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19(화) 맑음
♡그해 가을 / 김 정 순♡
처마 끝에 달린 하늘 한 조각이
당신이 떨구고 간 발자국인 것 같아
가슴이 저미는 시월의 끝자락
배어낸 햇사과 한 조각에도
단내 나던 당신의 숨결이 배어든 것 같아
부드러운 흙으로 덮었습니다
쪽 창으로 타고 오르는
질긴 미련은 잘라내지 못해
산허리 휘감던 갈바람에 내어주니
당신의 미소 같은 솜털 구름만
부풀리고 있습니다
별처럼 조각조각 눈시울에 박혀
저토록 붉게 타 들어가는 단풍 속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눈부시게 웃고 계시는 당신
떠나보내기가 힘겨운 나무들은
가지 끝을 세차게 끌어당겨 보지만
섭리를 거스를 수는 없나 봅니다
흥건히 스며들어 들녘을 물들이는
저 빛깔은 흐르고 흘러
울음을 품은 채 아쉬움의 강을
건널테이지요
해가 기우는 풀밭 속에서는
서걱대는 들꽃들의 노래가 들립니다
도란도란 흘러가는 옛이야기가
자장가처럼 들려오면
나는 그림자 길게 늘어지는
당신의 뜰 안에서
오래도록 그리움을 태워갈 것입니다.
* 카스토리, 詩가 있는 아침 *
오늘은 내가 정신적으로 아주 고요한 날인가 봅니다.
10일치 일기를 정리 했으니까요.
대충 메모만 해 두거나
아침에 일어나면
탁상용 카렌다에 메모되어 있는 일정이나
창문을 열고 그날의 일기 상태를 적어두고는 임시저장 해 두었다가
시간이 나면 정리하는 것으로 일기를 쓰다 보니
지나간 일기를 읽어 보는 일은 극히 더물어 졌습니다.
가끔씩 지나간 일기도 읽어 보는 것이 정서상 좋다고들 하는데
내가 퇴직 후 많이 게을러졌나 봅니다.
오늘이 내게서 돈을 빌려 간 사람들이 갚기로 구두로 약속한 날인데
아무 말도 없으니 내가 그렇다고 독촉할 수도 없고 난감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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