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2.22(토) 맑음

아침에 창문을 열고 보니 정월 스무닷새날 그믐달이 하늘 정중앙에 떠 있었다.








[하늘 꽃 편지 / 김미경]
밤하늘에
하얗게 품어주시는
아버지의 마음인가요
하늘 꽃을 바라봅니다
똘망똘망한 꽃망울로
별들의 노랫소리에
외로운 영혼을 달래며
그곳에서
아프지 말라고
외롭지 말라고
가족들의 마음을 담아서
하늘에 꽃 편지 띄웁니다
보고 싶어요
설날에는 꼭 만나고 싶어요
아버지의 아픈 모습을
생각하면 눈물이 납니다
나의 심장 한복판에서
부둥켜안고 울고 웃다가
아버지의 환한 웃음에
내 인생 힘을 내어봅니다.
▣. 카카오스토리 여행작가에서
#1

헨리 소로는 27세에 홀로 월든 호숫가로 떠나 오두막을 짓고 밭을 일구며 2년 2개월을 지낸다. 그는 그때의 사유를 모아 ‘월든’을 썼다. 이 책은 물질문명에서 벗어나 삶의 본질에 집중하며 자연 속에서 사는 소박하고 충만한 삶을 노래한다. 은퇴 후 속세를 떠나 ‘나는 자연인이다’의 주인공을 꿈꿔본 적 있는 남자들의 로망인 삶이다. 하지만 월든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반전이 있다. 사실 그가 살았던 오두막은 깊은 숲 속이 아니라, 30분만 걸어도 읍내로 나갈 수 있는 곳이었다. 그는 때때로 읍내로 나가 음식을 사 먹었고, 오두막에 방문하는 가족과 친구들도 만났다. 홀로 아름다운 월든 호수를 바라보며 ‘사유’했지만 ‘사교’도 멈추지 않았단 것이다.
‘월든’에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어쩌면 고립이 아닌 연결, 고독이 아닌 교류라는 생각이 든다. ‘오고 가고, 맺고 끊는 중용’의 기술을 배우는 것 말이다. 사찰에서의 ‘동안거’나, 성당에서의 ‘피정’은 번잡함에서 벗어나 마음이 차분해질 수 있는 좋은 방편이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오면 도로아미타불이 되는 건, 우리의 선입견처럼 고독이 절간 같은 환경이 아니라 ‘태도’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도시인의 출퇴근도 성찰의 순례길이 될 수 있다. 중요한 건 외부가 아닌 내면의 소음을 끄는 것이다. 시끄러운 카페나 번잡한 식당에서도 우리는 고독할 수 있다. 외부의 소음을 차단하고, 오직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먹는 것에 집중해 충만해지는 ‘고독한 미식가’처럼 말이다.
바람에도 꼿꼿한 나무는 죽은 나무다. 이어령 선생은 ‘마지막 수업’에서 나무는 끝없이 바람에 흔들리지만 곧 자신만의 중심으로 서 있다고 말한다. 한겨울 파도는 어떤가. 파도의 운동 역시 끝내 수평으로 돌아가기 위한 끝없는 눌림과 풀림의 과정이다. 세상 많은 것은 중심으로 다가서기 전 흔들린다. 월든 호숫가만 정답이 아니다. 흔들리는 내면의 수평을 찾아 지금 이곳에서 고요해지는 방법이 있다. 잠시 휴대폰을 끄고 명상하는 것이다.


오늘은 동완이 여자친구 한지혜의 부모님괴 상견례를 하는 날이다.
일주일 전에 무전동 '미도초밥' 일식집에 1인당 7만 원짜리 6인상 예약을 해 두었다.
오후 5시경 동완이 한테서 전화가 왔다. 엄마가 전화를 받지 않아 내게 전화한다고 하면서 지금 우리 집으로 오겠다고 했다. 식당으로 동행하기 위해서다.
걸어서 10분 거리를 셋이서 걷는데 동완이가 결혼식 날자를 지혜 어머니가 잡았는데 올해 11월 2일이고, 식장은 도남동 스텐포드호텔 결혼식장을 예약했다고 이야기했다. 나는 오늘 상견례 자리에서 양가 부모가 의논할 거라고 예측했었는데 내 예상보다 빨리 진행이 된 것 같았다. 이왕 할 거면 빨리 진행하는 것이 좋다 싶다.
지혜 부모님을 만나보니 소탈한 것 같았다. 양 부모가 술은 먹지 않는다고 했다. 식사자리에서 내하고 동완, 지혜만 술을 마셨다. 밥값 계산은 내 카드로 했는데 분명 1인당 7만 원으로 예약했었는데 카드 용지에 34만 원이라고 찍힌 것을 보니 아마 1인당 5만 원짜리로 준비된 것 같았다. 양가 안주인들이 결혼식날 입을 한복은 대여받아 입기로 하고, 예단과 폐백은 요즘 추세에 따라 안 하기로 안주인들이 결정했다. 그렇게 일사천리로 진행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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