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2024.04.13(토) 사량 수우도

버팀목2 2024. 4. 14. 22:21

 

사량 수우도 산행

 

 새벽 4시에 모닝콜 소리에 눈을 떴다. 이게 뭐지? 이 꼭두새벽에 왠 전화벨 소리라니?.

 정신 차려 다시 뒤다 보니 전화벨이 아니고 모닝콜 소리였다. 그래 오늘 사량 수우도 산행 가기로 했지···

. 발딱 일으나 화장실로 가서 양치질부터 하고 얼굴에 물칠을 한다. 어제 대충 챙겨놓기는 했지만 다시 한번 점검해 보자... 디백에 안주로 챙겨 놓은 돼지갈비양념구이를 은박지에 야무치게 쌓아 두었는데 챙겨 넣고, 좋은 데이 2 병 챙기고, 간식거리도 안방 냉장고 안에서 대충 챙겨 넣었다. 이래 챙겨 넣으니 맨날 후배들이 배낭 무겁다고 난리지... 포카리 넣은 생수통 챙기고 집을 나서는데 무전동 한일김밥집 못 미쳐 전화벨이 울린다. 구대장이닷. 얼추 다 왔다로 마무리하고 전화 끊고 속보로 이동했는데 출발시간 5분 초과했다. 5시 40분경에 삼천포 활어 경매장에 도착했다. 거기가 수우도 가는 일신호 뱃머리란다. 건너편에 보니 콩나물국밥집이 훤하게 실내등과 간판불이 들어와 있었고, 식당 안에는 손님들이 와글와글이다. 그쪽으로 가고 싶은 맘이 굴뚝같다. 하지만 단체행동이니 어쩔 수가 없다. 뱃머리로 가니 일신호 사무장이 승선하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을 일일이 챙기고 있다. 예약손님이 우선이다. 우리는 승선명부를 미리 만들어 갔다. 명부를 건네주고 선비를 계산하려고 1인당 선비가 얼마냐고 물었더니 팔 곱하기 팔이란다. 뭔 말이레? 사무장이 실수한 것 같았다. 왕복선비 1인당 15,000원이니 곱하기 8이다. 즉 12만 원이다. 승선해서 보니 빈자리가 별로 없다. 우리 일행들끼리 모여서 갈 수 없어 각개 약진이다. 30분 걸려 수우도에 도착했다. 마을 구판장에 벽면에 '라면' 판다고 적혀 있었다. 80대 할머니 두 분이 가스버너 2개에 노란 냄비 2개를 올려 라면 3개씩 6개를 끊였다. 1개 5,000원이다. 그래도 라면에 김장김치가 나왔다. 얼른 해치우고 산행에 나섰다. 12시까지 선착장에 도착해야 된다는 일신호 사무장의 선내 앰프 방송 소리가 귓전에 맴을 돌고 있다. 수우도 섬 전체 등산로가 동백숲으로 터널을 이루고 있었다. 수우마을 ~ 고래바위 ~ 금강산 ~ 해골바위 ~ 은박산 ~ 수우마을 원점회귀 산행이다. 고래바위 위에서 딴독섬 너머로 조망되는 두미도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오늘 네팔 히말라야 트레킹을 같이 다녀왔던 일행 중 김종진과 설성경, 정둘선이 셋이서 두미도 천황봉 섬산행에 나섰다. 아직 시간상으로 정상에 오르지는 못했을 것이다. 되돌아 나와서 금강산 쪽으로 급경사로 내려섰다. 어른 몸짓만큼이나 큰 멧돼지 2 마리가 먹이 사냥을 하다가 우리 일행의 인기척에 놀라서 고래바위 쪽으로 느릿느릿 엉덩이를 흔들며 가는 뒷모습이 보였다. 설마 이 가파른 절벽길에 자기들을 쫓아오지 못할 것이라는 태연 함인 것 같다. 이어서 금강산 바로 앞에서 우틀해서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길을 구대장이 안내해서 들어갔다. 말 그대로 원시림이다. 그런데 이따금씩 낡은 등산 시그널이 눈에 띄었다. 그 누군가가 이 원시림으로 통과해서 해골바위로 갔다는 증거다. 해골바위로 접근하는 로프를 잡고 하강하는 절벽길에서 일행들은 먼저 내려갔는데 나는 망설였다. 구대장은 빨리 내려오라고 독촉을 하는데 그저께 꿈에서 낙상하는 일이 있었는데 싶어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일행들은 벌써 건너편 해골바위 속으로 잠입했다. 초행길에 조심스레 내려섰다가 결국 일행들과 해골바위에 합류했다. 다시는 오지 못할 해골바위에서 사진을 한없이 찍었다. 해골바위 탐방을 마치고 되돌아 나와 은박산 정상으로 향했다. 바람 한 점 없다. 바다는 고요 그 자체다. 땀이 비 오듯 쏟아졌다. 아까 마을 구판장에서 라면 먹을 때 따라 나온 김장 김치를 많이 먹은 탓으로 갈증이 계속된다. 내가 준비해 간 식수는 동이 났다. 이런 일은 난생처음 겪는 일이다. 언제나 산행이 종료될 때까지 식수가 남아 있어야 된다는 것이 평소 내 지론인데 오늘은 어긋났다. 섬 산행이라고 낮춰 본 것 같다. 일행들에게 식수를 달라고 하는 것도 겸연쩍다. 결국 두어 모금 얻어 마시기는 했지만 갈증을  해결하지 못한 채 하산이 종료되었다. 선착장에서 마을 주민이 운영하는 포차에서 안주는 뒷전이고 막걸리와 사이다를 달라고 하여 1.8L 생수병에 넣어서 믹서를 해서 서너 잔을 때리고 나니 그제야 갈증이 해소되었다. 그때쯤 우리 일행을 태워 갈 일신호 여객선이 사량도 쪽에서 수우도 선착장으로 입항했다.                  

 

 

신수도 오토 캠핑장 너머로 일출이 시작되고 있었다.

 

뒤돌아본 삼천포 대교와 재래식 어장.

 

사량도 전경

 

삼천포 화력 발전소 전경

 

 

 

수우도 항

 

 

 

 

수우도 등산로 초입에서 단체 사진.

 

 

 

수우도 등산로는 동백나무 터널로 이루어져 있다.

 

 

 

딴독섬과 두미도 그 너머로 희미하게 실루엣처럼 조망되는 욕지 상, 하 노대도

 

 

 

수우도의 해벽

 

 

 

 

 

 

 

 

 

 

저기 암봉이 금강산이다.

 

 

일행들끼리 암벽에 검은 점이 동굴이니, 염소니 다툼이 있었는데 확대해서 보니(아래 사진) 야생 염소였다.

 

 

 

 

금강산 접근로 암벽

 

 

고래 바위다

 

 

사량도령 농개도와 사량도 지리망산

 

 

 

무명 강정

 

 

 

 

 

 

고래 바위 상부

 

 

 

 

 

자칫 미끄러지는 날에는 황천행이다.

 

 

 

 

먼저 내려간 일행들 모습

 

 

 

 

먼저 내려간 일행이 찍어준 사진

 

 

 

 

 

 

 

 

 

 

고래바위에서 바라본 두미도 전경

 

 

 

은박산 정상

 

 

삼천포항에서 수우도로 달려오고 있는 일신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