락은 사용ㅎ지 않고 완손으로 쟁반을 들고 오른손으로 밥을 카레나 나물에 섞어서 입을 가져갔다. 마당에서 지붕 끝까지 만국기를 달아놓았다. 어릴 적 운동회 하는 날 운동장 같은 느낌이었다. 외부는 볼품 없는데 실내는 그런대로 괜찮았다. 머리가 허연 곱게 연세 드신 할머니의 미소가 고와서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오후 4시 30분경 라마호텔에 도착했다. 여기서 라마호텔이라고 지칭하는 곳은 롯지가 여럿 있는 곳의 지명이었다. 롯지를 현지인들이 대여받아 운영하는 곳으로 랑탕 트레킹 코스 중에 제일 열악한 환경이었다

 전기불도 통제되고 아예 배터리 충전시설은 없다. 샤워 시설도 없고 롯지에서 설거지를 하는 건물 밖에 공동 수돗가에서 설거지도 하고 세수도 했다. 화장실도 공동 화장실이고 좌변식인데 볼일을 본 후 물은 받아놓은 바케스에서 물을 떠 가지로 사용했다. 우리나라도 오래전 저렇게 사용한 적 있지만 잊어버렸다. 그것도 밤중에는 물 공급이 되지 않았으니 상상조차도 하기 실은 장면이 연출되곤 했다. 숙소는 21실로 오지(奥地) 체험이 가능한 곳이다.

 샤부르베시에서 라마호텔까지 가는 도중에 2015년 랑탕 지진 당시 산사태로 이스라엘 청년이 사망하였는데 추모현판이 설치되어 있었고, 그곳을 통과할 때에는 현지 가이드가 사진촬영도 금하고 신속히 통과해야 했다. 산 위쪽으로 시선을 돌리자 금세라도 돌덩이들이 굴러 내려올 것 같아 보였다. 

 길바닥도 잘 주시하고 걸어야 한다. 온통 당나귀 오줌과 분변이 넘쳐나고 있었다.

 중간에 2개 정도의 롯지를 지나는데 롯지에서는 자체 증류시켜 제조한 현지 소주인 럭시를 팔고 있었다. 랑탕 국립공원내 네팔 전통'럭시'를 자칭 제일 잘 빚는다는 '밤부'마을 롯지 여주인과도 기념촬영을 했다. 태극기가 게양 되어 있고 무궁화가 피어 있는 '밤부' 마을 롯지. 태극기와 무궁화는 누가 심었을까 자뭇 궁금증이 발동해서 가이드에게 물었지만 대답은 신통치 않았다. 롯지에서의  방값이나 식대나 술 값 계산은 현지 가이드와 총무가 알아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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