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방

2018.12.24(월)

버팀목2 2018. 12. 30. 17:37

2018.12.24(월) 맑음






오늘 현종이네 유치원에서 크리스마스 이브라고

사슴뿔 모양의 종이모자를 쓰고 퇴원했습니다

모자 쓴 기념으로 폰카로 사진도 찍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불교를 신봉치 않아도 초파일에 절에 가듯이

기독교를 믿지 않아도 크리스마스 이브에 약간씩 들떤 기분을 느끼곤 합니다



사랑은 어렵다


그의 유머에는

웃어줄 수 있으면서

그가 한 거짓말에는

눈물 흘리지 않을 만큼만

사랑하기는 어렵다


사랑은 어렵다


그가 불쑥 내민 장미꽃에

설레어 하면서

그가 어쩌다 기념일을 잊었을 때

서운해 하지 않을 만큼만

사랑하기는 어렵다


사랑은 어렵다


그의 웃음에 가슴 따뜻해졌다가

그 웃음이 사라졌을 때

가슴이 아리지 않을 만큼만

사랑하기는 어렵다


사랑은 어렵다


조금만 사랑하기는

적당히 사랑하기는

상처받지 않을 만큼만

사랑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지금도 연인들은

상처 받을 줄 알면서도

또 그렇게 열렬히 사랑하나 보다


그것이

이 세상에 상처의 개수 만큼

또한 사랑이 존재하는 이유인가 보다


"기분을 만지다" 중에서 김은주 글  



'일기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8.12.26(수)  (0) 2018.12.30
2018.12.25(화)  (0) 2018.12.30
2018.12.23(일)  (0) 2018.12.30
2018.12.22(토)  (0) 2018.12.30
2018.12.21(금)  (0) 2018.1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