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뚝지먼당(서포루)

버팀목2 2021. 4. 20. 20:38

2021.04.20(화)

 

옛 추억에 젖어 보기로 합니다.

기억을 더듬어.....

 

새터 호동 식당에서 1인분 2만 원 하는 특 복국(생 참복)에 도산 막걸리 한 병으로,

세 식구가 아침 식사를 하고는 내를 빼고, 집사람과 딸아이 둘이는 시내 한복판 대로를 걸어서 집으로 갈 거라고 하여,

나는 충렬사 쪽 길을 선택했습니다.

 

깨끗하게 비운 밥그릇

 

집사람과 딸은 항남 오거리 쪽으로 갔고,

나는 통영적십자병원 옆에 세워져 있는 서피랑 이야기 광고판을 보고는 충렬사 쪽 백석 시비가 있고 박경리 장편소설 '김약국의 딸들'에 나오는 '하동 집' 앞을 갈 것이냐 '뚝지먼당길'을 선택할 것이냐 기로에 섰다가 뚝지먼당길을 선택했습니다.

 

1980년 중반 애환이 서려 있는 옛 한정식 식당 서송정 대문입니다.

 

지금은 폐가가 되어 대문은 자물쇠가 채워져 있었습니다.

 

이 길도 내 하고는 특별한 사연이 있는 계단길입니다.

좌측 맨 위 2층 붉은 벽돌집 맞은편에 현재는 철거되었지만 마지막 속칭 '야마 호텔'이었습니다.

윤락행위방지법위반으로 업주 김 씨 부부가 구속되는 초유의 사건으로 통영지역의 윤락가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폐가가 된 서송정은 이지숙(본명 이 X복)이 운영하던 한정식 식당이었는데 운영 형태는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여자 종업원들이 손님 시중을 들던 요정이었습니다.

충무시와 통영군의 기관장 모임이나 이 지역의 유지들이 주로 애용하던 곳이었지요.

 

지숙 씨는 내랑은 친구처럼 지냈는데 아비도 없는 딸아이(이 x 연)만 덜렁 혼자 남겨두고 수년 전에 유방암으로 저 세상으로 먼저 갔습니다.

도천동 그의 아파트에서 한번 보자는 연락이 와서 갔었는데 간신히 몸을 일으키고는 거실로 나와 앉았는데 대구에서 내려온 그녀의 친구였고, 일본을 자주 왕래하면서 내 기억을 더듬어 보면 한산도 용초에서 생산되는 미역을 일본으로 수출한다는 여자가 있었는데 그 여자가 지숙이한테 돈을 빌려간 것이 지숙이가 결정적으로 부도가 나게 된 일등공신이었다며 나 더러 일본으로 좀 데려 가 달라고 애원하던 지숙이 얼굴이 생생하게 떠 오릅니다.

 

그리고 적십자병원 옆에서 삼성전자 대리점 하던 이 x호가 대월 새끼마담 하고 바람나던 바람에 새끼 마담이 독립해서 카페를 운영하면서 어렵게 되자 지숙이한테 돈을 차용하여 갚지 못하여 더불어 어렵게 된 셈이었지요.   

 

서송정을 운영하다가 이후 중앙시장 안에서 'x원'이라는 한정식 식당도 요정 형태로 운영했었고,

항남동 신라호텔 앞 업소 명칭은 생각 안 나고, 그 뒤 세관 뒤에 업소도 이름이 생각 안 나고, 거긴 예전부터 데리고 있던 아가씨가 일본에서 활어 거래처 수금 차 온 일본인 노인네를 따라 일본으로 따라가서 노인네 수발을 하여 한 살림 챙겼다는 소문이 있었고,

 

당동 해안도로 옆에서 동백이라는 식당도 했었고 말년에 했던 유흥주점이 비치호텔 지하에 있는 '대월'도 했었고

마지막으로 무전동에 땅 사서 3층 건물을 지어 '동백'이라는 상호로 한정식 식당을 개업하고는 투병생활에 들어갔고

지숙이의 오른팔이나 다름없었던 항남탕 앞에서 빼떼기 죽 장사하던 윤마담은 술 마시고 바닷가에서 실족하여 저 세상 사람이 되었고,

 

유일하게 여자 종업원으로 일했던 x경이는 술장사하더니만 요즘은 내가 운신의 폭이 좁다 보니 얼굴 못 본 지 오래고

남자 종업원인 xx는 돈 벌어 항남동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으며 듣는 소문으로는 위암으로 위 절제 수술을 받고는 사진가로 활동하면서 통영 전통 요리연구가로서 명성을 얻었다는 이야기도 들리기도 하고, 

 

여하튼 오너는 사업도 실패하고 병을 얻어 먼저 저 세상으로 갔고

수족들만 돈 벌어 살판났다는 말이 들리기도 합니다. 

 

본채는 식당이고 앞마당 우측은 종업원 대기실, 좌측은 기사 대기실이었지요.

 

황소 형상을 닮았다는 후박나무.

그러고 보니 가지가 소뿔을 닮았습니다. 

토종도 아닌 외래종인 샤스타데이지가 만발해 있습니다.

 

벼락당 주인이 된 흰 사슴 한 마리와 꽃사슴 한마리

 

항남 목욕탕 굴뚝에 붙어 있는 공주 섬과 그 뒤 도남동 금호콘도, 국제 음악당, 스탠포드 호텔.

 

강구안 바다를 건너 남망산과 시민문화 회관

 

서포루 가운데로 보이는 북포루

 

가운데 충렬사가 있는 명정동 일대

 

당겨 본 충렬사

 

당겨 본 세병관

 

통영의 主山 미륵산 그 아래 흉물로 변해버린 봉평동 조선소 타워 크레인들.

 

마침 통영항에서 출발하는 욕지행 (주)대일 해운 소속 아일랜드호

 

옛 '야마 호텔' 윤락가 지붕이 스레트로 석면을 함유하고 있어 정부에서 철거비용을 지원받아 철거작업 중에 있나 봅니다.

 

서문고개 현판에서 타 지역에서 인문학 기행을 온 모양입니다

인솔자가 현판을 보면서 핸드 마이크를 손에 쥐고 열심히 강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울타리 너머로 바라본 세병관 내부

 

여성의 다리통 굵은 모습에 비유되던 세병관 기둥 

 

산복도로에서 바라 본 서포루와 미륵산

 

세병관 담장 위로 바라본 12시 방향 동포루

 

토종 통영 동백이 동백꽃 중에 젤 이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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