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치 2

2022.01.05(수)

2022.01.05(수) 흐림 묵념 - 김 소 월 - 이슥한 밤, 밤 기운 서늘할제 홀로 창턱에 걸터앉아, 두 다리 느리우고, 첫 머구리 소리를 들어라. 애처롭게도, 그대는 혼자서 잠드누나. 내 몸은 생각에 잠잠할 때. ㅎ희미한 수풀로서 촌가의 액맥이 제(祭) 지나는 불빛은 새여오며, 이윽고, 비난수도 머구리 소리와 함께 잦아져라. 가득히 차오는 내 심령은 ······ 하늘과 땅 사이에. 나는 무심히 일어걸어 그대의 잠든 몸 위에 기대여라 움직임 다시 없이, 만뢰(萬籟)는 구적(俱寂)한데, 희요(熙耀)히 나려비추는 별빛들이 내 몸을 이끌어라, 무한히 더 가깝게. * 비난수 - 무당 등이 귀신에게 비는 것을 뜻하는 정주 지방어 만뢰 - 자연 만물이 내는 온갖 소리 구적한데 - 모두 소리 없는데 희요히 - ..

일기방 2022.01.05

2021.12.23(목)

2021.12.23(목) 맑음 13˚/ 3˚ 팔벼개 노래 - 김 소 월 - 첫날에 길동무 만나기 쉬운가 가다가 만나서 길동무 되지요. 날긇다 말어라 가장家長 말어라 오다가다 만나도 정붓들면 님이지. 화문석 돗자리 놋촛대 그늘엔 칠십년 고락을 다짐둔 팔벼개. 드나는 곁방의 미닫이 소리라 우리는 하루밤 빌어얻은 팔벼개. 조선의 강신아 네가 그리 좁더냐 삼천리 서도西道를 끝까지 왔노라. 삼천리 서도를 내가 여기 왜 왔나 남포南浦의 사공님 날 실어다주었소. *긇다 - 그르다 정붓들면 - 정이 붙어 들면 서도 - 황해도와 평안도를 통틀어 이르는 말 부일 복국집에서 아침을 먹고는 와서 오랜만에 집에서 커피를 한잔 하고 있는데, 지인으로부터 전화가 와서 낚시 손님이 돈이 없다며 밤새 낚은 갈치를 승선비 대신 받아 달..

일기방 2021.1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